[북 테라피] 특별한 도전, 색다른 시각! 당신의 고정관념을 바꿔줄 도서 모음

20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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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도전,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

당신의 고정관념을 바꿔줄 도서 모음





여기 독특한 도전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도의 아웃소싱 팀을 고용해 이메일 답장부터 부부싸움까지 자신의 삶을 맡기기도 하고, 도대체 여자라는 종족을 이해할 수 없다며 다리 털을 밀고 하이힐을 신으며 1년 동안 여자로 살아보기로 한 남자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자신의 삶을 좀먹는 것 같다며 모든 디지털 기기를 떠나 살아보기도 하고, 백인에서 흑인으로 자신의 피부색을 바꿔 흑인이 겪는 고통을 몸으로 경험한 기자도 있습니다.


작고 기발한 도전에서부터 감히 누구나 시도하지 못했던 의미 있는 도전까지, 어떻게 생각하면 그저 한 개인의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그들의 도전에서 깨달음과 감동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도전을 담은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 도서 모음을 통해 세상에 대한 의미 있는 발견과 여러분의 삶에도 크고 작은 도전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1. 
지구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의 9가지 기발한 인생 실험
 : <나는 궁금해 미치겠다>, A.J.제이콥스 지음



이 책의 저자이자 기상천외한 실험을 실제로 시도한 주인공 A. J. 제이콥스는 놀랍게도(어울리지 않게) 철학을 전공한 뉴요커입니다. 남성잡지 <에스콰이어>의 편집자로 일하는 그는 '뭐든 직접 해본다'는 실험정신을 가진 청년으로, 생동감 있는 표현을 위해서는, 그리고 진실된 언어로 사람들에게 말하기 위해서는 몸으로 경험하지 않고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것을 알아보겠다며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를 썼고,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아보겠다며 1년 간 성경의 모든 계율을 지켰던 삶을 <미친 척하고 성경 말씀대로 살아본 1년>으로 엮어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상에서의 무모한 도전'을 내걸었습니다. 9가지 기발한 주제를 선정하고 이전과 같이 자신이 직접 그 참가자가 되어 실험을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온라인에서 아름다운 여성인 척하기' 편에서는 말 그대로 자신이 인터넷 데이트 사이트에 접속해 여성인 척 남자들을 유혹하고,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아웃소싱 현상을 체험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통채로 아웃소싱하기도 합니다. 스타의 삶을 알아보겠다며 닮은 꼴 연예인 행세를 하며 240여 분간 스타로 살아보기도 하고, 정직을 주창하는 브래드 블랜튼의 말 대로 일말의 거짓말 없는 삶을 살아보기도 합니다. 심지어 누드 모델을 취재하기 위해 자신이 옷을 벗고 카메라 앞에서는 발칙한 도전(?)도 시도하기도 했죠.


저자의 도전은 정말로 유쾌하고 즐겁습니다. 그가 겪은 갖가지 에피소드 역시 읽을 때는 깔깔거리며 웃게 되지만 그 주제 안에 담긴 풍자와 해학은 책을 덮고 난 뒤 더욱 진하게 다가오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주제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제1의 법칙이다. 열의가 없으면 티가 나게 마련이다." A.J.제이콥스의 철학처럼 여러분도 무언가 궁금해서 미칠 것 같고, 잠을 줄여가며 열중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어떤 것에 깊이 빠져 열중하고, 몰입해 보는 것. 그런 모습 만으로도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2. 흑인이 된 백인 이야기 : <블랙 라이크 미>, 존 하워드 그리핀 지음





<블랙 라이크 미>의 저자이자 언론가, 인권운동가라 불리는 존 하워드 그리핀은 제가 본 그 어떤 도전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숙연하게 하는 도전을 했습니다. 바로 흑인 사회가 겪고 있는 고통과 어려움을 겪기 위해 스스로 백인에서 흑인으로 피부색을 바꾼 것이죠.


1959년, 그는 피부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백반증 환자에게 투여되는 약을 먹고 닷새 동안 자외선에 온몸을 쪼여 피부를 검게 만듭니다. 곱슬머리는 만들 수 없어 머리를 박박 밀어버리고요. 그렇게 그는 흑인이 되었고, 사람들은 달라집니다. 단지 피부색만 바뀐 것뿐이었는데 사회는 그를 180도 다르게 대합니다. 커피숍에도 들어갈 수 없었으며, 화장실도 함부로 쓸 수 없었고, 버스를 탈 때는 백인들이 모두 탄 다음에야 탈 수 있었습니다. 백인 여성과는 눈을 맞추면 안됐고, 아무리 힘들어도 길가에 앉아서 쉴 수 없었습니다(흑인은 설령 특별한 용무가 없더라도 계속 움직여야 했거든요).





간혹 그에게 호의를 보이는 백인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백이면 백 그에게 흑인사회의 성(性)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습니다. 백인들이 가진 일종의 흑인 사회에 관한 성적 판타지를 만족시켜주는 그런 이야기 말입니다.


존 하워드 그리핀이 이 체험 르포를 쓴 것은 1959년으로 지금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의 도전은 백인 사회에 자신들이 얼마나 위선적인지, 흑인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모멸감이 얼마나 큰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피부색까지 바꿔가며 보여주고 싶었던 그의 도전은 미국 사회에 강력한 충격을 던져주었고, 인종갈등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렸습니다. 자신의 몸을 던져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이끈 도전, 그의 도전 만큼 값진 도전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 



3. 인터넷과 스마트폰 없이 오프라인으로 지낸 40일 : <아날로그로 살아보기>, 크리스토프 코흐 지음





스마트폰이 없는 삶, 상상이 가세요?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메일로 업무처리는 물론 정보를 얻고, 지도 검색으로 최단 거리를 검색해 시간 낭비를 줄이고, 친구들과 채팅방 안에서 끈끈한 우정을 확인하는 삶. 이렇게 많은 것들이 편리하고 빨라졌지만, 생각해보면 그것 때문에 잃어버린 시간도 참 많습니다.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이 책, 저 책을 오가다 뜻하지 않게 발견하는 재미난 책의 기쁨을 잃었고, 기다리며 공상하는 시간이 없어졌으며, 친구들과 만나 그동안 전하지 못한 소식을 쏟아내느라 수다의 꽃을 피우는 일이 줄어들었으니까요. 모든 것이 스마트 폰이 생겨나고 바뀌어 버린 것이죠.





독일 출신의 기자이자 블로거인 저자 크리스토프 코흐는 이 스마트한 시대에 아날로그 도전을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에 지친 그는 40일 동안 인터넷과 휴대전화 없이 지내보기로 결심합니다. 일종의 인터넷 금단 기간을 선포한 것입니다. 집 안은 물론 밖에서도 인터넷 접속을 금하고, 필요한 전화는 집 전화와 공중전화만 이용합니다. 정보 검색은 책과 논문으로만 했고, 눈으로 확인이 필요한 여행지나 식당은 직접 찾아가서 한 것이죠.





처음에는 엄청난 불편함에 공황상태에 빠집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도 잠시. 신기하게도 평온함이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페이스북에서 안부만 묻고 지내던 친구를 현실세계에서 만나 즐거운 수다를 떨고,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거리의 풍경에 눈을 돌리고 귀를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책을 읽을 여유도, 글을 쓸 수 있는 시간도 생겼고, 무엇보다 듣지 않아도 되고 몰라도 되는 정보에서 해방되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쓸데없는 정보 콤플렉스, 감정노동에서 벗어나 온전히 스스로를 위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성공적인 도전을 마치고 깨달은 또 하나의 사실은, '예전의 좋은 시절'을 재발견했다는 점이다.” 그는 이 한 마디로 그의 도전이 가져다 준 것을 설명합니다. 빠르고 편리해진 삶에 익숙해져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을 깨닫게 해주는 도전. 하루쯤은 도전 해볼만 하지 않을까요?



4. 1년 넘게 여자로 살아본 한 남자의 ‘여자 사람’보고서 :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크리스티안 자이델 지음




이 책은 아주 아주 멀쩡했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남자에게 강요되는 역할에 싫증을 느끼고, 그렇다면 여자로 살아가는 어떨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남자의 여자 체험 보고서'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도 있었고, 성 정체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저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에 다리 털을 밀고 매니큐어를 바르며 여자로 살아가기로 합니다.


제일 먼저 사러 간 것은 스타킹입니다. 우선 그는 밴드 스타킹, 판탈롱 스타킹, 팬티 스타킹 등 다양한 종류에 감탄하고, 남성의 것과는 다른 형형색색의 컬러에 경탄하죠. 그리고 다리를 스타킹 사이에 넣으며 제2의 피부가 주는 감촉에 감동합니다. 심지어 그는 여자들의 체형과 비슷해야 한다며 가슴 보형물까지 찾아나섭니다. 가슴 모양에도 수십 가지의 종류가 있는 것에 놀란 그는 그 가게에 끊임없이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것에서 여성에게 가슴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몸소 깨닫게 됩니다.




'뭘 저렇게까지 해'라는 생각도 들고, 가끔은 지나치게 '서양적'인 것들이어서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1년간 자신의 외적인 모습부터 생활 패턴까지 모든 것을 바꿔가며 여자를 이해하고 여성성을 공감하려 했던 저자의 의지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책상에 앉아 누군가 써 놓은 글로 나와 다른 성에 대해 논하기 보다 이렇게 직접 경험하면서 마초였던 남자가 고정관념을 버리고 여자뿐 아니라 남자까지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그 과정이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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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무리 노력해도 내 옆에 있는 여자를 이해할 수 없는 분이라면 이 남자의 도전을 읽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직접 여자로 살아보고나서야 진짜 남자가 된 이 남자의 도전으로 그동안 몰랐던 여자의 세계를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리듬(최지연)

《야밤산책》의 저자이자 2009년부터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nayana0725.blog.me)로 선정된 블로거.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오픈캐스트 ‘평범한 직장인의 책 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나(공저)》등을 썼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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