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테라피] 당신에게 서늘한 밤을 선사할 추리소설 모음

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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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이 책을 읽지마세요!

당신에게 서늘한 밤을 선사할 추리소설 모음





올 여름은 더워도 너무나 더운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뉴스에, 앞으로 며칠은 이 더위가 이어질 것 같다는 절망적인 예보까지 에어컨 바람과 시원한 맥주로 버티는 것도 지쳐만 갑니다. 그렇다고 잠을 청하려 누워도 더위에 정신만 더 말똥말똥해져 이도저도 못하는 나날들이 반복됩니다. 

요즘은 여행 대신 스테이케이션을(머물다 stay + 휴가 vacation) 즐기는 분들이 많다죠? 무더운 여름 밤, 나갈 때는 마땅찮고 잠은 오지 않는 여러분들을 위해 오싹하고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라고 하지만 읽다보면 서늘해지고, 끝이 궁금해 날이 밝는 줄도 모르고 독서에 빠져보는 즐거움은 역시 한여름에 해야 제맛이죠. 탄탄한 플롯에 흥미로운 결말까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추리소설을 소개해드립니다.



1. 여섯 개의 평범한 삶에 숨겨진 평범하지 않은 수수께끼 : <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지나치게 자극적인 이야기에 길들여진 이들에게는 조금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미스터리라는 것들을(리모컨이 매번 사라지는 것 같은?) 생각해보면 이 미스터리 또한 대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야경>은 떠오르는 미스터리 제왕 요네자와 호노부의 미스터리 단편집입니다. <빙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고전부 시리즈’를 만들어내고,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어 팬덤을 만든 바로 그 요네자와 호노부의 추리소설입니다.





6개의 미스터리 단편집  <야경>은 후텁지근한 여름날 밤에 읽으면 딱 좋을만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후배 경찰의 순직이 그리 슬프지만은 않은 어느 경관의 이야기 <야경>, 자살 여관으로 유명한 사인숙을 찾은 남자의 이야기 <사인숙>, 두 딸을 잃게 된 어느 엄마의 이야기 <석류> 등 수수께끼 같은 사건과 두렵지만 알고 싶은 인간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는 이야기로 더위를 싹 날려줍니다.


편안하면서도 평범하지 않고, 익숙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이야기. <야경>은 '2015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2014 나오키상'과 '2015 서점 대상'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일본에서도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는 책입니다. 잠 못드는 더운 여름날 밤, 1순위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2. 언제나 창 밖을 바라보는 여자가 있었다 : <걸 온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스티븐 킹이 "정말 훌륭한 서스펜스 소설, 거의 밤을 지새우며 읽었다"고 극찬한 소설 <걸 온더 트레인>은  미국과 영국에서 출간된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아마존에는 2만 6천여 건의 리뷰가 달렸고, 장르 소설만의 재미도 갖추었지만 인간의 본성과 인간관계의 진실을 충격적으로 드러내며 작품성까지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주인공 레이첼은 매일 아침 똑같은 통근 기차를 타고 출근합니다. 창밖을 내다보며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했던 레이첼은 매일같이 같은 곳을 지나다니다보니 사람들의 이름만 모를 뿐 그들 삶의 많은 것을 알게 되었죠. 레이첼은 그들에게 자기만의 이름까지 붙여주며 그들의 삶을 관찰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레이첼은 낯익은 여인의 사진이 실린 실종 사건을 보고, 그 여인이 바로 그녀가 기차를 타고 다니며 기찻길 옆에 살던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남의 삶을 훔쳐보다 타인의 삶에 개입하게 된 레이첼. 그녀는 사건의 진상을 알아가며 그동안 자신이 보아왔던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누군가를 관찰하기도 하지만, 다른 누군가가 나를 관찰하고 있다는 이중적인 관찰자적 시점이 흥미를 더해줍니다. 과연 레이첼은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당신이라면 단 한번도 이야기 나눠보지 않은 이름 모를 타인의 삶에 개입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 35개국 판권 수출, 드림웍스에서 영화화 확정 등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소설입니다.



3. 시체로 발견된 44명의 아이들, 범인은 누구인가 :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지음





스탈린이 지배하던 1950년대, 소비에트 연방공화국 내에 아이들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철길에서, 숲 속에서, 길거리에서 죽은 아이들이 벌써 44명이 되었습니다. 누가 범인인지, 동기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 죽은 아이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아이들이 모두 옷이 벗겨진 채 입안 가득 나뭇가지를 물고 있었던 것이죠. <차일드 44>는 살해당한 아이들의 숫자에서 비롯된 책 제목입니다.





이 소설은 한국영화 <베를린>과 대사는 물론 상황 설정이 비슷하다고 하여 표절시비가 있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잘 짜여진 구성력과 작품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쳤던 작품이죠. 모든 정보가 통제되고, 국가에 대한 충성심만 존재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된 주인공 레오도 처음엔 국가의 명령대로 모든 살인사건을 단순 사고사로 처리합니다. 하지만 국가가 아내를 스파이로 의심하고 감시하는 명령을 하자 그의 머리와 가슴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작가는 1978년에서 1990년 사이 러시아에서 벌어진 여성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마의 실화에, 독재자 스탈린과 철권 통치의 배경을 입혀 이 소설을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44명의 아이들을 죽인 범인은 누구였는지, 그는 대체 무엇 때문에 아이들을 죽일 수 밖에 없었는지 인간의 실존적 고민부터 국가의 존재 이유까지 고민하게 하는 소설입니다. 3부작으로 완성된 소설이지만 1권만 읽어도 <차일드 44>의 진가를 맛볼 수 있습니다.


4. 20세기 최고의 범죄 소설가의 첫 소설 : <열차 안의 낯선 자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달리는 열차 속, 우연히 맞은편에 앉아 대화를 나누게 된 두 남자가 있습니다. 한 남자는 아버지에 대한 가슴 깊은 증오심을 품고 있었고, 다른 한 남자는 곧 이혼할 아내가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습니다. 대화 도중 서로의 뜻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하여 증오의 대상을 살해할, 일종의 '교환 살인'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실제로 이혼 예정이었던 아내가 놀이공원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며 이 두 사람의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타게 됩니다.





이 소설의 작가 하이스미스는 20세기 최고의 범죄소설가로 불립니다. 그 명성에 걸맞게 그의 작품은 스무 편이 넘는 작품이 영화화 되었고, <타임스>는 그녀를 20세기 범죄소설가 50인 중 1위로 꼽았습니다.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은 그런 그녀의 첫 작품입니다. 데뷔작이지만 스토리 전개나 인물 간의 팽팽한 감정선 등이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로도 능숙하게 잘 그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히치콕 감독이 영화화하며 큰 호평을 받았고요.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털어 놓은 속마음, 대화 도중 오고갔던 어쩌면 반 농담 반 진심이었던 살해 계획, 그리고 실제로 벌어진 살인 사건까지 이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읽는 이의 가슴을 옥죄며 치밀하게 그려진 이야기와 극단적 상황에서 나오는 인간의 사이코패스적 욕망이 담겨 있는 범죄소설의 클래식을 경험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리듬(최지연)

《야밤산책》의 저자이자 2009년부터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nayana0725.blog.me)로 선정된 블로거.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오픈캐스트 ‘평범한 직장인의 책 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나(공저)》등을 썼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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