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결혼을 걱정하는 당신에게 도움이 될 도서 모음
SNS 시인으로 불리는 하상욱 시인은 그의 책 《서울시》에 이런 구절을 썼습니다. “연애의 결론이 결혼이 아니라, 연애의 과정에 결혼이 있기를” 그가 이런 구절을 쓴 것은 아마도 결혼을 기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변한다고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혼과 동시에 연인은 가족이 되고, 사랑은 현실이 되고, 데이트는 일상이 되어버리는. 그래서 결혼을 앞둔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결혼을 한 사람들도 우리가 언제 변할까 두려워합니다.
그래서인지 결혼과 관련한 많은 담론들이 책으로 전해집니다. 누군가는 과학적으로 연구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하고, 누군가는 주변의 사례를 바탕으로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결혼 생활에도 정답은 없겠죠.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 둘이기 때문에 오히려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고, 잘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결혼’에 관한 테마를 다룬 책들을 준비해봤습니다. 만화로, 에세이로, 과학으로 풀어낸 결혼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입니다. 이 책들이 여러분에게 다가올 결혼 생활과 지금의 결혼 생활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주길 기대합니다.
당신의 결혼을 '종점'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어 줄 서적을 소개합니다!
1. 연차별로 달라지는 부부의 민낯 : <적나라한 결혼생활>, 케라 에이코 지음
결혼 생활이라는 것이 사실 또 다른 일상의 반복일 수 있지만, 일상과 다른 이유는 내가 선택했고, 떨림과 기대로 시작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만들어 온 일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발짝만 떨어져 바라보면 전혀 다르게 바라볼 수 있죠. 지긋지긋한 청소도 우리의 공간이 생긴 덕에 할 수 있고, 영원히 풀 수 없는 시댁의 문제도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이 세상에 낳아준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며, 육체적으로 힘든 육아도 그와 함께할 수 있어 겪을 수 있는 유일한 행복입니다.
<적나라한 결혼생활>도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아내(이 책의 저자)와 편집자 남편이 대학 동아리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한 이야기에서부터 결혼 과정, 신혼 생활, 결혼 후 변화 된 생활까지 에피소드 별로 구성한 만화책입니다. 결혼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겪었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 결혼한 사람은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되고, 결혼을 앞둔 사람은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결혼편’은 일본과 우리 문화가 다른 점이 있어 다소 공감되지 않는 내용도 있지만, ‘신혼편’, ‘3년째’, ‘7년째’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생활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또 이들 부부가 성장해가는 것처럼, 그림 역시 뒤로 갈수록 안정감을 찾고 이야기의 구성도 더욱 알차 작가의 성장도 함께 볼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적나라한’이라는 제목을 붙인 결혼 생활이지만, 그 ‘적나라함’이 오히려 부러운 결혼 권장 만화랍니다.
2. "결혼이 행복을 만들어주지 않아요. 두 사람이 행복한 결혼을 만들어 가는 거죠" : <결혼해도 괜찮아>, 박혜란 지음
"제가 드릴 말은 단 하나, 지금의 낙관주의를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겁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마십시오. 하지만 동시에 너무 행복하려고 애쓰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특히 남들 눈에 완벽한 행복을 구가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언제나 서로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것만을 행복한 결혼이라고 못 박지 말아야 합니다. (중략) 결혼이 두 분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습니다. 두 분이 행복한 결혼을 만들어 가십시오." - 본문 中 -
<결혼해도 괜찮아>는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의 저자이자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유명한 박혜란 씨가 들려주는 ‘결혼이야기’입니다. 나름 아들 셋 잘 키운 엄마이자, 45년간 행복한 부부생활을 해온 아내 박혜란 씨가 결혼을 포기하고, 결혼에 힘들어하고, 결혼을 비관하는 이들에게 결혼 생활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책은 저자가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나게 된 과정, 그리고 당시 군인의 신분에도 결혼을 결심했던 이유부터 결혼하자마자 변했던 남편의 모습, 조금도 육아를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 대한 원망, 이혼에 대한 생각까지, 결혼이라는 현실을 마주하며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물론 세대가 다르기 때문에 그녀가 힘들었던 것과 고민의 폭이 지금의 상황과 많이 다르지만 그 고민을 꿰뚫는 핵심은 지금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게다가 무려 45년간 이어온 결혼생활의 연륜과 수많은 여성의 고민을 들어왔던 저자의 경험이 그녀가 무심한 듯 던지는 한마디에도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무엇보다 진솔한 그녀의 고백이 참 좋습니다. '이렇게 살아요'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도 다시 태어나면 결혼 안 하고 살아보고 싶어요. 그래야 뭐가 더 좋은지 아니깐요'라며 본인도 아직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거나, '결혼 전에는 애 때문에 산다고 하는 여자들이 한심했지만 나도 정말 애들 때문에 남편이랑 살았어요'라는 용감한 자기고백도 서슴지 않습니다. 가끔은 밥 먹는 모습만 봐도 숟가락으로 때려주고 싶을 만큼 얄미운 남편이지만, 만약 이 남자와 헤어졌다면 평생 그리워하며 살았을 남자이니 행복하다 생각하며 산다는 웃기면서도 슬픈 고백도 담겨 있고, 너무 많은 것을 계산하는 요즘 세대에게 '삶이라는 것이 그렇게 계산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니 너무 셈 하지 말라'며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습니다.
3.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과학으로 살펴본 사랑과 결혼의 비밀 : <연애와 결혼의 과학>, 타라 파커포프 지음
부부들은 이런 연구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배우자가 집안일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기 전에 배우자가 정말 아무 일도 안 하는지 아니면 내 생각에 배우자가 해 주었으면 하는 일을 안 할 뿐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배우자가 하는 사소한 일에 하나하나 관심을 기울여 보라. 쓰레기를 내다 버리고, 고양이 모래 상자를 청소하고, 전구를 갈아 끼우고, 자동차 정비 검사를 받고, 세탁소에 옷을 맡기고, 맡긴 옷을 찾아오고, 소득공제 서류를 회계사에게 보내는 일 등을 말이다. 이 일들은 모두 배우자가 하지 않으면 여러분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다. - 본문 中 -
외벌이든, 맞벌이든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집안일을 훨씬 적게 합니다. 집안일은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뇌 구조의 차이라는 생물학적 분석에서부터 문화적 분석까지 다양한 이유가 제시되지만, ‘모성적 문지기’ 이론은 색다른 견해를 제시합니다. 여성에게는 모종의 집안일 주도권이 있는데, 아내들은 남편이 도와주기를 원하지만 막상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잔소리를 늘어놓다 결국 자신이 다시 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애와 결혼의 과학>의 저자는 말합니다. 기회를 주고, 잔소리 하지 말고 내버려두라고 말이죠.
유명 칼럼니스트로 건강과 의료 분야의 전문 지식을 대중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연애와 결혼의 문제를 정서적 접근이 아닌 객관적인 근거로 풀어냅니다. 남녀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관하여 과학적으로 접근한 것이죠. 그래서 각종 통계는 물론 생물학, 신경학, 심리학, 사회학 등 전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수십 년간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결혼 생활 전반의 문제를 다룹니다. 집안일의 문제든, 돈의 문제든, 침실의 문제든 말이죠.
연구 이론을 기반한 책이라고 해서 절대 겁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이고, 우리가 살며 겪는 문제이다 보니 생각보다 재미있고 몰입도 잘 되거든요. 행복한 결혼은 어디에서 오는지, 오래도록 즐겁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리듬(최지연)
《야밤산책》의 저자이자 2009년부터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nayana0725.blog.me)로 선정된 블로거.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오픈캐스트 ‘평범한 직장인의 책 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나(공저)》등을 썼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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