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책 추천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만은!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전 국민을 무력하게 만들었던 세월호 사건도 있었고, 월드컵에 아시안게임까지 세계인의 축제도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2014년이 보름 남짓 밖에 남지 않았네요.
털어버리고 싶고 잊고 싶은 일도 많겠지만, 그래도 우리 인생에 다시는 오지 않을 2014년이기에 남은 지금. 밀려뒀던 책들을 꺼내 읽으며 다가오는 2015년을 힘차게 맞이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위로 받고 힐링하는 것보다는 2015년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내년에 하고 싶은 일을 찾거나, 그동안 하지 못했지만 이루고 싶었던 일들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요? 그래서 남은 2014년, 꼭 읽어두면 좋을 만한 책을 소개해드립니다.
편집을 알면 누구나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
<에디톨로지>, 김정운 지음
이제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한다. 모든 창조적 행위는 유희이자 놀이다. 이같이 즐거운 창조의 구체적 방법론이 바로 ‘에디톨로지’다. 세상의 모든 창조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다른 편집이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하나도 없다! ‘창조는 편집이다.’
_ 25쪽 중에서
드라마 <미생>의 오 과장이 오 차장이 되기 전, 그는 모든 임원들이 반대할 거리만 찾고 있는 요르단 사업을 설득하기 위한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때 오 과장은 평소의 프로젠테이션 순서가 아닌 오히려 파격적인 내용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임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었죠. 편집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원래 편집은 기자나 PD, 편집자들의 고유의 영역이었으나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수많은 정보를 누구나 접할 수 있으며 모두가 매체를 가질 수 있는 지금은 누구나 편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편집만으로 우리는 새롭고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보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능력만으로도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책 <에디톨로지>는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창조는 신만이 하는 것이고, 결국 우리가 하는 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편집'을 통해 새롭게 보이게 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늘 상 쓰는 메일과 보고서, 사업 프리젠테이션까지 모두가 편집 역량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회사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고 싶다면 무엇을 어떻게 강조할 것인지, 에디톨로지적 고민을 도와줄 수 있는 책입니다.
2015년 소셜네트워크에 감춰진 욕망을 읽다
<라이프 트렌드 2015 : 가면을 쓴 사람들>, 김용섭 지음
클록에 간단한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포스퀘어 등의 소셜 네트워크 계정과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여기에 자신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등록해 두면, 그 사람이 지금 있는 위치를 지도로 보여 주는 것은 물론이고, 거리가 가까워지면 알람도 울리게 할 수 있다. 오늘만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친구를 등록할 수도 있고, 여자친구를 등록해 두고 몰래 술을 마시러 갈 수도 있다. 또 직장 상사를 등록해 두면 퇴근 이후에 마주치지 않도록 피해 갈 수 있다. 아는 사람들을 피해 온전히 혼자가 되고자 할 때도 유용하다.
_ 15~16쪽 중에서
2013년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한’을 시작으로 매년 일상으로 읽는 키워드를 전하는 <라이프 트렌드>가 2015년에는 ‘가면을 쓴 사람들’이라는 키워드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몇 해 동안 무한히 커져버린 소셜네트워크 안에서 즐거운 소통을 나누기도 했지만 우리 일상을 과도하게 잠식하면서 피로감과 그에 따른 부작용도 커져가고 있는 현실을 점검하기 위한 화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좋아요’를 눌러주고 온라인 친구 숫자는 늘어가지만 더욱 더 외로워져 가는 현대인을 묘사한 키워드라고 할 수도 있겠죠?
이 책은 숫자나 거시적인 이야기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의 변화를 통해 트렌드를 이야기 하고 있어 훨씬 재미있고 더욱 가깝게 나가옵니다. <꽃보다 청춘>이 퍼뜨린 셀카봉 열풍,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킨포크>에서 시작된 쉬어가는 삶, 제주 열풍 등 삶과 일, 휴식에서 변화된 우리 삶을 살펴보고 2015년의 트렌드를 짚어봅니다.
그 외에도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웨어러블 기기와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거대 기업들의 경쟁,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보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쇼루밍족이 바꾼 유통 구조, 커피숍을 사무실처럼 활용하는 코피스족의 등장 등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변화될 미래를 예측하며 2015년 나에게 열릴 기회를 엿볼 수 있습니다. 기회는 위기 속에서 찾아온다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소비자들을 쫓고 싶다면 이 책으로 그들의 욕망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
<회장님의 글쓰기>, 강원국 지음
글은 홀로 서지 않는다. 글 이전에 생각이 있다. 또한 글에는 말이 붙는다. 말과 글이 합해져 소통이 된다. 소통을 통해 관계가 만들어지는데, 관계가 나쁘면 아무리 잘 쓴 글도 읽히지 않는다. 관계는 심리다.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상대를 잘 읽어야 한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을 잘 알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결국 말과 글, 소통, 관계, 심리는 한통속이다.
_ 5쪽 중에서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가 이번에는 《회장님의 글쓰기》라는 책으로 돌아왔습니다. 개인적인 글이야 본인이 마음대로 쓰면 되지만 글이라는 것은 보통 대상 독자가 있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쓰게 됩니다. 따라서 읽는 사람이 처한 상황과 상대의 심리를 간파해야만 좋은 글이 나오기 마련이죠. 그 부분에 있어 강원국 저자의 책은 참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전작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나의 정치적 신념을 설파하기 위한 이들을 위한 글쓰기로, 그리고 이번 책은 직장 내에서 원하는 목적을 얻기 위한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고 있으니까요.
이 책에서 말하는 회장이란 모든 상사를 대변하는 상징입니다. 다년간 회장님을 옆에서 보좌하고, 강연을 통해 수많은 사장님들을 만난 저자는 직장에서의 글쓰기는 글을 잘 쓰고 안 쓰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심리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왜 그들에게는 명분이 필요한 건지, 왜 팀장은 휴가를 쓰라고 하더니 휴가를 다녀왔더니 찬바람이 부는지, 왜 일보다는 숫자에 집착하는지 그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하죠.
저자의 주장처럼 글만 잘 쓰면 아무짝에 쓸모가 없습니다. 직장에서의 글은 말 그대로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 아부에서 잡담, 토론, 협상, 프레젠테이션, 보고서 쓰는 방법까지 직장 내 다양한 글쓰기 요령을 담아냈습니다. 내년부터는 보다 완벽하고 멋진 보고서를 쓰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책으로 상사들의 심리부터 파악해보시죠!
리듬(최지연)
《야밤산책》의 저자이자 2009년부터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선정된 블로거. 네이버 오늘의 책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오픈캐스트 ‘평범한 직장인의 책 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다(공저)》등을 썼다.
nayana0725.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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