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K] LONDON NOW 2020 展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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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NOW 2020 展

런던 작가들을 통해 만난

동시대 미술의 현주소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스페이스K는 근 10년째

영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 및 소개해왔습니다.


영국에서 미술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며 세계에서 수많은

관람객을 맞이하고, 미술학도들을

끌어들입니다.


테이트 모던을 비롯하여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박물관, 미술학교가

있는 대표적인 미술 도시, 런던.


이번 전시는 런던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아트플랫폼에서

펼쳐지고 있는 동시대 미술의

현주소를 마주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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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라 지롤레티

Gabriela Giroletti





가브리엘라 지롤레티(Gabriela Giroletti)는

자연이나 신체 혹은 사물이 연상되는

형태의 추상 작업을 보여줍니다.


선의 반복적인 덧칠을 통해

단순한 형태의 작품에 밀도와 질감을

높이기도 고, 때로는 시원한 붓 터치와

긁음을 통해 화폭을 가볍게

덜어내기도 합니다.




△  Come in here, where it's nice, if you want, 2018 (좌) / Around and Around, 2018 (우)



그 더함과 덜어냄에는

시각적 리듬감이 있고 때로는

글자가 많은 소설책의 빽빽한 문자처럼

강박적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작품은 몇 개의 선과 덩어리로

멋진 나무나 산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자연물의 일부인지

신체의 일부인지 정확히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 어떤 것이어도 좋을 것 같은

상상의 여지를 남기기도 합니다.




△  To Distil Time, 2020 (좌) / 4.5654 billion km, 2020 (우)



따라서 관람객들은 그림을 감상하며

자신의 개인적 경험이나 사물 혹은 풍경을

떠올리며 다양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추상과 구상의 경계, 정물화와

풍경화의 경계, 단순함과 복잡함의 경계에서

가브리엘라 지롤레티의 작품은

‘무엇을 그릴 것이냐’와

‘어떻게 그릴 것이냐’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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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킨드버그

Sally Kindberg




△  Delights, Delights (좌) / The Broken Telephone Game(우)



샐리 킨드버그(Sally Kindberg)는

일상에서 포착한 사건이나

사물을 유머러스하게 조합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이 떠오릅니다.


초연결 시대에 사는 우리는

세상에 모든 일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살아갑니다.


소셜네트워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모바일은 냉장고, 에어컨,

스피커 등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이용할 때

자동으로 유사 이미지들을 보여주는데

간혹 생각지도 못한 이미지가 검색될 때

그 연결이 정말 재미있거나

놀라울 때가 있습니다.


이는 다다이스트들이나

초현실주의자들이 의미 없이 단어나

오브제의 연결이나 콜라주 등을 통해

새로운 의미나 충격을

찾아내는 것과도 유사합니다.




△  Calf Pinte, 2020



샐리 킨드버그의 작품은

앞서 언급한 구글의 연결보다는

이미지 큐레이션에 가깝습니다.


그녀가 화면에 배치한 이미지의 조합은

우리 인생의 아이러니나

희비극적인 부분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  Soft Bite, 2018 (좌) / Dream Team, 2018 (우)



프렌치 매니큐어를 바른 발톱은

프랑스 우주인의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씩씩하게 거리를 걸어가는 여성의

뒷모습에서 파인트 잔의 라인을 발견하고,

엄지손톱은 나비넥타이를 매고

파이프를 문채 빅뉴스를 발표할

준비를 기다립니다.


어느 여름날 뭉게구름과 한 조각 베어 문

아이스크림이 만나는 순간

우리는 시각적인 그리고 감성적인

충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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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 아이오실존

Yulia Iosilzon





율리아 아이오실존(Yulia Iosilzon)의

작품 안에는 사건이 있습니다.


한 번의 실수로 그림을 망칠 수 있을 것 같은

번짐이 심한 반투명의 얇은 천 위에

과감하고 빠른 붓놀림으로 전개한

그녀의 그림은 크로키처럼 단시간에

어떤 사건을 포착한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  Adding a Bit of Magic



이 사건들은 신화나 동화 혹은

연극의 한 장면처럼 보입니다.


작품 안에는 인물뿐만 아니라

뱀이나 새, 물과 불 등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합니다.


이런 상징의 아이콘들은 감상자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깁니다.


그녀의 그림 ‘Delights, Delights’에는

즐거워 보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며,

‘Broken telephone game’을 하는

사람의 코는 피노키오처럼 길어졌고,

전해 들은 정확하지 않은 말은

뱀이 되어 귓속을 빠져나갑니다.




△  Delights, Delights (좌) / The Broken Telephone Game(우)



그녀의 그림은 정사각형 화면에

사건이 펼쳐지고 상징과 은유의 코드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타로카드와의 유사성을 띱니다.  


좀 웃긴 이야기지만 작년 가을

그녀의 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 본

100호가 조금 넘는 사이즈의 새 그림이

굉장히 인상에 남습니다.


공작새로 추정되는 큰 새들이

숲속 위를 날아가는 그림이 있었는데,

그 그림에서 궉 씨 씨족설화와

한국 화투의 이매조가 떠올랐습니다.


그녀에게 궉 씨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기억이 떠오릅니다.


실재와 비슷한 크기로 재현된 인물들의

모습을 보며 감상자는 그림 속

사건의 등장인물이 되어 보기도 하고

타로카드처럼 다양한 해석과 상상을

시도해 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세 명의 작가는

출신 국가와 출신 학교 및

연령대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런던이라는 세계적인

아트플랫폼에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아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영국은 유럽 국가들 중 ‘COVID-19’의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는 내내 감염증에 대한

극심한 공포와 작업실 방문도 쉽지 않은

정부의 이동 제한령 속에서도

꿋꿋이 이루어낸 성과물들을 보며

이들의 시들지 않은 열정과

런던 미술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할지 모를

우리의 내일, 그럼에도

예술은 절망과 희망을 모두 껴안은 채,

오늘 여기 우리에게 왔습니다.

 




런던 나우 2020 LONDON NOW 2020 展 



 전시 일정 

           

· 장소 : 스페이스K 과천

· 주소 :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로 11 1층

· 기간 : 9월 11일까지

· 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토, 일 휴관)


           






* 본 내용은 코오롱그룹 사보 'KOLON'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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