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는 세상] 솔선수범 청소봉사만 10년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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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나는 세상] 솔선수범 청소 봉사만 10년

동네 환경정화 봉사자 박광술씨 이야기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 지기입니다.


매일 지나는 골목, 버려진 쓰레기들을 볼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기는 하지만 내 손으로 쓰레기를 줍지는 않습니다. 내 집이 아니니 무심코 버린 쓰레기들이 우리 동네를 더럽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하루에 두 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동네 환경정화 봉사자 박광술 씨인데요. 그는 동네 곳곳에 자신이 직접 만든 캔 휴지통을 세워둔다고 합니다. 이제는 마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동네 유명인데요. 그의 선행이 알려지며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어느 곳보다 깨끗하고, 사이좋은 동네를 만들어가고 있는 박광술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여럿이 함께 만들어가는 깨끗한 동네

“쓰레기통을 많이 놓는다고 해서 작업이 수월해지지는 않더라고요. 쓰레기 담으려고 만들어 놓은 것이니 그 안에 버리면 좋을 텐데, 여전히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거든. 애써 설치해 놓은 것을 부수고, 버리는 사람도 있고. 그럴 때면 기운이 쭉 빠져요. 조금만 신경 쓰면 동네가 훨씬 깨끗해질 텐데. 그러면 지나다니는 행인들도, 근처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두루두루 좋지 않겠어요?”

보람을 느낄 때만큼이나 허탈해지는 순간도 있지만, 한번 시작한 일은 자식들의 만류에도 쉬 멈춰지지 않았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선행이 알려지며,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추운데 고생한다며 겨울 외투 몇 벌을 선물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그와 함께 직접 동네 청소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주민들의 반가운 인사가 더해지니 그는 힘들어도 이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또한, 그는 직접 수거·분류한 빈 유리병, 플라스틱, 폐지 등 재활용품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데요. 타인에게 받은 도움의 손길이 또 다른 이웃을
위해 쓰이는 선순환이 그의 집, 작은 앞마당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렇게 신경 써주고 고생한다 칭찬도 해주니 너무 고맙죠. 그럴 때마다 보람이 더 커져요. 스스로 뿌듯함도 생기고. 나한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거예요.”




그는 2016년 인천 남구청장 감사패를 받기도 했습니다. 깨끗한 동네 만들기에 솔선수범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훈장은 자신의 손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상처 위에 또 상처가 쌓여 두터운 굳은살이 켜켜이 박힌 그의 투박한 손이 지난 10년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는데요.


“동네 청소가 보람되고 좋긴 하지만, 외출할 때면 몇 시간 동안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집사람이 걱정이에요. 3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거든. 지금 치매 3등급이에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외출할 때마다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나가는데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죠. 병이 조금이라도 호전되면 좋을 텐데. 그것 말곤 더 바라는 게 없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잠시, 그는 다시금 몸을 일으킵니다. 미처 다 마치지 못한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익숙하게 모자를 눌러쓰고 작업복을 입은 그는 손수레를 끌고 대문 밖을 나섭니다. 그의 청소 구역은 자신이 살고 있는 주안 7동과 옆 동네인 주안 3동 일대입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S’자 코스에 해당하는 셈. 매일같이 골목 이곳저곳을 돌며 캔 휴지통

안에 들어 있는 담배꽁초와 각종 쓰레기를  비웁니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각종 재활용품도 손수 수거합니다.  오늘도 그의 일과는 계속됩니다. 






※ 해당 기사는 코오롱 사외보 〈살맛나는 세상〉 vol.117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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