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는 세상]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의 숨은 조력자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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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나는 세상]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의 숨은 조력자

사회적기업 노무 자문 프로보노 봉사자 김동우 씨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 지기입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설립된 사회적기업들. 이윤보다는 가치를 우선시하기에 일반 기업보다 운영 면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이러한 사회적기업들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기꺼이 내어주는 사람이 있다. 노무 자문을 통해 사회적기업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는 노무사 김동우(49) 씨를 만났습니다.





Q. 사회적기업의 노무 자문,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제가 사회적기업 노무 자문 프로보노*봉사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인천 미추홀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이셨던 진대현 박사님께서 제안해주셨어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좋은 목적을 가진 사회적기업들이 많은데, 대다수가 사업 경험이 미미하고 노동법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센터에서도 사업주들에게 지원을 해주고 싶은데, 자문을 받을 곳이 없더라는 거예요. 마침 프로보노 활동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흔쾌히 미추홀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노무 자문 프로보노 봉사자로 활동하게 되었어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시는 사업주분들 대다수가 연차휴가, 근로시간, 임금 계산, 근로계약서 작성 등 기본적인 노무관리에서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세요. 더구나 제가 처음 프로보노 활동을 시작할 당시에는 사회적기업법이 제정된 지 불과 5년밖에 되지 않았을 때였거든요. 사업주분들 입장에서는 노무 자문이 절박한 상황이었죠. 활동 시작 이듬해였던 2013년도부터는 인천광역시 사회적기업-협동조합 통합지원기관에서도 노무 자문 프로보노 봉사자로 활동하게 됐어요. 특별한 계기랄 것은 없었어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에요.



Q. 지난 8년간 노무 자문을 진행하신 사회적기업들은 얼마나 되나요?

여태까지 자문을 진행했던 사회적기업의 수를 세어보지는 않았어요. 더구나 사업주분들이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전화를 수시로 주시기 때문에 상담 횟수를 헤아리는 것도 어렵죠. 다만 현재는 약 90곳 가까운 사회적기업들과 연을 맺고 있어요. 미추홀구 소재의 사회적기업 40여 곳, 인천시 소재 190여 개의 사회적기업 중 50여 곳에 노무 자문을 하고 있죠.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회적 가치가 우선이 되다 보니 수익을 창출하기가 참 어렵죠. 더구나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법의 잣대가 더욱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어요. 일반 기업에는 일정 부분 유연하게 적용되는 법들도 사회적기업들에게는 허용되지 않아요. 한마디로 노무 대행은 절실하게 필요한데, 맡기자니 비용이 부담되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인지 자문을 받는 사업주분들이 항상 저에게 미안해하세요. 특히 전화 상담을 받으실 때가 그래요.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아닌 데다가, 시간까지 빼앗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신 거죠. 그래서 제가 사업주분들에게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얘기가 ‘미안해하지 마세요’라는 말이에요. 노무 문제라는 것이 상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궁금한 점이 생기면 그때그때 전화해서 물어보는 게 당연한 거죠. 제 입장에서는 한 번 설계를 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도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Q. 노무 자문 프로보노 활동을 하시면서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요?

가끔 프로보노 활동을 그렇게 열심히 하면 돈은 언제 버냐고 묻는 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저는 나누는 것이 있으면 또 얻어지는 것도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참 신기하게도 프로보노 활동을 열심히 할수록 제 노무사 사무실도 더 바빠지고 있거든요.
사회적기업 사업주분들은 정말 열정이 많은 분들이세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이익까지 창출하기 위해서 밤을 새워가며 그야말로 고군분투하시거든요. 그런 분들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훌륭한 마인드를 지닌 사업주분을 만나면 ‘나도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당장 제가 사회적기업가로 뛰어들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사업보다는 인사노무관리에 재능이 있으니 그것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이 더 낫겠죠. 그래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사회적기업가들을 도우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해당 기사는 코오롱 사외보 〈살맛나는 세상〉 vol.117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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