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위기상황, 침묵하기보다 솔직하게 터놓고 맞서자
직장생활 상황별 위기대응 매뉴얼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위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어이없는 천재지변(?)으로 보고서 파일이 휭~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분명히 다음주 수요일에 미팅하기로 한 협력업체 사람이 이번 주 수요일에 미팅장소에 나타나 난처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일단 거짓말을 하고 봅니다. 아니면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거나 상황 탓을 하지요. 융통성 없는 김대리는 무조건 "모두 제 잘못입니다. 저를 나무라 주십시오"라며 오버액션을 펼치기도 합니다. 20세기 때는 이런 김대리가 멋진 샐러리맨의 표본이었을지 모르지만 21세기에선 조금 오글거리죠.
또 어떤 이는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아무 말도 안하고 침묵만 지키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직장상사의 '분노지수'는 더욱 상승합니다. 급기야 상사가 "지금 날 무시하는 거야?! 무슨 말이라도 해봐!"하고 호통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죠.
한때는 침묵이 미덕이었습니다. 누가 옆에서 뭐라고 하든 묵묵히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식이죠. 하지만 침묵이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침묵을 고수하다 오히려 부당한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죠. 이러면 본인의 직장 내 명성만 악화되고 스트레스는 더욱 가중될 뿐입니다.
위기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솔직하게 말할 때는 말해야 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 빠르게 수습에 나서야 합니다. 직장 내 위기관리의 첫 번째 원칙은 신속한 대응이지요. 하지만 위기의 종류에 따라 대처 방법도 달라집니다.
직장 내 위기대응은 책임 소재에 따라
직장생활을 하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위기들을 모두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류된 상황에 따라 대처한다면 훨씬 슬기롭게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위기는 기본적으로 책임의 소재에 따라 나눌 수 있습니다. 나로 인해 생긴 위기인기, 타인 혹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생긴 위기인지 빨리 감지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위기상황에 대해 본인의 책임이 높을수록 신속하게 수습에 나서야 합니다. 뻔뻔한 태도, 침묵, 혹은 변명은 상황을 더 안 좋게 만들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사람이 치졸해 보이기도 합니다.
*위기의 유형
위기유형 |
정의 |
비고 |
본인 실수 |
말 그대로 본인의 잘못으로 벌어진 사건 |
완전 본인 책임 |
내부 사고 |
본인의 직접적인 잘못을 아니지만 본인이 속한 팀 혹은 조직에서 일어난 사고 |
본인도 책임 있음 |
외부 사고 |
본인이 속해 있는 조직의 잘못으로 일어난 사고는 아니지만 그 사고와 연관돼 있을 때 |
책임 있는 자세 필요 |
악의적 루머 |
누군가가 나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나쁜 소문을 낼 때, 이 경우 사실과 달리 왜곡될 때가 많다 |
사내연애 & 작업 조심. 죄가 없어도 매장될 수 있음 |
천재지변 |
갑작스러운 폭설, 폭우, 지하철 정전 등으로 인한 지각 및 노트북 마비, 블루스크린의 역습 |
어쩔 수 없어도 표정, 태도 관리 필요 |
루머 |
자잘한 각종 사내 소문들 |
쌓이면 피곤, 관리 필요 |
위기의 유형이 판단 됐다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략적으로 대응!
책임성에 따른 위기의 유형이 판단되면, 이제 적절한 상황별 위기관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본인의 책임이 높을 경우 ‘사과’, ‘시정조치’와 같은 수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위기에 대한 책임이 낮을 경우에는 ‘공격’, ‘부인’과 같은 방어적인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전략과 위기 유형간의 연결고리
위기에 대한 낮은 책임 위기에 대한 높은 책임
방어전략 수용전략
|
본인의 책임이 너무나 명백할 경우, 두려워하지 말고 쿨하게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진실되게 보여준다면 그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습니다.
*위기대응전략
전략 |
내용 |
비고 |
공격 |
누군가 뜬금 없는 소문을 퍼트리는 경우 강력하게 경고함. 적절한 분노 표출도 필요 |
상대를 봐 가면서 구사해야 함 |
부인 |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부인함. 위기 상황의 내용이 실제 사실과 다르게 알려졌을 때 |
만약 본인의 주장이 거짓인 게 드러날 경우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 해야 함 |
변명 |
위기상황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어필 |
사실이라도 너무 반복하면 신뢰감이 떨어짐 |
합리화 |
위기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합당하고 논리적인 이유로 설명 |
지나친 합리화는 밉상이 될 수 있음, 그래 너 잘났다! |
환심사기 |
과거 본인이 착한 일을 한 적이 있거나 믿음 가는 행동을 했던 사실을 상기시킴 |
평소 신용이 떨어지는 사람은 사용불가 |
시정조치 |
위기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시정조치 |
소 잃고 외양간 고치더라도 꼭 해야 함. 또 같은 소 잃으면 신뢰가 바닥을 침 |
사과 |
본인의 잘못을 완전히 인정하고 책임을 짐 |
인정할 줄 아는 모습도 +요인, 이럴 땐 자존심을 잠시 접어두자 |
상황에 따른 전략구사는 꼭 한 가지만 고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2~3가지 전략을 구사하는 편이 더욱 효과적으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가령 ‘사과’만 한다고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시정조치’도 함께 이뤄져야 하며 ‘환심사기’도 적절하게 섞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전략만 반복적으로 구사할 경우 더욱 상황을 안 좋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변명’이나 ‘합리화’ 전략은 지나치면 오히려 신뢰감을 떨어뜨릴 수 있고, ‘공격’ 전략도 상대를 고려해서 적절하게 구사해야 합니다. 혹 떼려다 더 큰 혹이 돼서 돌아올 수 있죠.
마지막으로 위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됨과 솔직함입니다. 위기를 무마하기 위한 전략에 거짓된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시정조치’를 약속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위기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솔직함 때문에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점을 이야기하는 짓은 절대 하지 맙시다.
하지만 여기는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응용해서 사내 위기관리 전략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죠. 커뮤니케이션 이론의 모태는 심리학입니다.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인데, 서양학문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서양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양식을 통해서 이론이 정립됐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이론들을 동양문화권에 바로 적용시켰을 때 설명력이 낮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바로 이때 우리는 '응용의 미(美)'를 살려야 하지요. 책임의 소재에 따른 위기관리 전략은 매우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대한민국입니다. 합리적 사고도 중요하지만 평소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그 일에 대한 태도와 자세가 매우 중요하죠.
본인의 책임이 아니라는 이유로 나 몰라라 하거나 ‘공격’과 ‘부인’ 전략을 무조건적으로 구사하면 밉상으로 찍히기 딱 좋습니다. 위기는 안 좋은 상황입니다. 안 좋은 상황에서는 적어도 유감스러운 태도와 자세를 보이는 것이 우리의 정서에 맞습니다. 본인의 책임이 아니더라도 책임지는 듯한 어감과 자세가 매우 중요하지요. 그런 태도를 취하고 나서 합리적인 위기전략을 구사해도 늦지 않습니다.
또 침묵과 무대응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솔직하고 시원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태 수습에 빠르게 나서는 편이 더욱 현명합니다. 상황에 따른 전략을 구사할 때는 진실되고 사실관계가 명확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급급하기보다, 당당하게 맞서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바랍니다. 사내 위기관리가 회사생활의 명암을 가를 수도 있습니다.
참고문헌
김영욱 (2008). 위험, 위기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현대사회의 위험, 위기, 갈등에 대한 해석과 대응: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Coombs, T. W.(1999). On Going Crisis Communication: Planning, Managing, and
Responding. SAGE Publications, Thousand Oaks, CA.
Coombs, T. W.(2004). Impact of past crises on current crisis communication: Insights
from situational crisis communication theory, The Journal of Business
Communication, 41(3), 265∼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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