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할리우드를 넘본다
구미호부터 타워까지 한국 CG기술의 흐름!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여러분!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타워> 보셨나요? ^^
화려하고 실감나는 CG(컴퓨터그래픽스)로 우리나라 CG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메가폰을 잡은 김지훈 감독은 전작 <7광구>의 실패를 거울 삼아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합니다.
과거 우리나라 영화의 경우 조금 엉성한 CG 때문에 실소를 자아내게 한 적도 있었는데요, 이제 우리나라 CG기술도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고 세계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우리나라 CG기술의 변천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최초로 CG가 시도된 구미호
국내 영화에서 최초로 CG가 도입된 영화는 톱스타 정우성, 고소영 주연의 1994년 작 <구미호>입니다. 구미호로 등장한 고소영이 여우로 변하는 장면에서 CG가 필요했는데요, 이를 위해서 고소영의 신체를 3D 모델로 전산화해야 했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사람의 몸 전체를 3D로 스캐닝 할 수 있는 장비는 너무 고가였기 때문에 대학병원의 MRI 촬영자료로 대체했다는 일화는 아직도 유명합니다. ^^
▲ 정우성, 고소영 주연의 영화 <구미호>
CG기술이 본격적으로 사용되어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1996년 작 <은행나무침대>입니다. 황장군으로 등장하는 신현준이 은행나무와 함께 불타는 장면과 벽을 통과하는 장면이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지금 보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90년대 후반부터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장르에서 CG를 도입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은행나무침대>로 스타감독의 반열에 오른 강제규 감독의 <퇴마록>은 한국 CG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작품이죠. 퇴마사들이 귀신을 잡는 장면에서 보여준 화려한 CG는 국내 CG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 받았습니다.
▲ 왼쪽부터 <성냥팔이소녀>, <내츄럴시티>, <2009 로스트 메모리즈>
2000년대 초반은 한국 SF영화의 침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퇴마록>을 통해 국내 제작자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도 사실이지만 CG가 과감히 사용된 대작들이 연이어 실패의 쓴 맛을 봐 제작자들의 고개를 숙이게 한 시기죠. <2009 로스트 메모리즈(2001년, 제작비 82억 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년, 제작비 100억 원)>, <내츄럴시티(2003년, 제작비 100억 원)> 등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 대부분이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화려한 CG기술에 집중한 나머지 스토리와 드라마 전개가 빈약했고, <내츄럴시티>는 흥행실패로 '뇌출혈시티'라는 오명까지 얻었죠.
한국 CG기술의 재도약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우리나라 CG영화들은 주목을 받습니다. 2005년 작 송강호 주연의 <남극일기>, 신하균 주연의 <웰컴투동막골>이 대표적입니다. 두 영화는 진일보된 CG기술을 보여주면서 흥행도 성공한 작품이죠. <남극일기>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유명해진 뉴질랜드에서 촬영됐는데요, 새하얀 설경의 반사광과 눈보라와 같은 극한의 추위를 표현하기 위해서 CG의 힘을 빌려야 했다고 합니다.
<웰컴투동막골>은 초반부 비행기 추락신과 마지막 전투신에서 CG가 빛을 발했습니다. 전투기를 미니어처로 먼저 촬영한 뒤 배경과 폭파 장면 등을 CG로 만들어 합성했습니다. 실제 촬영했다면 수십 억의 제작비가 들어갈 장면들이죠.
▲ 영화 <중천>에서 디지털액터 CG로 구현한 액션 장면
2006년에 개봉한 <중천>은 획기적인 CG기술을 보여줍니다. 특히 '디지털액터'라는 CG로 창조한 가상의 배우가 출연하여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입니다. '디지털액터' 기술은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2006년)>에서 배우 엄정화가 피아노 치는 장면에 첫 선을 보인 이후 <한반도(2006년)>의 군중 장면 등을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또 2009년에 개봉한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는 주연배우 조승우가 나룻배 위에서 '디지털액터'와 싸우는 모습이 연출됩니다. 이 장면들 모두 관객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 SBS 드라마 <비천무>의 전투장면 CG
2008년 SBS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비천무>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TV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극장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실감나는 CG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죠! 특히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전투장면이 압권이고요!
할리우드를 넘보는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의 등장
2009년 개봉한 재난영화 <해운대>대와 작년에 개봉한 <타워>는 우리나라 CG역사에서 획을 그은 작품들입니다. CG분야에서 표현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물'과 '불'을 실감나게 구현했기 때문입니다. 물방울과 불꽃의 입자 하나하나를 모두 데이터화한 후 컴퓨터를 통해 처리하는데요, 입자를 잘게 나눌수록 실제 파도와 불꽃의 모습에 가까워진다고 합니다. 할리우드에서도 물이나 불, 연기 등을 표현하는 CG기술을 보유한 스튜디오는 손에 꼽는다고 합니다.
▲ 영화 <해운대>의 쓰나미 장면 © CJ E&M
▲ 영화 <타워>의 불꽃 장면 © CJ E&M
<타워>는 지금도 극장가에서 꾸준히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최근 누적관객 500만을 돌파했고 600만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CG기술의 정점을 보여준 영화로서 앞으로도 선전을 기원합니다.
CG가 영화의 작품성을 판단하는 결정적 요인은 아닙니다. 하지만 CG기술은 영화제작자들의 연출력과 상상력의 스펙트럼을 넓혀주어 결과적으로 더 멋진 영화를 만들 수 있게 하죠. 불가능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해주니까요.
어쩌면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의 경계가 모호해 지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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