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테라피] 역사가 주는 지혜와 재미, 그 감동의 세계로

2015.04.03
공유하기

역사가 주는 지혜와 재미, 그 감동의 세계로!

당신의 오늘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도서 모음





'징비록'이란 무엇인가? 임진왜란 뒤의 사실을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는 임진왜란 전의 것도 가끔 기록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임진왜란이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슬프다! 임진왜란의 상처는 비참하고 끔찍했다. 수십 일 만에 서울과 개성 그리고 평양을 지켜내지 못했고, 팔도강산이 부서져 떨어졌으며, 임금님께서는 피난길에 올라 고생을 하셨다. (중략) <시경>에 "지난 일의 잘못을 주의하여 뒷날에 어려움이 없도록 조심한다"라고 했는데, 이것이 <징비록>을 쓴 이유다.

- 유성룡의 <징비록> 머리말 中 -





드라마 <징비록>의 방영으로 유성룡이 쓴 <징비록>이 다시 한번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임진왜란 관련 고전 중에서는 이순신의 <난중일기>가 가장 유명합니다. 하지만 <징비록>은 <난중일기>와는 다른 의미에서 가치를 인정 받고 있습니다. 바로 유성룡이 <징비록>에 남긴 머리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요. "<시경>에 지난 일의 잘못을 주의하여 뒷날에 어려움이 없도록 조심한다 라고 했는데, 이것이 <징비록>을 쓴 이유다." 그건 백성을 지옥으로 몰아 놓은 비참한 7년의 전쟁을 진심 어린 반성과 함께 기록으로 남기자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임진왜란은 수세에 몰린 조선을 이순신이라는 명장이 세기에 남을 전쟁으로 승리를 이끌었다는 것이 전부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라의 수도를 옮길 정도로 무시무시한 전쟁의 아픔과 참혹함은 생각하지 못한 채 이순신 장군의 '승리'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임진왜란 중에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갔고, 백성을 책임져야 하는 관리는 도망갔습니다. 심지어 임금마저 도성을 버리고 피난을 떠났습니다. 일본군의 돌발(突發)이며 만행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우리는 아무런 대비도 없었고, 심지어 너무 많은 실수와 잘못을 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부끄러웠던 유성룡은 들추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그 못난 모습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고 곱씹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징비록>에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의 실수가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 명나라와의 관계만을 중시해 일본과의 외교는 소홀했던 점, 오랜 휴전으로 군의 기강이 무너져 전쟁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바빴던 장수들, 충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재상에게 휘둘린 임금까지 이미 전쟁이 끝났음에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더욱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가슴은 아프지만, 그렇기에 이 책은 우리가 보다 입체적으로 임진왜란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판본을 옮긴 해석이 매끄러워 읽기 쉽고, 중간중간 들어간 삽화도 독특하면서 핵심을 잘 드러냅니다. 책의 20~30%를 할애해 써 놓은 해석본도 <징비록>을 어떻게 읽어야 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읽어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역사 관련 서적을 소개합니다!


1. 한국사의 물줄기를 바꾼 ‘결정적 그날’들 : <역사저널 그날>, KBS 역사저널 그날 팀 지음


지루하고 딱딱하기만 했던 ‘역사’를 토크쇼 형식으로 바꿔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주는 KBS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을 글로 엮어낸 책입니다. 사실 역사라는 것이 우리네 사는 모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 동안 전문가들이 어렵게 설명해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였습니다.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이 프로그램은 유쾌한 수다로 역사를 풀어내 시청자들이 울고 웃는 사이 역사를 쉽게 알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 교양서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책은 역사를 바꾼 ‘결정적 그날’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한국사 속 진실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그날의 주연과 조연은 누구였는지, 그날을 둘러싼 세계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었으며 그것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한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선사합니다.





2. 장영실, 다빈치를 만나다! : <한복 입은 남자>, 이상훈 지음


루벤스의 그림 <한복 입은 남자>에는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한복을 입은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역사가들은 그 남자가 서양으로 간 최초의 동양인일 것이라 추측합니다. 이 소설을 쓴 작가는 바로 그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소설을 집필했습니다. 그림 속 주인공의 정체를 밝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방송국 PD가 그 진상에 한 걸음씩 다가가면서 밝혀지는 놀라운 역사 이야기가 종이 위에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작가에게 영감을 준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장영실입니다. 노비의 신분으로 세종의 총애를 받아 종3품까지 올랐으며, 세계사에 획을 긋는 위대한 발명품을 수없이 만들었지만 세종의 가마를 잘못 설계했다는 사소한 이유로 역사의 모든 기록 속에서 사라진 장영실 말입니다. <한복 입은 남자>는 바로 이 두 가지 미스터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려갑니다. 역사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채워 놓은 한 권의 멋진 팩션(Faction,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재창조하는 문화예술 장르)입니다.



리듬(최지연)

《야밤산책》의 저자이자 2009년부터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nayana0725.blog.me)로 선정된 블로거.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오픈캐스트 ‘평범한 직장인의 책 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나(공저)》등을 썼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