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K_과천] 끝없는 상상력을 제고시키는 전시 <커버언커버(CoverUncover)> 전

20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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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오늘은 스페이스K의 최신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코오롱의 문화예술나눔공간 스페이스K_과천은 9 29일부터 10 31까지 설치작가 박문희와 화가 배윤환의 2인전 <커버언커버(CoverUncover)>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설치와 회화라는 서로 다른 장르에서 각각 매체를 덮고 펼치는 물성을 독특한 화법으로 부각시킨 두 예술가의 전략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표피에 한정된 시지각(視知覺사물의 유사성과 차이성을 구별하는 시각 변별)의 한계점을 오히려 전환점으로 활용한 이들의 방법론은 피상적인 인식이 도달하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탐험을 시도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설치작가 박문희는 비예술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동물이나 꽃, 숲과 같은 다양한 생명체와 유기체를 형상화했습니다. 그는 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식탁이나 천, 마대 걸레와 같이 특별할 것 없는 사물을 비롯하여 가발과 인조잔디 등을 작품의 재료로 끌어들였습니다.

 




모양을 쉽게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소재는 무언가를 덮고 포장하는 은폐의 방식으로 오브제의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유추 가능한 최소한의 외형만 제시하는 이번 작품들은 생명체의 고유한 형상에 대한 암시를 통해, 대상의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 탐구로 확장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양한 재료를 덮고 늘어뜨려 만든 자칫 투박해 보일 수도 있는 작품들은 대상에 대한 기존의 정의를 보류하는 동시에 고정 관념과 선입견에 대항하는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게 하는데요. 예를 들어 마대걸레를 뒤집어쓴듯한 작품 <Thomas>는 질감의 유사성으로 삽살개를 연상하게 하는 한편, 낙타를 연상시키는 <Unrevealed Dinner>는 예상을 빗겨간 제목으로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렇듯 작가는 덮어버림으로써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뜻밖의 부조화를 통해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완전하게 정의될 수 없으며, 이같은 정의들은 언제든 재고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반면 배윤환 작가는 은폐가 아닌 확장을 통해 시각의 범위를 극대화시키는 파노라마적인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오일 파스텔을 속도감 있게 다루어 무수히 많은 선영(線影소묘나 제도에서 간격을 좁힌 선을 병렬시키거나 교차시켜 나타낸 그늘)을 중첩시키는 거이 특징인 그의 이번 작품은 높이 2m에 폭이 25m에 이르는 대형 화면 위에 펼쳤습니다.

 

작가 자신이 보고 들은 개인적인 경험에 기초한 이미지로 채운 그의 작품은 일정 시간과 공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구획하지 않은 채 이야기 구성 요소들이 무작위적으로 조합되어 긴 화면에 불연속적으로 전개됩니다.

 



한눈에 보기 힘들 정도로 길게 늘여진 두루마리 형식의 동양화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수많은 표현 매체가 범람하는 현대미술에서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장르로 생각될 법도 한 배윤환 작가의 충실한 소묘와 치열한 드로잉은 복합적인 서사 구조는 물론 캔버스의 한정된 틀을 벗어난 전개 방식으로 회화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고 느꼈는데요.

 




이번 2인전에서 박문희는 시각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듯 매체를 덮어버린 역설적 표현을 통하여 본질 탐구를 유도하는 반면, 배윤환은 장대하게 펼친 화면을 통해 제한된 시각의 범위를 극적으로 해방시키는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덮고 펼치는 상반된 두 방법론은 물성과 담론의 구조를 연결하는 전략 속에 관람객으로 하여금 새롭게 사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데요. 다채로운 의미를 드러내는 상응의 관계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이번 <커버언커버(CoverUncover)>전은 실재와 실체를 확인하고자 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며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존재들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졌으면 합니다코오롱 블로그 팬분들도 어떠한 것을 연상할 수 있는지, 우리가 관념 속에서 사물들을 한정짓기만 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합니다.



박문희·배윤환 2인전 ‘커버언커버; CoverUncover’


■     소 스페이스K_과천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로 11)


Tel. 02 3677 3119 / 10:00~18:00 / 매 주 일요일 휴관


■      : 2014. 09. 29 ~ 10. 31


■     가 박문희배윤환


■      : 황인성 02-3677-3197 / 010 9145 1865 / kevinhwang1@kol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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