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는 세상] 제23회 우정선행상 본상 / 손으로 하나되어 이야기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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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마음을
비추는 손짓들

청각장애인 행복 돕는 수어 봉사 동아리
손으로 하나되어

 

 

 

올해로 20주년.

청각장애인을 돕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발 벗고 나선 곳이 있다.

 

바로 수어 봉사동아리

‘손으로 하나되어’이다.

 

각종 장애인 축제, 장애인 체육대회 등

수어 통역이 필요한 곳에는
언제나 당연하다는 듯 함께해 왔으며,

청각장애인 가정의 비장애인 자녀와의

소통을 위해서도 애를 써 왔다.

 

어떻게 그들의 수어가

단순한 통역일 뿐일까.

그들의 손짓은 세상을 열고,

마음을 보듬는다.

 

 




수어가 좋고 봉사가 즐겁고

 

 

손하나는 2003년 경기도수어교육원에서

교육을 받은 평범한

직장인 4명으로 출발했다.

 

만들어질 당시에는

수어 봉사자 인력이 부족한

경기도농아인협회 수원시 지회의

도움 요청으로 시작한 곳이었지만,

곧 회원들이 스스로 운영하게 되었다.

 

그 후 회원이 한 명, 두 명 늘어나

현재 12명이 활동 중이다.


동화구연 교사로 일하는데

더 많은 아이를 위해 수어를 배우다가

손하나 활동을 시작했다는 회원,

중학교 2학년 무렵 전학 간 곳에서

만나게 된 특별한 친구와 친해지고 싶어

시작한 수어가 봉사로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이제는 남동생과 조카들에게까지

수어를 권하고 있다는 회원,

자신의 봉사에 감명받은 시어머니까지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회원 등

 

손하나 회원 한 명 한 명의 사연에

수어와 봉사에 대한 진심이 담겨있다.

 

흔히 수어 교육을 받으면

자격증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순수하게 수어 교육만 마치고

봉사하는 모습에서 그 진심을

또 한 번 엿볼 수 있다.

 

'손하나'의 회원들은 대가는커녕,

오히려 주말을 반납하고,

육아도 잠시 맡기고,

직장에 휴가를 내서 참여하고 있다. 

 




문화 체험 지원부터
코다(CODA) 소통까지

 

 

손하나는 특히 청각장애인 부모와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

청각장애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비장애인 자녀)

사이의 소통을 돕는 일에 애정을 쏟아왔다.

 

아이 키우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던가.

더욱이 청각장애인 부모는

때때로 아이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고,

아이들은 눈짐작으로 배운 수어가

정확하지 않아 더 갈등이 생기기 쉽다.

 

게임 중에 욕을 하는 아이의 상황을

부모에게 알려 주어 관심을

기울이게 한 일이나

아이 숙제에 필요한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협회에 이야기하여 구해준 일,

아들이 부탁한 택배가

잘못 배송되었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청각장애인 부모를 도와준 일 등

사소하지만 필요한 곳에 손하나가 있었다.

 

무엇보다 아이가

장래 진로를 고민하거나 장애가 있는

부모에 대한 고민이 생겼을 때,

손하나 봉사자들은 자신의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건넸다.

 

도움을 받던 코다 중에

벌써 대학생이 되어 봉사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손하나에게는

더욱 각별한 활동이다.

 

 




필요로 하기에 감사할 뿐

 

 

“청각장애인분들을 가까이 뵐수록

수어를 전문적으로 할 줄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좀 틀려도 괜찮다 하시며

오히려 알려 주시기도 해요.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먼저 알아보고 고마워하시죠.

행사 때마다 본다고

반가워하시는 분들도 많으세요.”

 

올해부터는 직접 만나는 문화 체험을

2~3달에 한 번씩 다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수어의 특성상 아무래도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것은 중요하다.

 

문화 체험 진행은 2~3달에 한 번 있지만,

기획이며 답사, 관련 공부 등 할 일이 참 많다.

 

알찬 문화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유튜브를 보며 여러 아이템을

모색하고 공부한다.

 

화상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여러 곳에 물어물어 배울 때는

정말 힘들었다고도 털어놓는다.


“저희를 필요로 하시니까요.

다른 장애와 달리 청각장애인분들을

돕기 위해서는

작은 길 안내 하나에도 반드시

적당한 수어가 필요해요.

 

별것 아닌 도움에도 많이들 고마워하세요.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인데,

이만큼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회비만으로는 부족한 활동비를 보충하기 위해

때로는 각 지역 수어 경연 대회에 나가 

상금을 받아오기도 하고, 소소한
수공예품이나 비누를 만들어서 팔기도 한다.

 

왜 이렇게까지 하냐는 물음에,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앞으로도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만들어갈

손으로 하나되어.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늘 반짝반짝

손을 흔들어온 그들의 손짓이

세상의 빛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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