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다시 온
인생의 봄날
봉사하는 퇴직 교사
김영근 씨
1969년 경북 영덕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한 김영근 씨(73).
그는 40년이 훌쩍 넘는
교직 생활을 마치고도
퇴임 몇 달 후, 그는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를 맡았다.
“2017년 2월부터
대구 매천초등학교에서
한 달에 두 번 등굣길
교통 지도를 하고 있어요.
학교 현장을 떠나고도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참 즐거워요.”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
신경 쓰는 대신,
자신이 남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날들.
은퇴 후에 다시 온 인생의 봄날이다.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며
2012년 2월
구미 형남초등학교장을 끝으로
정년 퇴임을 했지만
그는 절대 ‘왕년 타령’을 하지 않는다.
“제가 교장 출신이라 부담됐는지,
학교 측에서 기간제 교사가 처리해야 할
사무업무들을 안 맡기시더라고요.
그게 너무 불편하고 미안해서,
수업이 끝난 뒤 매일 한 시간 이상
학교 구석구석을 돌며 잡초를 뽑았어요.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비로소 제 마음이 편안해져요.”
이후 그는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직업과 봉사를 넘나들었다.
이 외에도 그는
대구의 다양한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하고
복지관 및 아동 지역센터에서
초등학생 학습지도와 상담을 했다.
2017년 말부터 약 2년간은
대구 이현초등학교에서
안전 체험 교육 강사로 활약했다.
아이들 각자의 특성에 맞게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면서,
자신도 더불어 성장해갔다.
아이들을 돕는 어른으로
나이 드는 것이 그는 참 좋다.
지역주민을 돕는
소소하되 특별한 일들
“2016년 8월부터 2021년 말까지
대구광역시종합복지회관에서
무보수 전문상담사로 활동했거든요.
체력의 한계로 지금은 그만뒀지만,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했던 상담 봉사도
아주 보람됐어요.
늦은 시각까지 수고가 많다고,
거꾸로 저를 위로해주시던 분들이 계셨습니다.
힘들고 외로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토닥이며 사는 게 사람이에요.”
등굣길 교통 지도 외에도
대구국제마라톤대회,
대구컬러풀페스티벌 등
대구광역시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2019년부터는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하는
지역의 생활공감정책
참여단 활동가로서
지역 정책 모니터링과
거리 홍보, 청소 등을 해왔다.
지역주민의 안전과 공익을 위한
여러 활동을 동료들과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는 시인이자 수필가이기도 하다.
2008년 월간 《문학세계》
시 부문 신인상을,
2016년 《수필과비평》 수필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그의 시 가운데
대구의 한 버스정류장에 전시된
〈반값에 탄다〉는 그가
마지막 부임지인 구미 형남초등학교로
통근할 때 기차 안에서 쓴 시다.
지정 좌석이 없는 열차를 탄다
(중략)
간이 접이의자로 내 자리 만들까?
아니 차량 전체가 내 자리인데
세상에서 가장 큰 자리인데
(후략)
이처럼 그는
인생이라는 열차를 마음껏 누린다.
고정된 좌석에 얽매이지 않고
그는 오늘도 나눔의 기차를 달린다.
___
위 내용은 코오롱그룹 사외보 <살맛나는 세상>
vol.141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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