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상처 위에 핀 꽃
800여 곳에서 2만 시간 가까이 봉사해온
김다혜 씨
2023년 3월 기준으로, 김다혜(34) 씨의
자원봉사는 800곳에 자취가 남아있으며
‘카운트’된 것만 19,700여 시간이다.
장애인 보호작업장 일손 돕기,
장기기증 캠페인, 자선냄비 모금,
지역아동센터 학습지도,
도시락 배달, 연탄 나눔….
2010년부터 해왔다는 봉사.
지금도 그의 일주일은 봉사로 빼곡하다.
매주 월·목요일 오전 아홉 시부터
오후 한 시까지는 대전의 무료 급식소 효심정에서,
토·일요일 오전 아홉 시부터 오후 한 시까지는
대전역 동광장에서 무료 급식 자원봉사를 한다.
지난해 6월부터 ‘벧엘의집’에서 주관하는
노숙인 대상 무료 급식 봉사를
수·일요일 저녁 여덟 시부터 아홉 시까지
대전역 서광장에서 해오고 있다.
가난 속에서 부자로 사는 법
“저는 아기 때부터 대전의
아동양육시설에서 성장했어요.
만 18세에 시설을 나온 뒤엔
한동안 노숙인으로 살았고요.
거리에 살 땐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져
끼니를 해결하곤 했어요.
그러다 대전역 광장에서
무료 급식 혜택을 받게 된 거예요.
제대로 된 한 끼를 오랜만에 먹는데
여러 감정이 들더라고요.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고마움이
그중 가장 컸어요.”
그가 급식 봉사에 합류하게 된 배경이다.
이후 그의 삶은 나눔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제대로 된 봉사를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라는 그.
이듬해인 2011년 VMS
(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를 알게 됐고,
다양한 봉사를 직접 신청하며
바삐 해나갔다.
그의 가장 큰 돈벌이는 폐전선에서
구리를 분리해 판매하는 것이다.
품과 땀이 꽤 많이 들지만, 그렇게
모은 돈으로 몇몇 곳에 기부도 하고 있다.
가난 속에서 부자로 사는 법을
그는 이미 알고 있다.
급식 봉사를 할 때 그가 주로 하는 것은
잔반 처리 같은 궂은일이다.
그는 초보 봉사자들을 안내하는
‘봉사반장’ 역할을 줄곧 해왔다.
쉬운 일을 부탁하는 것이
초심자들의 봉사 지속성을
높이는 방법이라 믿기에,
좀 더 험한 일을 오늘도 기꺼이 도맡고 있다.
봉사를 타고 온 기쁨, 사랑, 그리고 꿈
9회 말 투아웃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 매료돼
틈틈이 야구장을 찾아온 그는
야구공을 구매해 선수들의 사인을 받으면서
공들여 모은 사인볼 600개를
나눔에 활용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전충남지부와 함께한
장기기증 캠페인은 그를
‘야구천사’로 만들어준 봉사이기도 하다.
장기기증 캠페인 때
사인볼을 나눠주며 홍보하니,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개선에
아주 큰 도움이 됐다.
“고마운 사람이 많아요.
저를 가족으로 맞아주고 자신들의 둥지에서
살게 해주신 지금의 식구들,
정성스러운 사인으로 야구공 나눔을
지속할 용기를 주신
한화 이글스 노시환 선수,
아는 사이가 된 뒤부터
저의 봉사를 꾸준히 응원해 주시는
개그우먼 조혜련 이모….
좋은 인연들을 나눔이 자꾸 몰고 와줘요.”
그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학점은행을 통해
지난해 6월, 4년제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전공은 상담학이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싶어
상담 공부를 시작했는데,
정작 자신의 아픔을 치유해 준 건
공부보다 봉사였다는 게 그의 회고다.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삶에서,
세상에 필요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는
자각으로 건너오게 해준 존재.
그에게 봉사는 그런 의미다.
자신의 나눔이 세상에 작은 빛이 되기를….
그의 꿈이 꽃으로 활짝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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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코오롱그룹 사외보 <살맛나는 세상>
vol.142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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