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족 관계’가 제일 힘드시다고요?
엉킨 가족 관계를 풀어주는 도서 모음
우리는 대부분의 관계를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해 살아가지만, 단 한 가지 ‘가족관계’만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가족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관계인 것이죠. 문제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맺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그저 ‘탓’을 한다는 것입니다. 더 좋은 부모를 만날 수 있었을 텐데, 더 착한 자식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만약, 가족관계를 ‘가족’이라는 말을 떼어버리고 그저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며 맺는 여러 인간관계 중 하나로 생각해본다면 어떨까요? 상대에게 무한한 이해를 요구할 수 있을까요? 마음속에서 나오는 날 것의 말들을 그냥 내뱉을 수 있을까요?
가족관계도 결국 인간관계입니다. 배려하고, 존중하고, 이해한다면 가족관계도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만으로도 관계는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가족관계가 힘들다면 이 책들을 읽어보세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1. 부모가 늙고 병이 들어도 사랑할 수 있나요? :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기시미 이치로 지음
부모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사실 부모님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가족에게 힘이 되는 존재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가족끼리 어딘가 어색함을 느꼈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깨닫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부모님이 사실은 가족들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상징이었다는 것을요. 그렇게 가족에게 기여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부모님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가족에 기여하고 있음을 주목하고 ‘고맙다’는 말을 자주 들려주어야 합니다. (214쪽)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이번에는 부모-자식의 관계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도발적인 질문으로요. 당신의 부모가 나이가 들고 병이 들어도, 움직일 수도 없고 의식마저 잃었을 때도 사랑할 수 있느냐고 말이죠.
실제 그는 어머니를 뇌경색으로, 아버지를 치매로 떠나보냈습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지만 아버지는 치매를 앓으며 꽤 긴 간병생활을 했었죠. 치매 노인을 돌보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했던 이야기를 무한 반복하기도 했고, 내 삶이 마비될 정도로 시간을 빼앗기기도 했고, 고맙다는 말은커녕 호통을 치며 야단맞기가 일쑤였죠. 도망가고 싶고,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 과정을 겪으며 그는 부모-자식 관계도 결국 인간관계이고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하면 모든 것이 간명해짐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에는 그가 아버지를 간병하며 겪은 이야기들과 아들러 심리학의 전문가답게 부모와 자식 관계에 대한 심도 있는 심리학적 고찰을 함께 담아냈습니다. 나를 돌봐주기만 했던 부모가 돌봄의 대상이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2.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엄마와 딸의 심리학 : <나는 착한 딸을 그만두기로 했다>, 노부타 사요코 지음
책에 등장하는 그녀들은 특수한 환경에서 자란 것이 아닙니다. 평범한 엄마와 엄마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라는 관계일 뿐인데도 진학이나 취직, 결혼, 출산 등 딸의 인생에 놓인 중요한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응어리져 있던 문제가 폭발해 큰 갈등으로 번진 경우가 많습니다. (중략) 엄마와의 관계로 고민하는 배경에는 반드시 딸의 일상생활이 있습니다. 바로 그 점에서 많은 ‘착한 딸’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숨어 있을 것입니다. (9쪽)
엄마와 딸. 참으로 오묘한 관계입니다. 많은 이들이 꿈꾸는 로망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또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이지만 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를 소망하는 관계입니다. 감히 입 밖에 내기 힘들지만 어렵고도 어려운 관계가 바로 엄마와 딸의 관계입니다.
이런 주제에 도발적인 화두를 던진 책이 있습니다. 가정 심리상담 전문가이자 20년 이상 가족 카운슬링을 해온 노부터 사요코의 책 <나는 착한 딸을 그만두기로 했다>가 바로 그 책입니다. 저자는 엄마와의 관계를 힘들어한 수많은 딸들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딸들에게 엄마와의 ‘적정 거리 두기’를 권합니다. 취직, 결혼, 출산 등 딸의 인생은 엄마와 엮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힘들게 마련인데 착한 딸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엄마의 의견대로 하다 보면 독립적인 인생을 살 수 없을 뿐 아니라 언젠가 폭발해 큰 갈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착할 딸’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부모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감정은 결코 잘못이 아니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벗어나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야 부모도, 자식도 모두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자식이 부모와 다른 가치관을 지닌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3.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테라피 : <가족의 두 얼굴>, 최광현 지음
우리는 가족관계를 통해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형성하게 될 대인관계에 대한 기본적 믿음과 기대를 갖게 되며 이것은 친구, 연인, 부부, 자녀 등 여러 관계 속에서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가족관계는 우리의 인간관계를 찍어 내는 붕어빵 틀이라 할 수 있다. 가족관계가 어떤 틀이었는가에 따라 이후의 수많은 인간관계가 그와 유사하게 만들어진다. (22쪽)
뉴스를 보다 보면 ‘가족끼리 어떻게 저럴 수가’라며 놀랄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 자식 간 싸움은 물론이고 소송에, 심지어 살인까지 일어나죠. 어쩌면 저럴 수가 있을까 혀를 차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가족 내에서 서로 상처 주고, 상처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기에,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갈등과 아픔은 반복되고 증폭되는 것입니다. 왜 힘이 되어야 할 가족끼리 상처를 주고받아야 하는 걸까요.
이 책은 그 가족 간의 갈등과 상처,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 가족 사이가 일그러진 이유를 가족 구성원이 각각 어린 시절 어떤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는지부터 살펴보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지금 가족의 아픔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깊은 상처는 대부분 가족과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가족치료를 통해 자기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가족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모든 가족이 화목한 것은 아니고, 불완전한 모습에서 완전한 모습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큰 힘이 되어줍니다. 그리고 다른 시각에서 우리 가족의 구성원을 이해하게 도와줍니다. 가족으로부터의 상처를 극복해야 모든 인간관계가 편안해지고 나의 삶도 나아질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4. 우리는 왜 서로가 싫어졌을까? 형제자매가 : <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오카다 다카시 지음
형제자매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대게의 경우 부모다. 아버지나 어머니, 혹은 두 사람 모두가 아이들을 자기 기준으로 재단하고 편애하며 질투와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형제자매의 관계가 나쁘다면 부모는 그것이 자기의 잘못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90쪽)
태어나면서부터 함께 성장하는 형제자매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은 부모 못지않게 크고 깊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성장과정을 말할 때, 의외로 형제자매에 관한 얘기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부모의 영향을 말할 뿐이죠.
형제자매는 서로 의지하고, 돌보고, 다투고, 싸우면서 함께 성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영향력이 어마어마하고, 그 관계에서의 영향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는 바로 그 형제자매의 관계를 파헤치며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상처를 주고받는 형제자매의 속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정신의학 전문가인 저자가 수많은 역사적 사례와 임상실험의 사례, 그리고 실제 상담사례 등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갑니다.
이 책에서 형제자매의 관계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부모’를 꼽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형제자매를 키우고 있는 부모가 읽으면 더욱 좋은 책입니다.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주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이 책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리듬 (최지연)
《야밤산책》,《결혼은 아직도 연애 중》의 저자이자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nayana0725.blog.me)로 선정된 블로거이다.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CECI>, 언론재단, 코오롱 등에 책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으며, 예스24에 일과 직장생활을 주제로 한 <그래봤자, 월급쟁이> 를 연재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다(공저)》등을 썼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Culture >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일 태그] 바캉스 캐리어 속 첫 번째 아이템! 래시가드와 비키니 (0) | 2017.06.26 |
---|---|
[스타일 태그] 이번 여름은 체형보완까지 겸비한 여름 원피스로! (0) | 2017.05.31 |
[스타일 태그] 17년 봄은 맥시멀리즘 플라워프린트 열풍 (0) | 2017.05.12 |
[스타일 태그] 해시태그로 알아보는 스포티 (0) | 2017.03.29 |
[북 테라피] 독서 편식하는 직장인이 읽으면 좋을만한 도서 모음 (0) | 2017.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