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테라피] 독서 편식하는 직장인이 읽으면 좋을만한 도서 모음

20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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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편식! 이제 독서도 골고루 할 때입니다.

독서 편식하는 직장인에게 종합 비타민 같은 도서 모음





책에도 편식이 있습니다. 경제경영서만, 소설만 고집하며 읽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물론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한 분야를 깊이 있게 읽어내려가며 하나의 영역을 심도 있게 공부한다는 점에 있어 매우 유용한 독서법이죠. 하지만 이렇게 한 분야에 치우친 독서는 텍스트를 한쪽 방식으로만 소화하게 돼 다른 텍스트를 접했을 때 그것을 읽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가령 추리소설만 읽은 사람은 경제경영서의 호흡을 따라가지 못하고, 경제경영서만 읽은 사람은 소설을 읽기 힘들어지는 것이죠.



영양 균형을 위해, 건강을 위해 예전엔 먹지 않던 음식도 의식적으로 챙겨 먹는 것처럼 독서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독서도 필요합니다. 혹 한 분야의 독서에만 치우쳐 계신 건 아닌가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다른 분야의 책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각 분야별로 직장인들이 읽으면 좋을만한 책을 소개합니다.  



1. 대신 선택하고 미리 보여줘라 <큐레이션>,  마이클 바스카 지음





이제 큐레이션은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 모두는 ‘큐레이터’라고 할 수 있다. 옷차림이나 스타일은 물론 짧은 휴가, 한밤에 방영되는 TV 프로그램까지 각자 큐레이션한다.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투자자인 로버트 스코블(Robert Scoble)은 큐레이션을 두고 “10억 달러의 차세대 기회 시장”이라고 일컫는다.  - <들어가며> 中 -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 기네스 펠트로는 자신만의 셀렉션을 적극 반영한 웹사이트 구프(GOOP)를 운영 중입니다. 스킨케어 상품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인데 그녀는 그 사업을 일컬어 자신이 ‘큐레이션’한다고 칭했죠. 할리우드 유명인사 킴 카다시안도 자신의 패션 매장을 가리켜 같은 표현을 썼습니다. ‘큐레이션한다’고.


정보 과잉의 시대라는 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한때는 정보가 힘일 만큼 많은 정보를 가진 자들이 권력을 가졌지만 이제는 반대입니다. 오늘날의 가치는 정보의 절대적인 양보다 그것을 얼마나 잘 큐레이션 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페이스북이 독자에 따라 정보를 선별하는 피드나 아마존이 그동안의 독서 이력을 통해 책이나 상품 등을 자동 노출하는 것도 같은 의미의 큐레이션이죠. 즉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덜어내고 선별과 배치를 통해 시장이 원하는 것만 가려내는 기술, 지금은 큐레이션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 책은 큐레이션이 무엇인지부터 어떤 것이 큐레이션의 대상이 되는지, 큐레이팅을 실천하고 있는 실제 기업의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알려줍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이들은 물론 SNS를 활용하는 개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주옥같은 정보들을 '큐레이션' 해 놓은 책입니다.  



2. 찰나의 고민에서 발견한 행동경제학  : <왜 양말은 항상 한 짝만 없어질까?>, 댄 애리얼리 지음





이제는 인간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심리학을 공부한 지도 벌써 25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우리가 어느 지점에서 실수를 하는지, 의사 결정, 행동,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습니다.  - <서문> 中 -





세계적 베스트셀러 <상식 밖의 경제학>,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의 저자이자 행동경제학 분야의 권위자인 댄 애리얼리가 이번에는 ‘인간심리’에 주목했습니다. 일상의 아주 소소한 문제들을 통해 합리적 이성을 가진 사람들이 왜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살펴본 것이죠. 스마트폰은 닦으면서 방 청소는 안 하고, 왜 양말은 항상 한 짝만 없어지는지와 같은 문제들을 통해서요.





그가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0대 시절 오랜 기간 투병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상의 비합리적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인데도 누군가 사용을 금지하면 기분이 나쁘고, 매일 가는 화장실인데도 매번 들어갈 때마다 몇 번째 칸에 들어갈지를 고민하는 것들을 보면서 합리적인 인산의 비합리성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게 인간의 행동 심리를 연구한 그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간은 예측 가능하게 비합리적이다”

이번 책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연재한 칼럼을 묶은 것으로 우리네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위트 있는 저자의 답변이 담겨 있습니다. 짤막짤막하고 재미난 삽화도 들어가 있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3. 문과라서 죄송해야 하나요?  : <문과 출신입니다만>, 가와무라 겐키 지음





처음에 나는 이과와 문과의 차이를 알려고 했다. 문과에 있고 이과에 없는 것. 이과에 있고 문과에 없는 것. 그 차이를 통해 각각이 해야 할 일을 찾아내려 한 것이다. 그러던 중에 깨닫기 시작했다. ‘이과와 문과는 똑같은 산을 다른 길로 오르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 <머리말> 中 -





살아가다 보면 어려운 선택들이 있습니다. 나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선택들, 대학 입학, 회사 입사, 결혼 등등이요. 그런데 선택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엄청나게 중요했던 선택이 있었습니다. 바로 고등학교 때 하는 이과 vs. 문과의 양자택일. 아무도 그 선택이 내 인생을 결정할 것이라 일러주지 않았지만 지나고 보면 취업을 할 때도, 지금 일을 하면서도, 앞으로 먹고 살 것을 찾는데도 그 선택의 결과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문학의 위기, 최악의 취업난, 공시족의 증가. 문과, 다시 돌아간다면 그래도 문과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제목부터가 참 재미난 책입니다. 부제는 더 재미있습니다. “언제까지 문과라서 죄송할 건가? 우리도 성공한 문과가 되자!” 애니매이션의 역사를 새로 쓴 <너의 이름은>의 프로듀서인 가와무라 겐키는 이과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이 책 <문과 출신입니다만>을 기획하고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등 세상을 움직이는 곳에는 이과 출신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책에는 이과 세계 선두주자 15명과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지,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없어질 것인지, 문과에게는 없고 이과에게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등을 묻고 그 답을 담았습니다. 문과가 살아남을 길, 그 안에 답이 있습니다.



4. “그런 건 기나긴 인생에서 사소한 일이야.”  : <기린의 날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자네들은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했어. 이 사실이 공개되면 아마 거센 비난을 면치 못하겠지. 진학에도 영향이 있을지 모르고. 하지만 그런 건 기나긴 인생에서 사소한 일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자기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되는 거야." 걸으면서 유토 아버지는 모든 것을 고백하는 게 스기노 자신을 위한 길이라고 간곡히 말했다.  
<기린의 날개> 404쪽 中 -





이야기는 연속되는 두 가지 사건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도쿄 한복판, 기린 조각상이 있는 다리에서 가슴에 칼에 찔린 채 죽은 한 남성이 발견됩니다. 특이한 건 그가 칼에 찔린 장소가 다리 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찔린 뒤 이 다리까지 걸어왔다는 것. 그는 왜 고통 속에서 기린 조각상까지 걸어와 숨을 거둔 것이었을까요. 한편 그 남자가 숨지고 두 시간 뒤, 용의자로 의심되는 한 청년이 트럭에 치여 의식불명에 빠집니다. 알고 보니 그는 이전에 죽은 남자가 일하던 회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를 당한 것. 경찰은 원한관계에 의한 살인에 무게를 두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추리소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기린의 날개>는 언뜻 보면 비정규직의 문제를 꼬집은 사회소설 같지만 결국 부모와 자식, 정의란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인지를 말하는 소설입니다. 그 중심에는 일련의 작품에서도 등장했던 가가 형사가 등장해 인간적인 면모를 뽐내며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 갑니다. 죽은 남자의 가족을 중심으로 아버지처럼, 친구처럼 그들 가족의 숨겨진 이야기로 다가가죠.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많지만 이번 책은 추리소설 본연의 맛에도 충실했고, 캐릭터에도 집중했으며, 메시지까지 잡은 그의 작품 중 손에 꼽을만한 책입니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의 문제도, 그럼에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우리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어 더욱 마음이 가는 소설입니다.



리듬 (최지연)

야밤산책》,《결혼은 아직도 연애 중》의 저자이자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nayana0725.blog.me)로 선정된 블로거이다.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CECI>, 언론재단, 코오롱 등에 책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으며, 예스24에 일과 직장생활을 주제로 한 <그래봤자, 월급쟁이> 를 연재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다(공저)》등을 썼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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