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를 떠나보내는 아름다운 방법
연말연시를 잘 보내기 위한 도서 모음
하루하루는 참 지루하고 긴 것 같은데, 한 달은 빨리 지나가고 1년은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정신을 차리고 달력을 보니 남은 달력은 달랑 한 장. 어느덧 12월, 2016년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이 실감나는 순간입니다. 올 한 해를 돌이켜보니 열심히 살아 뿌듯한 것도 있고, 새해에 세웠던 계획 중 제대로 실천을 하지 못한 것도 떠올라 아쉬움도 남습니다. 연락 한번 못한 친구 얼굴이 떠오르기도 하고, 헤어진 그녀 생각에 콧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합니다.
늘 그렇듯 1년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이 즈음에는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무엇 하나에 집중하기 쉽지 않고,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하죠. 그래서 오늘은 2016년의 마지막을 함께 하면 좋을 책을 골라봤습니다. 새해계획을 ‘독서’로 정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분들이라면 이 책들과 함께 그 계획을 실천하시고, 얼마남지 않은 2016년을 찬찬히 곱씹어보며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시길 바랍니다.
1. 2017년, 일상 속 진짜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 <라이프 트렌드 2017, 적당한 불편>, 김용섭 지음
‘불편’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여기에 ‘감수할 만큼 적당한’이라는 전제가 붙으면 조금 달라진다. 참을 만한 고통은 쾌락이 되기도 하고, 감수할 만한 불편은 편리함이 가져다주는 가치를 능가하기도 한다. 적당한 불편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트렌드는 소비의 진화이자 소비자의 성숙을 의미하기도 한다. - 프롤로그 中 -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 한국인의 소비, 라이프 스타일, 컬처 코드, 비즈니스 등 일상 곳곳에 숨겨진 트렌드 이슈를 분석하고, 재배열하고, 상호 연결시켜 우리의 욕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매년 출간되는 트렌드서입니다. 뉴스나 SNS 등을 통해 단편적으로 보았던 1년 간의 이슈를 주제별로 나눠보고 연결해보면서 그동안 변화해온 우리의 욕망을 발견해 보는 것이죠.
저자가 선정한 이번 2017년의 키워드는 ‘적당한 불편’입니다. ‘불편’은 부정적인 의미이지만 ‘감수할 만큼 적당히’라는 전제가 붙으며 소비자들은 기꺼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화학 제품을 쓰지 않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 쓰는 노케미족, 스마트폰의 편리함을 버리고 2G 폰을 고집하는 사람들, 마트 대신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들이 편리함을 버린 것은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환경을 생각하거나, 아날로그적 삶을 추구하거나, 독점 대신 상생을 추구하거나. 그렇게 일상 속 트렌드를 분석한 이 책은 2017년 12가지 유형의 사람들에 주목합니다. 이들은 컬처, 라이프 스타일, 비즈니스와 소비에 걸쳐 두루 영향을 미칠 존재이며, 동시에 우리의 모습이죠. 우리는 이 책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2.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 <바이올렛 아워>, 케이티 로이프 지음
‘바이올렛 아워’라는 책 제목은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따온 것이다. <황무지>는 내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마지막 모습에서 찾아낸 아름다움과 강렬함, 즉 황혼의 깊은 울림을 완벽하게 묘사한 시다. 또한 코앞에 닥친 죽음을 다양한 목소리로 격정적이며 애절하게 노래한 시이기도 하다. (중략) 삶과 죽음 그 경계의 시간이 찾아왔을 때 과연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 한번쯤 상상해 보기를 바란다. - ‘프롤로그’ 中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가 잦았고, 열두 살에 한쪽 폐의 절반을 들어내는 수술을 해야했던 저자는 ‘죽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를 이겨낼 수 있었고, 가까스로 살아난 이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궁금했던 것이죠. 그래서 그는 미국의 사상가 수전 손택, 정신 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영국의 천재 시인 딜런 토머스 등 위대한 작가들의 삶의 마지막 순간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로써 우리가 살아가며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하는 가치는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죠.
이 책 <바이올릿 아워>는 바로 전 세계 위대한 작가들의 생전 인터뷰, 작업 노트, 일기, 편지 등 수많은 자료를 찾아내 분석하고, 작가들의 가족과 연인, 친구, 간병인을 인터뷰해 그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보냈고, 어떤 자세로 죽음을 맞이했는지를 기록한 책입니다. 죽음을 끝까지 거부한 이도 있었고, 원하는 시간에 스스로 삶을 마친 이도 있었고, 죽음에 대항하기 위해 창작에 몰두한 이도 있었죠. 이들이 맞이한 죽음의 모습을 모두 달랐지만 단 하나만은 같았습니다. 죽음 앞에 서자 삶에 대한 욕망이 강렬해졌다는 것이죠.
마지막을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 무엇이 가장 중요하며, 어떤 것을 해야하는지 명확해집니다. 위대한 작가들의 이야기에서 여러분의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며, 지금 이 순간 내가 해야하는 일은 어떤 것인지를 차분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이제 당신도 중년인가요? :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사카이 준코 지음
중년에게는 종종 중년의 위기가 들이닥친다. 느닷없이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해지기도 하고 방향을 잃고 헤매기도 하는데, 이러한 위기의식이 드는 것도 중년이란 나이가 어‘중간’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코 젊었을 때로 돌아갈 수 없지만 노년에 대한 각오를 단단히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고 지금 이 상태에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무섭기도 하다. - ‘들어가는 말’ 中
중년. 산술적으로 몇 세부터 몇 세까지가 중년이다 정의할 수는 없지만 중년에 접어들면 본인 스스로 ‘아, 나는 이제 중년이 되었구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가령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를 동시에 책임져야 할 위치에 이르게 되었거나,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가 되어 아래와 위에서 동시에 치이거나, 신체적으로 어느 곳 한 곳이 망가지며 급격한 체력 저하가 느껴지는 순간들이 그렇습니다.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는 중년의 시기에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유쾌하게 풀어낸 에세이입니다. 어중간한 위치에서 오는 불안감, 나이 들어감에 대한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찾아오는 중년의 시기를 솔직담백하고 재치있게 풀어내며 중년도 지내보면 꽤 재미있고 지내볼 만하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늦은 것 같고, 지금 이대로 계속된다면 무서워 방황하기 쉽지만, 모두가 중년은 처음이듯 실수해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남들 또한 이런 시기를 겪어냈다는 것만 알아도 힘이 되고 용기가 생길 테니까요. 좌충우돌 중년의 시기를 지나온 그녀의 책은 그래서 큰 힘이 됩니다.
4. 2016년 마지막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에게 : <렛 잇 스노우>, 존 그린, 로렌 미라클, 모린 존슨 지음
‘정신없이 언덕을 내려가다가 장애물이 나오면 방향을 틀라’는 가르침을 주신 하미쉬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덕분에 눈 덮인 경사로를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기업 사회라는 허울 뒤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과, 하루에도 ‘그랑데 라떼 한 잔’이라는 말을 삼천 번씩 외쳐야 하는 분들, 또한 정신없는 연휴 기간에 신용카드 오류로 고충을 겪어야 했던 분들, 이 책은 여러분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 ‘작가의 말’ 中
영화화되어 더욱 많은 사랑을 받았던 베스트셀러 <안녕, 헤이즐>과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의 저자 존 그린과 두 명의 청소년 교양도서 작가가 뭉쳐 크리스마스 시즌에 읽으면 좋은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을 펴냈습니다. 표지부터가 환상적인 <렛 잇 스노우>는 50년 만의 크리스마스 폭설을 배경으로 그레이스 타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고등학생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세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각 소설의 주인공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갑작스레 플로리다로 향하게 된 16살 소녀 주빌레, 한바탕 눈길 레이스를 펼치며 친구처럼 지내는 말괄량이 듀크에게 미묘한 관심을 가지게 된 토빈, 연락이 끊어진 남자친구 젭 때문에 엉망인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는 애디입니다. 이들은 모두 크리스마스 시즌에 사랑 문제에 직면하며 연말만 되면 사랑 문제로 싱숭생숭해지는 우리들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세 명의 작가가 각자의 개성을 담아 쓴 세 편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듯하지만 알고보면 연결되어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크리스마스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마음 설레게 해줄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리듬 (최지연)
《야밤산책》,《결혼은 아직도 연애 중》의 저자이자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nayana0725.blog.me)로 선정된 블로거이다.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CECI>, 언론재단, 코오롱 등에 책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으며, 예스24에 일과 직장생활을 주제로 한 <그래봤자, 월급쟁이> 를 연재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다(공저)》등을 썼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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