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기 마련이다(Man wanders as long as he strives)” 이것은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노력이란, 더 나아지려는 노력이지요. 그렇기에 더 나아지려는 노력은 변화의 원천입니다. 변화는 위대합니다. B와 D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B는 Birth(탄생)을, D는 Death(사망)을 상징하는데요, 태어나 죽을 때까지 더 나아지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라고 창조주는 C, 즉 Change(변화)라는 단어를 우리에게 선사한 것이지요.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는 이런 명대사가 나옵니다. “스스로 기적이 되게!” 주인공은 왜 자기에게만 기적을 내려주지 않느냐며 하늘을 향해 불만을 터뜨리는데요, 그에게 창조주가 해준 충고의 말인 ‘Be the miracle’의 함의가 이것입니다. ‘더 노력해서 스스로 나아지고 변화하면 그것이 기적이다.’
영화 <리틀 러너 Saint Ralph>의 사고뭉치 중학생 랄프(애덤 버처)는 히버트 신부에게 간절하게 묻습니다. “기적을 일으키려면 성자가 돼야 하나요?” 그러자 히버트는 믿음, 정화, 기도를 열심히 실천하라고 가르칩니다. 랄프가 왜 기적에 관해 묻는지 알지 못하는 신부는 성자처럼 믿음을 키울 방법으로 육상에 전념해보라고 권합니다.
랄프가 기적을 바라는 이유는, 병약한 어머니가 최근 혼수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의 말은 랄프를 더 자극합니다. “It will take a miracle to wake her up.” 이 문장은 ‘어머니가 깨어나기 힘들 거다’라는 뜻인데 랄프는 ‘기적이 어머니를 깨울 거야’라고 이해해버립니다. 랄프는 반 년 뒤 열리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나가기로 결심합니다. 우승하면 어머니가 깨어날 거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한편 교장신부는 랄프에게 퇴학을 각오하라고 경고합니다. ‘기적을 좇는 건 신성모독’이라고 주장해온 그이기 때문입니다. 랄프가 뜻을 굽힐까요? 웬걸요! 마라톤 선수로도 활약했으나 신부가 되느라 꿈을 접었던 히버트 신부가 랄프의 훈련을 돕습니다. 그러던 중 랄프의 고백을 듣고는 기적을 꿈꾸는 제자에게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저는 고아가 되고 싶지 않아요.”
랄프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눈물겹도록 뛰고 또 뜁니다. 큰 기적을 향해 랄프는 작은 변화의 기적부터 조금씩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의 가냘픈 신체는 지켜보는 모든 마을 사람들을 애처롭게 합니다. 한 사람만은 예외입니다. 히버트가 랄프를 지도한다는 걸 알아버린 교장신부는 ‘헛된 짓 하지 말라’며 노발대발합니다. 그러자 참기만 하던 히버트가 맞섭니다. “훗날 주님이 저에게 이렇게 물으실 것만 같습니다. ‘너의 전부를 걸어보았는가? 눈을 감고서 마음이 가는대로 널 내맡겨 보았는가?’ 교장신부님, 이제 저는 눈을 감기로 합니다.”
히버트의 그런 용기는, 흔들림 없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어린 제자의 삶의 태도에서 자극받은 것이기도 합니다. 교장신부는 목이 터져라 협박합니다. 보스턴에 달려간 히버트는 목이 터져라 응원합니다. 과연 캐나다 출신의 14세 소년이 우승할까요? 그 기적의 힘으로 소년의 어머니는 코마에서 깨어날까요? 어머니를 잃고 싶지 않은 소년은, 고아가 되고 싶지 않은 소년은 결승선을 향해 죽을힘을 다 해 뜁니다.
- 영화 배급사: MK 픽처스
이미도 외화번역가, 작가‘. 장화 신은 고양이’,‘ 쿵푸 팬더’시리즈,‘ 슈렉’시리즈,‘ 진주만’,‘ 반지의 제왕’3부작,‘ 아메리칸 뷰티’, ‘글래디에이터’등 480여 편의 영화를 번역했고, <이미도의 영어선물>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등의 산문집과 <이미도의 등 푸른 활어영어> <영화백개사전 영어백과사전>등의 영어 교재를 집필했습니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사외보'살맛나는세상' 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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