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IT 트렌드, 어떻게 변할까?

2013.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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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평론가 니자드가 말하는 2013년 IT 트렌드

올해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의 IT 대세는 무엇?

 

 

안녕하세요. IT 평론가 니자드 인사 드립니다.

 

해가 바뀌면 사람들은 자세를 가다듬고 기분을 전환합니다. 사실 작년의 마지막 날과 올해의 첫날은 겨우 24시간의 차이밖에 없지만 사람들은 무엇인가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패션쇼를 보시는 분이라면 의상이 소개될 때 ‘트렌드’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되는 걸 기억하실 겁니다. 트렌드란 어떤 흐름이 일관성 있고 지속적으로 펼쳐지는 것입니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조류란 점에서 ‘유행’과는 약간 다른 개념입니다. 2013년 내가 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의 트렌드가 무엇일지, 이 기기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이제부터 2013 IT 트렌드를 예상해 보겠습니다.

 

 

1. 스마트폰 - 5인치, HD 디스플레이를 향해서

 

IT기기가 발전하는 데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한계란 건 없습니다. 어떤 시점에서 볼 때 입이 딱 벌어지는 속도와 용량이라고 해도 좀 더 시간이 지나면 그럭저럭 쓸만하다고 평가됩니다. 컴퓨터 초창기에 광고하던 컴퓨터 잡지를 보면 “10메가헤르츠의 놀라운 속도! 640킬로바이트의 풍부한 기억용량!”이라는 광고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때는 확실히 놀랍고 풍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요?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은 1기가헤르츠가 훨씬 넘습니다. 10메가헤르츠의 무려 100배입니다. 더구나 이런 처리장치 4개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그것이 바로 쿼드(4)코어입니다. 또한 대부분 2기가바이트의 용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640킬로바이트의 3000배가 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속도와 용량을 두고도 결코 만족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은 꾸준히 커지고 있습니다. 2년 전에 나온 애플 아이폰3GS의 화면은 3.5인치였습니다. 이것도 당시 주류였던 피처폰에 비하면 엄청나게 큰 화면이었죠. 하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폰이 화면 크기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삼성의 갤럭시노트가 크게 성공하자 5인치 스마트폰이 유행하게 됐습니다.

 

 

 

2011년 아이폰은 화면 크기를 키우는 대신 화소 숫자를 4배로 늘려 선명한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반격했습니다. 하지만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폰이 화면 크기와 화소 숫자를 꾸준히 늘리자 마침내 4인치보다 큰 화면의 아이폰 5가 나오게 됐습니다. 애플이 넓어지는 화면이란 트렌드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2013년 스마트폰 화면의 트렌드는 풀HD입니다. 우리가 집에서 보는 HD 화면의 해상도는 1920*1080i입니다. 이것을 컴퓨터에서 무리 없이 보기 위한 해상도가 1920*1080입니다. 화면 비율로는 16:9인데 마침 지금 대부분 스마트폰이 이 비율입니다. 따라서 HD 화면과 딱 일치하는 풀HD 해상도는 콘텐츠를 보기에 가장 알맞은 고해상도가 될 것입니다. 올해 중순부터 나오는 스마트폰은 아마도 풀HD 1920*1080을 넘는 화소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샤프에서는 이미 이런 해상도를 가진 스마트폰을 내놓았습니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서브 노트북의 해상도가 여기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13인치 정도의 저가 노트북은 1366*768 정도의 해상도를 가집니다. 고가 노트북이라고 해도 풀HD 해상도를 가지려면 17인치급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5인치 정도의 스마트폰에서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처럼 우리 눈이 화소를 구별할 수 없게 됩니다. 마치 인쇄된 책처럼 부드럽고 선명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2. 태블릿 - 7인치, 쿼드(4)코어를 넘어 옥타(8)코어로

 

2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하는 사람은 없다. 싱글(1)코어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듀얼(2)코어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지금은 쿼드(4)코어가 주류가 됐습니다. 동시에 4개의 처리장치가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런 고성능 칩을 통해 우리는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부드럽고 빠르게 반응하는 모바일 기기를 쓸 수 있습니다.

 

올해는 삼성의 스마트폰용 주력칩인 엑시노스가 쿼드(4)코어를 넘어 옥타(8)코어로 발전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8개의 처리장치가 작동하는 것이죠. 메모리도 넓어져서 아마도 기본으로 4기가바이트의 용량을 탑재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보다 화려한 인터페이스도 빠르고 부드럽게 움직일 것입니다. 또한 PC방에서나 가능했던 리얼한 그래픽의 온라인 게임이 태블릿용 게임에서 구현되겠지요. 모든 작업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빨라질 것입니다.

 

크기가 작아야 하는 스마트폰에서는 전력 소모가 커지는 문제 때문에 옥타코어로 단번에 가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크기가 유지되는 태블릿은 다릅니다. 배터리를 많이 넣을 수 있는 태블릿은 어느새 가벼운 노트북의 영역을 넘보기에 이르렀습니다.

 

2013년 태블릿의 트렌드는 옥타코어입니다. 이런 발전을 통해서 우리는 태블릿을 마치 PC처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한쪽 창에서 어제 방영됐던 TV 드라마를 보면서 다른 창을 통해 포토샵 작업을 하는 거죠. 멀티 윈도우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이미 이런 내일에 대한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이고 있습니다.

 

 

 

화면 크기는 7인치가 많아질 것입니다. 들고 다니기 적절한 크기와 무게로서 7인치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를 비롯해 구글의 넥서스7, 아마존의 킨들파이어가 바로 이 정도 화면 크기를 가지고 있죠. 올해는 옥타코어를 가진 7인치 고성능 태블릿의 등장을 기대해 보세요.

 

3. 노트북 - 얇고 가볍고 더 선명해진다

 

요즘 노트북의 위상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훨씬 늦게 나타난 아우 태블릿이 부쩍 커져서는 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웹 서핑과 책 읽기, 동영상 보기에선 태블릿이 훨씬 편리하기도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몇 초만에 즉각 켜지면서 배터리도 오래갑니다. 가볍고도 얇아서 오래 들고 쓰기도 좋죠.

 

자리를 위협받은 노트북은 마침내 아우인 태블릿의 장점을 배우기로 결심합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맥북에어와 울트라북입니다.

 

애플의 맥북에어는 아이패드에서 많은 것을 배워서 만들었습니다. SSD(Solid State Drive)의 채용으로 인해 하드디스크가 사라졌습니다. 10초 남짓한 시간에 빠르게 부팅할 수 있고 소음도 전혀 없습니다. 울트라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13년의 노트북은 외형에서 더 얇고 가벼워질 것입니다. 13인치 미만의 크기를 가진 노트북은 1킬로그램보다 가벼워져야 합니다. 마치 피서철을 앞둔 여자들처럼 피나는 다이어트 노력을 해야겠죠? DVD 드라이브를 제거하고, 잘 쓰지 않는 단자를 없애는 등 단 몇 그램이라도 줄이기 위한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애플이 몰고온 레티나 디스플레이 열풍도 가세할지 모릅니다. 2560*1600 이라는 엄청난 해상도를 가진 화면이 본격적으로 고급 노트북에 도입될 것입니다. 보다 풍부한 표현력을 가진 화면을 통해 우리의 눈은 좀더 기분 좋은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4. 스마트TV - 인공지능과 스마트 앱을 넘어선 어떤 것은?

 

지난 2년 간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변화와 혁신이 숨가쁘게 이어져왔습니다. 하지만 작년을 고비로 기술 변화는 어느 정도 끝난 모습입니다. 변화된 기술이 성숙해지고 안정화되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죠.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차이도 이제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덕분에 소비자는 어떤 스마트폰을 써도 비교적 고른 사용자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13년은 모바일 기기에서 시작된 혁신이 다른 지능형 가전제품으로 번져가는 해가 될 것입니다. 그 첫 번째 대상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어느 집에서나 한 대 이상 쓰고 있는 텔레비전(TV)입니다.

 

사실 텔레비전은 처음 만들어진 시대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습니다. 전원을 켜면 방송 화면이 나오고 채널을 돌리면 화면이 전환됩니다. 그것뿐입니다. 채널을 돌리는 방식이 돌리는 로터리식에서 누르는 버튼으로, 그리고 약간 떨어져서 조작할 수 있는 리모콘 방식으로 변한 것이 거의 전부죠.

 

 

 

가장 뜨거운 변화는 애플에서 내놓을 새로운 TV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유지를 이어받은 팀쿡은 올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진 애플만의 텔레비전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새로운 텔레비전에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답해주는 인공지능 시스템인 시리(Siri)가 탑재되고 영상을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볼 수 있는 구매 시스템이 딸려올 것입니다.

 

다른 가전제품 업체도 가만히 있지 않겠죠. 구글이 지원하는 구글 TV를 비롯해서 삼성과 LG등 국내 가전제품 업체들도 음성과 동작으로 조작이 가능하고 스마트한 텔레비전으로 사용자들을 이끌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4K(HD 화소 수의 약 4배에 달하는 차세대 고화질 해상도)라는 초고해상도를 지원하는 텔레비전도 주목 받고 있고요.

 

작년에 유행했던 3DTV 붐의 지속 여부는 콘텐츠 수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3D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부분은 풀HD란 전례와 같이 지상파 방송에서 3D 방송을 언제 시작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지상파에서 방송을 하면서 풀HD가 대세가 됐으니까요.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터' 중 한 장면 

 

2013, IT의 이런 변화들은 보다 우리 생활을 풍족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더 얇고 가벼우며 선명하고 뛰어난 성능을 지닌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카페에서 문서 작성과 고화질 영상 감상, 사진 편집 등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한 번에 한다거나 PC방의 고 사양 데스크탑에서나 가능했던 온라인 게임을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또한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텔레비전이 켜지며 집사처럼 나를 반겨줄 것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 날씨가 추웠죠? 방송된 영상 가운데 OO님이 관심 있는 축구경기가 있네요. 보시겠습니까?”라고 말입니다. 20년 전 SF영화 속에서나 보았던 이런 삶을 가능하게 할 2013년의 IT 기기를 주목해는 건 어떨까요?

 

 

니자드(본명: 안병도)
IT 평론가이자 파워블로거. 명확하고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심도있는 IT 평론으로 정평이 나있다.

블로그 니자드의 공상제작소(http://catchrod.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으며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웹스미디어 미디어 뉴스 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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