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한옥의 단아함과 기품에 푹 빠져 보세요
한 박자 쉬어 가는 가을여행지, 전주한옥마을
서울 도심만 살짝 벗어나도 황금빛 들녘엔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고, 푸르름을 한껏 발산했던 나무들은 하나 둘씩 초록 대신 노랑, 빨강 빛깔의 옷을 입기 시작하며, 하늘도 한여름의 엷은 색에서 눈부시게 파란 빛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가을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계절,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책도 읽고, 느릿한 걸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여행하기도 좋은 계절입니다. 봄부터 쉼 없이 바삐 달려왔던 농부가 결실의 열매를 거두며 숨을 토해내듯이 여물지 않은 생각들을 뒤돌아보며 한 박자 쉬어 가는 계절이기도 하고요.
이런 가을이 빠르게 깊어가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쌀쌀해지는 기온을 느끼며 단풍 명산을 찾는 단풍 나들이객들의 발걸음도 부산스러워졌는데요. 단풍 나들이객의 발걸음에 발맞춰 떠나는 단풍여행도 좋지만, 가을엔 문틈 사이로 그윽한 향이 퍼져올 것만 같은 고즈넉하고 단아한 한옥으로 여행을 떠나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엇박자로 떠나는 여행. 넉넉한 마음 하나만으로 발걸음도 가볍고 호주머니도 가볍게 전주한옥마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전주시 완산구 교동에 자리잡은 전주한옥마을은 다양한 유적지와 문화재가 자리하고 있고,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체험들도 골고루 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700여 채의 전통 한옥으로 이루어진 한옥마을은 일제 강점기 때 일제가 성곽을 헐고 도로를 뚫어 일본 상인들이 성안으로 들어오자 이에 대한 반발로 자연스럽게 형성됐고, 현재까지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유적이 가득한 전주한옥마을인데요. 그럼 전주한옥마을에서 들러보면 좋을 명소들과 체험관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여행 파워블로거 열씨미의 다른 여행 이야기가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 클릭!
▶ [국내 남도여행] 여행블로거 열씨미의 슬로우힐링 1박 2일 남도여행기
▶ [태안여행 코스 추천] 서울 근교 당일치기 여행에 딱!
▶ [인제 가볼 만한 곳] 번지점프부터 아이언웨이까지,
▶ 여행 파워블로거 열씨미가 추천하는 충청북도 가볼 만한 곳
▶ [영암 F1 경기장]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리는 곳, 여행 파워블로거 열씨미와 떠나는 전남 영암 여행
추천 전주한옥마을 코스 1. 조선 왕실의 성전 ‘경기전’
전주한옥마을의 으뜸 명소로 경기전을 먼저 꼽을 수가 있는데요. 전주한옥마을 입구에 자리한 경기전은 한옥마을을 찾은 여행객이라면 으레 들리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경기전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곳으로 조선의 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사고와 예종의 탯줄을 묻은 태실 등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에 경내를 거닐면 더욱 운치 있는 풍경들을 볼 수 있는 경기전은 우람한 은행나무를 비롯해 족히 100년은 넘은 듯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수목원에 들어선 듯한 느낌도 살짝 드는데요. 경기전에 들어서면 애써 문화재를 찾으려 하지 말고 경기전의 관람동선에 따라 경내를 천천히 여유롭게 둘러보기만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본다면 그 앞에서 다양한 포즈와 표정으로 사진을 맘껏 찍어도 좋을 텐데요. 아름드리 나무 아래 서면 자연스레 풍경이 되어주는 경기전이기에 가을을 담뿍 느낄 수가 있습니다.
추천 전주한옥마을 코스 2. 한옥마을 속 서양식 건축물 ‘전동성당’
전통적인 한옥기와지붕에 눈길을 주고 걷다 보면 외국영화에서나 봄직한 이국적인 로마네스크양식의 전동성당과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완공하기까지 23년이 걸렸다는 전동성당은 경기전과 바로 마주하고 있어 동양과 서양 건축물의 어울림을 생각하게 합니다.
전동성당은 전주한옥마을 속에 우뚝 솟은 건물이지만, 둥근 돔형 첨탑의 앙증스러움으로 한옥마을의 기품 및 고풍스러움과 조화를 이룬 듯 했는데요. 전동성당은 12개의 창이 있는 종탑부와 8각형 창을 낸 좌우 계단의 돔은 전동성당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상징물로 꼽히고 있습니다.
국가지정 사적 제288호로 지정된 전동성당은 서울 명동성당 내부 공사를 마무리했던 프와넬 신부의 설계로 보두네 신부가 1908년에 성당 건축을 시작하여 7년 만인 1914년에 외형공사를 마치고, 중국인 인부 100여명이 직접 구운 벽돌로 성당을 짓고, 남문 밖 성벽의 돌로 주춧돌을 세운 건물입니다. 전주 전동성당은 조선시대 최초 순교자인 윤지충과 권상연 등이 박해를 받고 처형된 천주교도의 순교터에 세워진 성당으로, 이들의 뜻을 기리고자 건립됐다고 해요.
추천 전주한옥마을 코스 3. 한옥 체험관 ‘동락원’, 한의학 체험관 ‘전주한방문화센터’
전주한옥마을의 한옥숙박시설이자 체험관으로 유명한 동락원도 들러 보면 좋을 텐데요. 동락원의 넓은 앞마당과 뒷마당 곳곳에 자리잡은 풍경들이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정겨움을 줍니다, 크고 작은 장독대와 작은 연못이 있는 정원 풍경만 둘러보아도 좋은 곳이죠.
아울러 조선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님께서 간간이 들르셨다는 승광재도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동락원처럼 풍경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넓은 앞마당이 있는 승광재는 낮은 처마 위로 보이는 하늘을 고스란히 앞마당에 담을 수 있는 한옥이었습니다.
우석대학교 한방병원에서 운영하는 전주한방문화센터도 들러보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집무실을 한지로 꾸몄다는 지담도 들러보세요. 전주한방문화센터는 진단체험을 통해 자신의 사상체질을 확인하고, 체질에 맞는 한약을 이용해 약족탕 체험도 즐길 수가 있는데요. 한방문화센터에 들어서면 그윽하게 퍼져 오는 한방향에 한약을 먹은 듯 온몸에 좋은 기운이 스며드는 기분을 느끼실 겁니다.
* 한방문화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3가 57번지 (063-232-2500~2)
추천 전주한옥마을 코스 4. 전통 공예품이 가득 ‘전주공예품전시관’
전주공예품 전시관은 우리나라의 전통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는 체험관으로, 명품 특산관과 한지관, 섬유관 등의 다양한 테마로 공예품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바쁜 시간 잠시 짬을 내 전통체험을 해도 좋을 텐데요. 한지를 이용한 공예체험은 전주한옥마을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입니다.
* 전주공에품전시관: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통 65-5 (063-285-0002)
추천 전주한옥마을 코스 5. <혼불>의 창작 과정을 볼 수 있는 곳 ‘최명희문학관’
최명희문학관은 최명희 작가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쓰면 쓸수록 이야기가 샘솟았다는 <혼불>의 집필 과정을 볼 수 있는 문학관입니다. 교보문고에서 실시한 분야별 전문가 100명이 뽑은 90년대 최고의 책으로 <혼불>이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오로지 원고지 위에 글을 쓰셨다는 최명희 작가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전시관에서는 원고지 위에 손수 쓰신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최명희 작가님이 쓰신 원고지 위의 글씨들을 보면서 1만6500매 육필 원고로 태백산맥을 쓰신 조정래 선생님도 잠깐 떠올렸는데요. 무려 17년이라는 집필 기간을 가졌던 <혼불>의 육필을 보며 최명희 작가의 열정적인 마음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 최명희문학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3가 67-5 최명희문학관 (063-284-0570)
추천 전주한옥마을 코스 6. 테마 있는 박물관 ‘부채박물관’ & ‘여명카메라박물관’
전주 부채박물관은 미선공예 한 켠에 자리잡았는데요. 박물관이라고 하기엔 아주 작은 규모이지만, 합죽선 명장들의 작품과 부채들을 만들 때 사용하던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는 알찬 규모의 전시관입니다. 무료로 개방되고 있으니 미선공예의 공예품과 더불어 조선시대의 부채를 비롯한 명장들의 작품들도 둘러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여명카메라박물관'도 둘러보면 좋을 텐데요. 한때 인기를 모았던 필름카메라를 보면서 잠시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는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추천 전주한옥마을 코스 7. 운치 있는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전주한옥마을은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찬찬히 걸어보는 재미도 쏠쏠한데요. 태조로의 넓은 대로만 걷는 관광객들이 절대 맛볼 수 없는 알콩달콩한 재미가 골목길에 있습니다.
보물찾기 하듯 숨겨진 체험관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지만, 나만의 보물창고처럼 꼭꼭 숨어있는 골목길 속 카페에 들러 차 한 잔의 여유를 부려도 좋을성 싶은 골목길인데요. 어느 길로 접어들든 나지막한 흙 담장길을 걷는 듯한 풍경 여행이었습니다. 흙담 사이로 아무렇게나 돌을 박아 넣은 듯한 담도 볼 수 있었고, 예스러움을 갖추되 소박한 듯 절제된 표현을 나타낸 담장도 볼 수 있었는데요. 길과 길이 이어진 골목길에는 집과 집을 구분해주는 담장이 있어 더 정겨웠습니다. 골목 사잇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흡족함을 느낄 수 있는 전주한옥마을입니다.
추천 전주한옥마을 코스 8. 한옥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 ‘오목대’
태조로를 중심으로 골목길까지 둘러보았다면 전주한옥마을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오목대로 올라가 봅니다. 산책로를 오르듯 나무계단을 따라 오목대로 오르면, 오밀조밀하게 팔작지붕을 맞대고 있는 전주한옥마을의 정겨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오목대는 태조 이성계가 황산에서 왜구를 토벌하고 귀경하는 도중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전쟁의 승리를 자축하는 잔치를 크게 베풀었던 곳입니다. 전라북도 기념물 제16호로 지정된 오목대 옆으로는 고종이 친필로 쓴 '태조고황제주필유지'가 새겨진 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오목대 탐방로를 따라 전주한옥마을로 다시 내려가면 오목대 탐방로에 우뚝 선 500년 된 당산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전주한옥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지켜온 500년 된 당산나무 앞에서는 매년 음력 1월 15일만 되면 주민의 무병과 평온무사를 기원하는 당산제가 열립니다. 최근에는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 중 가족의 무병과 평온무사를 기원하며 신성한 당산나무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추천 전주한옥마을 코스 9. ‘성균관 스캔들’의 잘금 4인방이 거닐던 곳 ‘전주향교’
오목대에서 전주한옥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반대 방향의 길로 내려가면 전주향교로 가는 길과 이어져 있습니다. KBS TV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주요 배경지였던 전주향교는 전국에 남아 있는 339개 향교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문화재 사적 제379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전주향교에는 전국 향교 중 유일하게 공자∙맹자∙증자∙안자의 아버지 위패를 봉안한 계성사가 있고, 대성전∙동무∙서무에 51선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전주향교에는 다섯 그루의 크고 작은 수령 350년~400년 된 은행나무들이 전주향교를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습니다. 향교에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는 이유는 공자의 제자들이 은행나무 아래서 공자의 가르침을 많이 받아 공장의 상징이 은행나무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향교에 공자님의 상징인 은행나무를 심어 공자의 가르침을 익히는 데 더욱 매진하게 했다고 합니다. 은행나무가 벌레를 타지 않듯 유생들도 건전하게 자라 바른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010년 11월 국제슬로시티연맹은 선포사에서 “서울이 한국 행정의 수도라면 전주는 한국 전통문화의 수도”라고 밝히며 전주한옥마을을 최초의 도시형 국제슬로시티로 브랜드로 이야기했는데요.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된 전주는 조선왕조 500년 역사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전통문화와 도시적 감각이 어우러진 멋의 고장 전주. 이젠 전주한옥마을로 기억되는 도시이기도 한데요. 알록달록 색을 입어가는 단풍명소도 좋지만, 유유자적하며 한가로이 팔자걸음 걷듯 둘러볼 수 있는 전주한옥마을에서 선이 고운 팔작지붕 풍경에 푹 빠져보시는 가을여행을 계획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여행Tip
전주한옥마을은 얼핏 보면 상업적인 냄새가 물씬 나기도 한다. 한옥마을에 자리한 특산품 매장과 전시관들은 각자 특색 있게 꾸며졌지만, 공예품이나 전시품들은 사기엔 조금 비싼 가격대로 매겨져 있고, 한옥마을의 명소만큼 음식점 가격도 만만치 않다.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전주한옥마을을 어떻게 둘러볼 것인지 이동 동선을 계획해보고, 검색을 통해 음식점들을 미리 알고 떠나도 좋을 것 같다.
숙박을 한다면 한옥마을 내 자리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해도 좋을 것이다. 아울러 친구들 혹은 연인과 함께 한 여행이라면 막걸리 골목에 잠시 들러 20가지도 더 되는 안주거리들과 함께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켜도 좋을 듯싶다.
* 막걸리골목: 전주시 완산구 삼천2동
열씨미(본명: 김미영)
여행 전문 파워블로거. 2005년부터 국내 곳곳을 다니며 생동감 있는 여행기를 블로그 ‘Yeolssimi 카메라세상여행(http://jbm993.blog.me/)’에 연재해왔다. 2012년 여행부분 네이버 파워블로거로 선정되어 활약 중이다.
'Culture >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코트 코디] 겨울 필수 아이템, 코트 코디 노하우 (0) | 2013.11.08 |
---|---|
[빼빼로데이 선물] 빼빼로데이, 사랑 두 배 되는 선물 고르기 노하우 (0) | 2013.11.07 |
[웹툰 추천] 놀라운 발상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장르별 웹툰 추천! (3) | 2013.11.01 |
[비타민 추천] 나에게 맞는 비타민은? 성별, 유형별 추천 비타민 알아보기 (0) | 2013.10.31 |
[다이어트방법] 잘 먹고 놀고 날씬해지기, 가을 다이어트 방법 (2) | 2013.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