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특별전] 모래시계 재희가 관상의 수양대군으로 재탄생하다, 상남자 이정재

201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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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재희가 수양대군으로 다시 태어나다

2013년 가장 뜨거운 명품배우 이정재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최근 영화 <관상>이 벌써 관객수 800만 명을 돌파하며 화재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화재의 중김에는 단연 배우 이정재가 있습니다. 영화 중반부에 나오는 수양대군의 등장씬은 좌중을 압도하며 여성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죠.



 ▲ 영화 <관상>의 수양대군 (제공: 쇼박스)



40대에 들어서 명배우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정재. 하지만 이정재는 신인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1995 SBS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여주인공 고현정의 보디가드로 등장하면서 이정재라는 이름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켰죠.

 

당시 이정재가 연기한 '재희'라는 캐릭터는 대사가 별로 없어서 연기력보다 잘생긴 얼굴로 승부(?)하는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평소 아무 말 없이 그림자처럼 고현정을 따라 다니다가 위기의 순간에 한 자루의 죽도를 들고 하고 등장해서 위기상황 정리. 상남자 포스 활활! 덕분에 전국의 검도장 매출이 상승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연기파 배우의 길에 들어서다

 


▲ 영화 <태양은 없다>의 주인공 이정재(우), 정우성 (제공: 삼성영상사업단)


1998년 작 <태양은 없다>는 감출 수 없는 연기본능을 유감없이 보여준 작품입니다. 여기서 열연한 '흥기'라는 역은 아주 비열하고 치사한 캐릭터입니다. 부모 속 썩이고 친구 속이고 경마장에서 돈 다 날리고 심지어 보석가게까지 털죠. 이런 뻔뻔한 캐릭터를 능구렁이마냥 자연스럽게 연기합니다. <모래시계>에서 멋있지만 조금은 경직된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태양은 없다>로 연기변신에 대성공했다는 평을 얻으며, 제20회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합니다.


 

   



명실공히 인기배우의 반열에 오른 이정재는 2000년대 들어서 다양한 멜로영화에 출연합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인터뷰>, <시월애>, <순애보>, <선물>, <오버더레인보우>를 연달아 선보입니다. 상대 여배우들을 보면 정말 후덜덜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심은하, 전지현, 이영애, 장진영 등 지금까지 유효한 당대 최고의 여신들과 함께 했죠. 

 

 

조금은 아쉬웠던 시절

 

아쉽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보여준 이정재의 필모그래피는 2% 부족해 보입니다. 분명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지만, 너무 조각 같은 외모 때문일까요? 절친이자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배우 정우성은 연기력이 조금 부족(?)해도 젊은 남성들의 워너비로 등극했지만 이정재는 그 무언가가 없었습니다. 또 당시 이정재가 출연한 영화들은 대체적으로 흥행에 성공은 했지만 요즘 <관상>과 같이 전국민을 사로잡은 작품이 없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대박 작품'이 없었죠.

 



 

2003년 작 <! 브라더스>는 다시 한번 그의 연기력을 입증하는 작품이었지만 이 역시 대작이라고 하기엔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에 들어서 이정재는 다시 비상하기 시작합니다. 2010년 작 영화 <하녀>에서 이정재는 상당히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죠. 크게 흥행한 영화는 아니지만 관객들에게 이정재라는 배우를 다시 한번 각인시킨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도둑들> 1,000만 배우로 등극하다

 

이정재도 드디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천만영화'를 추가합니다. 국내 영화감독 중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평을 받는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한국판 <오션스일레븐>이라고 불리며 그 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굽니다. 하지만 <도둑들>의 흥행은 서막에 불과하죠.

 


▲ 이정재의 첫 천만영화 <도둑들>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신세계. 이정재는 본인의 연기인생의 전환점과 같은 작품을 찍습니다. 영화 <신세계>에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명배우 최민식, 황정민과 열연을 합니다.


배우들은 대체적으로 본인만의 연기 성향이 있습니다이는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요본인의 연기스타일이 너무 강하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그래서 연기의 폭이 좁아지게 되죠하지만 연기의 폭이 넓은 배우들은 어떤 캐릭터를 맡겨도 등장인물에 마치 빙의한 듯 신들린 연기를 보여줍니다명배우의 반열에 오른 배우들의 공통점이죠.



 ▲ 영화 <신세계>에서 최민식, 황정민과 열연을 펼친 이정재 (제공: NEW)



이정재도 <신세계>를 통해 이와 같은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달합니다. 불안에 떨면서 끊임없는 내적 갈등을 겪는 예민한 캐릭터를 매우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예전 작품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진하고 진한 수컷의 본능을 발현합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 <관상>을 통해 정점을 찍습니다. <관상>은 송강호, 백윤식, 김혜수 등 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이정재가 연기한 수양대군이 등장하는 순간 나머지 캐릭터를 모두 압도해버리고 홀로 영화를 이끌어갑니다. 그 동안 쌓여왔던 이정재의 연기 포텐이 터지는 순간이죠.



 ▲ 상남자 포스를 뿜어내는 <관상>의 수양대군 (제공: 쇼박스)


드디어 제대로 빛을 보는 배우 이정재는 향후 차기작이 기대되는 명품배우입니다. 이는 잘생긴 외모가 아닌 탄탄한 연기력과 탁월한 캐릭터 해석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혹자는 이정재를 두고 대기만성형 배우라도 합니다. 그만큼 올 2013년 이정재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성공적입니다. 단언컨데, 이정재는 2013년 충무로에서 가장 멋있는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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