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 & 조니 뎁, 봉준호 & 송강호 등
파트너를 넘어 분신이 되다, 영화 감독과 페르소나 배우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배우 OOO은 감독 OOO의 페르소나다”라는 이야기를 적잖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페르소나(Persona)’는 그리스어로 가면을 뜻하는 말인데요. 영화에서는 종종 ‘감독의 분신’이란 개념으로 쓰입니다. 즉, 감독의 생각과 영화 세계를 표현하는 배우가 감독의 페르소나인 것이죠.
그래서 뚜렷한 영화 세계를 가진 감독이 있고, 감독과 여러 편의 영화 작업을 함께한 배우가 있을 때 그 배우에게 페르소나란 수식어가 붙곤 합니다. 작가주의 감독과 페르소나 배우는 파트너를 넘어 선 특별한 관계인지라 이 조합이 만들어 낸 결과물은 대개 믿고 볼 수도 있는 것 같고요. 오늘은 이렇게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영화 감독과 페르소나 배우들을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
기괴한 세계를 만드는 이들, 팀 버튼 & 조니 뎁
팀 버튼 감독의 영화는 기괴하지만 매력적인데요. 감독이 창조한 그로테스크한 세계의 주인이 바로 배우 조니 뎁입니다. 이들은 1990년 작품 <가위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가위손>으로 조니 뎁이 스타가 된 이후에도 이들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1994년 <에드 우드>, 1999년 <슬리피 할로우>, 2005년 <찰리와 초콜릿 공장>과 <유령 신부>, 2007년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2010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2년 <다크 섀도우>를 함께했습니다.
조니 뎁은 팀 버튼 감독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기괴한 분장도 서슴지 않죠. <가위손>의 에드워드, <찰리와 초콜릿 공장> 윌리 웡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자장수처럼 말이죠. 그래서 조니 뎁의 필모그래피에서 인상적인 작품도 팀 버튼 감독과의 작업 결과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고가 최고를 만났을 때, 봉준호 & 송강호
‘우리나라 최고’란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함이 없는 게 봉준호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배우 송강호 조합인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대표작은 2003년 <살인의 추억>, 2006년 <괴물>, 2009년 <마더> 그리고 올해 여름에 개봉한 <설국열차>입니다. 배우 송강호는 이중 <마더>를 제외한 3편의 영화에 모두 주연으로 출연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현실 사회의 그늘진 단면을 포착해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속에 놓인 소시민의 투쟁과 좌절을 영화에 담곤 하는데요. 배우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이 생각하는 소시민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배우인 것입니다. 송강호가 연기했던 투박한 시골 형사, 딸을 구하기 위해 정체불명 괴물과의 사투도 마다 않는 구멍가게 주인을 떠올려 보시면 바로 이해가 되실 거예요. ^^
마틴 스콜세지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거장과 거장의 남자
‘세계적인 거장’으로 불리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미국 사회, 특히 뉴욕의 거친 맨 얼굴을 드러내는 감독이란 평가를 받곤 합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이런 작품 세계를 표현하는 페르소나는 꽃미남 배우에서 연기파 중년 배우로 성장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입니다.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2002년 영화 <갱스 오브 뉴욕>에서 연을 맺은 이후 2004년 <에비에이터>, 2006년 <디파티드>, 2010년 <셔터 아일랜드>에서 호흡을 맞췄습니다. 영화 <타이타닉> 때까지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연기를 잘 한다는 인상보다 잘 생겼다는 인상을 주는 배우였는데요.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갱스 오브 뉴욕>에 출연한 것이 연기 전환점 내지는 재평가 포인트가 됐다고 해요. 현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명실상부한 연기파 배우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전에 다른 페르소나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하비 케이틀과 로버트 드니로입니다. 이들도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여러 작품을 함께했다고 해요. 그들의 바톤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어 받은 것이죠.
이 밖에도 장진 감독과 홍상수 감독이 각각 페르소나 배우로 정재영, 김상경을 두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 영화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합을 보여주고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새로운 작품을 함께 내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는데요. 파트너 그 이상의 관계를 보여주는 감독과 배우의 좋은 작품 소식을 기다려 봅니다.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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