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K] 감각을 통한 창조와 사유, '감각의 소용' 展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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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K] 감각을 통한 창조와 사유, '감각의 소용' 展

작가의 감성이 작품이라는 실체로 육화되는 여정

 



안녕하세요, 코오롱 소셜미디어 대학생 서포터즈 조성원입니다.


여러분은 코오롱 문화 예술 나눔 공간인 ‘스페이스K’를 알고 계시나요? 스페이스K는 과천 코오롱 본사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감각의 소용>이라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감각의 소용>은 작가 고유의 감성이 발현되어 작품이라는 물리적 실체로 육화되는 여정 속에서 예술가들이 구사하는 감각적 운용법을 흥미롭게 들여다본 전시이며 김병진, 민성홍, 한진 작가님이 참여하신 전시입니다. 그럼 이제 김병진, 민성홍, 한진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김병진 작가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네. 안녕하세요? 저는 기억이나 경험에서 비롯된 이미지들을 페인팅을 하는 작가입니다.



Q.. 작품이 실사같이 보이는데, 정말 사진을 찍으시고 그 이미지를 바탕으로 그리시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것 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리시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수집된 사진을 바탕으로 작업을 하는데, 사진을 보고 그것을 페인팅으로 옮기죠. 제가 촬영한 사진들을 페인팅으로 옮기는 이유는 그 옮기는 과정이 제가 그 장면을 소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유의 과정으로써 페인팅을 진행합니다.



Q. 그렇다면 찍으시는 사진들을 거의 다 옮기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고른 사진만 옮기시는 건가요?


A. 저는 촬영은 꽤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일상생활에서 여러 이미지들을 수집한 후에 선택하는 과정을 거쳐서 (골라진 사진들만) 작업을 진행합니다.



Q. 그러면 선택되는 기준이 따로 있을까요?


A. 기준은 일단 이런 것들이 얼마나 보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 인 것 같아요. 제가 선택한 이미지들은 다 굉장히 보편적인 이미지예요. 그래서 이미지를 봤을 때 누구나 자신의 기억을 상기시킬 수 있을 만한 것 들이라서, 어떤 주제가 너무 부각된다든지, 아니면 너무 특이한 화면 같은 것들은 배제하는 편이고, 최대한 일상 풍경에 가까우면서 보편적인 이미지들 그리고 뭐 당연한 거겠지만, 화면으로 옮겼을 때 괜찮은 것들을 그립니다(웃음). 





Q. 작품을 보면 일상 같은 풍경에 여백을 두어 그 부분은 관람객분들이 상상하도록 남겨 두시는 데, 그렇게 작업을 진행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제가 기억이나 경험 위주로 작업을 하게 된 이유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정서적인 위로를 받는 게 제 작업의 가장 큰 목표인 것 같아요. 내 삶이 힘들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고 하지만 이런 것들이 사실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고 이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과정이 비슷비슷하고 그걸 공감하는 과정에서 위로받고자 하는 것이죠.



Q. 그러면 작가님도 그러한 경험이 있으셔서 그렇게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하셨던 걸까요?


A. 다른 작업을 보고 제가 그런 경험을 했다기보다는, 제가 그런 위로가 제일 필요했던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가지고 있는 막연한 두려움이나 그런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해소하는 방법들 중 하나가 나만 이런 게 아니라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서 이별이라고 하면 되게 힘든 것 같잖아요, 세상 나 혼자인 것 같고 내가 제일 슬픈 것 같고 한데, 사실 누구나 다 겪는 일이고 그런 것처럼, 결국 나 혼자이고 지고 가져갈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누구나에게 다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그런 위로가 저한테 좀 필요했던 것 같아요.



Q. 혹시 관람객분들이 더 유심히 봐주셨으면 하는 작품이 있을까요?


A. 카페 풍경을 한 세 개의 시리즈로 나온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은 서로 다른 공간인데 끝에 있는 사람들이 마주 보고 대화를 하고 있는 것처럼 배치가 되는 작업이에요. 대화는 화자와 청자의 역할을 서로 계속 주고받으며 이루어지는데 그것을 멈춰진 화면에 표현해 대화에 여백을 두고,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카페 풍경을 통해 내가 저기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보는 사람이 자신만의 기억을 상기시킬 수 있게끔 한 작업이었기 때문에 그거를 좀 유심히 봐주셨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감각의 소용에 참여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일단은 뻔한 얘기겠지만 굉장히 영광이고, 같이 작업하신 분들의 작업이 너무 멋있어서 조금 위축이 되긴 했지만(웃음) 그래도 같이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작업하다 보면 개인전도 굉장히 큰 경험이지만 단체전을 하는 게 진짜 큰 경험이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작가분들 만날 수 있고, 다른 작가분의 작품과 (제 작품이) 같이 놓인 것을 볼 수 있으니까. 작품이 작업실 안에 있는 거랑 이런 곳에 설치가 됐을 때는 느낌이 또 다르거든요, 공간에 따라서. 그래서 그런 점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민성홍 작가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수집된 사물을 변형, 재구조화 시키는 설치 작업을 하는 민성홍 입니다.




Q.. 철거 폐기물이나 사물들을 가지고 조형물을 만드시는데, 그렇게 만들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이게 사실 철거 폐기물은 아니고요. 그것도 소재가 되긴 하는데, 주로 소재가 되는 것은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남겨지는 사물을 가지고 변형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거든요. 사람들의 버려진 사물들이긴 하지만 (사람들) 각각이 가지고 있는 히스토리가 거기에 녹아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작가로서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남겨진 사물들을 가지고 서로 다른 의미의 관계 형성을 맺어주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Q . 작품에 대상에 되는 사물들을 어떻게 찾아내시나요?


A . 아 제가 작품 작업할 때 말고는 잘 돌아다니는 편이라,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이사를 가거나 오면서 길에 남겨진 것들이 가끔 눈에 띄더라고요. 그럼 들고 들어옵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작업실에 모아 놨다가 어느 한 기점이 되면 이것들을 작업에 사용합니다.



Q. 특별히 ‘다시락’이라는 주제를 선택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A. 다시락 시리즈는 저에게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유가 있는데, 다시락 시리즈가 만들어질 때의 시기는 제가 30년 동안 살던 지역이 재건축을 하게 되어서 어떤 나의 어린 시절이 있던 기억들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시기였죠. 그래서 매일매일 쌓여 가는 사물들을 제가 수집을 해서 이미지를 만든 게 다시락 입니다. 다시락은 마당놀이의 형태인데, 죽음이라는 것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탄생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극 형태로 사람들의 슬픔을 위로해주는 이야기입니다. 희망적인 부분이 극 내용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재건축이라는 제게 닥친 상황을 좀 위로를 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과 연결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시락의 형태를 가지고 사물들을 총체적인 극 형태로 표현해내고 싶다고 생각을 해서 저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감각의 소용에 참여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스페이스K라는 공간은 다른 작가들을 통해서 흥미로운 공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곤 했는데 우연치 않게 이번에 참여하게 되어 우선 기뻤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런 로비라는 열린 공간이 저에게 익숙하지 않은 전시 공간이라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이렇게 위에서 내려다볼 수도 있고 좀 열려 있는 공간이 다른 쪽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한진 작가




Q. 기억 속의 감정을 소재로 하시는 데,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기억이 떠오르고 맴돌 때는 문득, 불현듯 다가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그런 것들을 관찰하고 존중하는 저의 방식이 그림으로 그리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기억을 관찰하고 계속 의문을 제기하는 저만의 방식이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 이예요. 기억에 남겨진 것들은 제가 의지로 지우지 못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없었던 감정이 혹은 잊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 문득 기억이 떠오름으로써 느껴진다면 그것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것을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존중을 하는 것입니다.



Q. 기억 속의 감정을 표현하실 때 청각에 집중을 하시는 데, 그 이유가 있을까요?


A. 사람마다 기억을 지속시키고 받아들이는 감각이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청각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처음 만나는 사람을 나중에 기억을 할 때 얼굴보다는 그 사람의 목소리의 톤? 어조로 많이 기억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작업을 할 때도 기억을 기억하게 하는 힘은 그때의 소리기 때문에 청각에 집중을 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Q. 기억의 감정을 표현하실 때 층층이 그림을 쌓으시는데, 그런 이유가 있으실까요?


A. 중요한 질문인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사물을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기억에 의존을 하고 그려야 하기 때문에 더듬어 가면서 그리는 과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고 그 그림이 쌓여 하나의 기억이 됩니다. 기억이라는 것이 동적인데 그 동적인 것을 정적인 화면에 담으려 하다 보니 그 움직임이 층처럼 쌓였다고도 할 수 있어요.



Q. 관람객분들이 유심히 봐주셨으면 하는 작품이 따로 있을까요?


A. 모든 작품이 같은 애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더 봐주셨으면 하는 작품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유심히 보신다는 게 가만히 응시한다는 말로도 들려서, 사람들마다 경험이 다른데 자신의 경험과 맞닿아 있는 작품을 보실 때 작품을 응시하게 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신의 잊혔던 감각과 기억을 불현듯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을 유심히 바라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감각의 소용에 참여하시게 된 소감 부탁드립니다.


A. 감각의 소용의 전시 의도를 들었을 때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사람마다 기억하고 감각하는 방식이 다른데, 저 같은 경우는 청각이지만 다른 작가분들은 어떤 감각 방식으로 기억하시고 느끼시는지 궁금했고 그렇게 다른 감각을 가지고 만들어진 작품들이 한데 모였을 때 어떤 느낌이 날지도 궁금했습니다. 또 같은 작품이라도 전시 공간에 따라 느낌이 달라서 여기 스페이스K에서는 어떻게 변주가 될지 궁금했는데, 아직은 정확하게 어떻다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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