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공간의 재활용
테이트모던 미술관, 스페인 빌바오, 난지도 캠핑장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은 영국의 대영박물관, 러시아의 에르미타슈와 함께 세계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곳인데요. 이 루브르 박물관이 원래 요새였단 사실 아시나요? 파리를 지키기 위해 건립된 요새가 궁전으로, 궁전이 다시 박물관으로 재탄생 된 것입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전할 이야기가 바로 이런 '공간의 컨버전'입니다.
더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진 공간을 어떻게 화려하게 부활시켰는지 함께 보실까요? ^^
버려진 화력발전소에서 피어난 예술의 향기, 영국 테이트모던(Tate Modern)
CC By ReservasdeCoches.com, Flickr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영국에 간다면 꼭 한 번은 들려야 하는 명소로 통하는데요. 이 미술관은 일반 미술관과 다른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12년 전인 1994년, 영국은 그 동안 방치됐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화력발전소를 현대미술을 위한 새로운 미술관으로 개조한다는 것이었고 많은 사람이 이 발표로 놀랐습니다. 발전(發電)을 위해 만들어졌던 이 공간을 어떻게 미술 전시를 위한 곳으로 개조할 수 있었을까요?
2000년 오픈한 테이트모던 미술관의 외관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벽돌로 세워진 외벽과 세로로 긴 선을 만들어 내는 창문, 그리고 기존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의 랜드마크인 굴뚝 등 예전 외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죠.
그러나 내부는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7층 높이에 바닥 면적 3400평방미터의 큰 발전실은 로비이자 매해 설치미술품을 바꿔 전시하는 공간으로 개조됐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주(主) 갤러리들은 건물의 정면 건너 세 층에 만들어졌는데요. 어떤 갤러리는 다른 갤러리 두 배의 크기로, 또 다른 갤러리는 템즈강을 바라보는 방향에 만들어지는 등 서로 다른 크기와 비율로 개조된 것입니다.
특히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다른 미술관처럼 연대별로 전시를 나누지 않고 역사화, 정물화 등 주제별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가장 높은 층은 전망 공간으로 만들어졌는데 통유리 너머로 런던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버려진 화력발전소에서 새롭게 탄생한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갤러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몰락한 산업도시를 세계적인 관광지 도시로, 스페인의 빌바오(Bilbao)
철강 및 제철과 조선산업의 발전으로 한때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던 빌바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관련 산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떠나기 시작했고, 도시는 급격하게 몰락했습니다.
1990년 도시 살리기를 고심하던 빌바오는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재단이 유럽에 분관을 지을 계획이라는 정보를 듣고 파격적인 제안을 하게 됩니다. 빌바오가 건축비용, 부지까지 완벽한 미술관을 제공하겠으니 구겐하임미술관의 이름만 제공해달라는 것이었죠. 뉴욕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으나 시민들의 반대가 강력했습니다. 하지만 빌바오는 성공할 수 있다는 확고한 의지로 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갑니다.
빌바오는 가장 먼저 각종 공장 폐수와 생활오수로 썩어가던 네르비온 강을 살리는 데 주력했어요. 깨끗해진 강 주변에 미술관 및 음악당, 체육시설 등도 세웠습니다. 빌바오가 변화하면서 떠났던 시민들이 하나 둘 돌아오기 시작했고, 구겐하임미술관 개관 첫해(1997년 11월 ~ 1998년 10월) 135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 1100만 유로가 남는 성과를 얻게 됩니다.
현재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은 파리 루브르, 런던의 테이트모던에 이어 유럽에서 3번째로 많은 연회원을 보유한 미술관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쇠퇴해가던 공업도시 빌바오는 한 해 100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변신에 성공했고요.
쓰레기 매립지가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이 되다, 대한민국 난지공원
우리나라도 공간이 재탄생 된 훌륭한 사례가 있습니다! 한때 쓰레기 산이었던 난지도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난지도는 수차례 변신(난지도→ 쓰레기매립지→ 골프장→ 공원)을 거쳐 마침내 서울 시민의 도심 속 쉼터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과거 난지는 서울의 모든 쓰레기가 모여 산을 이루는 쓰레기 매립지였습니다. 그 주변엔 심한 악취가 났고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 모여 힘겹게 살아가는 공간 변해갔다고 합니다. 1978년부터 1993년까지 난지도에 매립된 서울 시내 쓰레기 양만 해도 8.5톤 트럭 1300만 대 분량이었죠.
하지만 난지는 계속 쓰레기산으로 머무르지는 않았습니다. 오염 침출수를 처리하기 시작했고 지반안정화 작업을 하면서 초지식물과 나무를 심어 생태계를 복원했습니다. 이런 노력을 거쳐 2002년 난지는 하늘공원 & 노을공원이란 생태환경공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난지에서 한강을 배경 삼아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고, 가을이 되면 억새풀을 만끽 할 수도 있게 됐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난지 캠핑장을 통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캠핑도 할 수 있게 됐고요.
이처럼 공간을 가꿔나가는 사람들의 의지가 있으면 공간을 얼마든지 재탄생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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