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책 추천] 사랑하는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책

추석 연휴 명절을 맞아 

사랑하는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책 추천

 

늘 옆에 있어 그 소중함과 귀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비유할 때, 흔히들 ‘공기’를 말합니다. 공기의 존재는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조금이라도 부족하거나 없어진다면 우리의 생명에 위협을 받을 만큼 살아가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아주 소중한 존재죠. 부족하거나 사라졌을 때만이 우리는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가족도 공기와 비슷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늘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집에 돌아가면 있으니까, 내가 힘들 때 어디서든 달려와 줄 거니까. 하지만 가족이 없거나, 일찍이 가족을 잃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지금 내 곁에 있는 가족이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곧 추석이 다가옵니다. 이번 명절엔 몇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해야 하고, 또 무슨 선물을 사야 하나 고민에 빠지시죠? 그래도 찾아갈 가족이 있고, 반겨줄 가족이 있다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이랍니다.   올 명절엔 그 동안 고마웠던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무슨 가족이 그래? 원래 가족이 그래!

천명관 지음

 

“도대체 이놈의 집구석에 멀쩡한 사람은 없단 말인가?"라는 주인공의 신세 한탄에서 시작하는 소설이 바로 <고령화 가족>입니다. 영화감독 하겠다고 투자자들로부터 10억을 받아 홀라당 날려버리고, 그 사이 스튜어디스 아내도 도망가버린 더 이상 갈 곳 없는 48살 주인공. 그는 '닭죽 잘 됐는데 먹으러 오지 않을래?'라는 엄마의 전화에 마지막 구원의 손길을 받은 것처럼 마지못해 집으로 돌아갑니다.

오랜만에 찾아간 집에는 평소 연락도 없던 형제들이 있었습니다. 전과 5범에 백이십킬로나 나가는 52살 먹은 변태성욕자 형 오함마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엄마 집에 빌붙어 있었고, 주인공이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에게 맞았다며 눈두덩이 시퍼래가지고 돌아온 동생 미연은 중학생 딸 민경까지 데려와 또 다시 이혼하겠다며 엄마 집에 눌러 앉았습니다. 그렇게 평균연령 49세인 고령화 가족이 탄생하게 되었죠.

이렇게 이들은 찌질하고 서로를 전혀 아끼는 것 같지 않지만, 그 어느 가족보다 끈끈하게 묶여 그들 만의 방법으로 사랑합니다. 전과 5범 오함마는 과거에 똑똑한 동생 앞날을 망칠 수 없다며 주인공을 대신해 빵에 갔었고, 이번에는 집 나간 조카를 되찾기 위해 다시 한번 빵에 가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미연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는 우리 오빠 기 죽지 말아야 한다며 몸을 팔아 번 돈으로 외제 양복을 뽑아줬으며, 오빠들 뒤치닥거리 하는 엄마를 위해 단 한 번도 집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었죠. 겉에서 보면 초 막장 삶을 살고 있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보살피며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모든 이들이 다 같은 방법으로 같은 모습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왜 남들은 다 행복한데 우리 집만 이래?'라는 생각을 단 한번이라도 한 적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찰리 채플린이 말했다고 합니다. 내 가족도 한번쯤 멀리서 바라보세요. 어쩌면 누군가가 무진장 부러워하고 선망하는 그런 행복한 가족일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입니다.

 

( 이 책은 영화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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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아버지’일 뿐입니다

 딕 호이트, 던 예거 지음

 

한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딕 호이트였습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게 멋진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릭 호이트였습니다. 사람들은 이들 부자를 가리켜 팀 호이트(Team Hoyt)라 불렀습니다.

릭은 세상에 나올 때부터 장애를 가진 아이였습니다. 탯줄이 목에 감기는 바람에 뇌성마비와 전신마비 장애를 얻은 것이죠. 말도 할 수 없고, 움직일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말을 하는 모습을 그 누구보다 보고 싶었죠. 그래서 아들을 위해 방법을 찾아 나섰고 컴퓨터로 연결한 특수장치로 릭은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릭은 컴퓨터 화면으로 이 세상을 향해 처음으로 말을 건넵니다. "RUN" 릭이 생애 처음으로 얻게 된 목소리로 한 말은 "달리고 싶다" 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딕과 릭은 한 몸이 되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을 휠체어에 앉히고 아버지는 그 휠체어를 밀며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한 거죠.

이들 이야기는 하와이 철인3종 경기에 참가한 두 부자의 모습이 유튜브에 올라오며 전 세계인을 감동시키기 시작했고 책으로까지 출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 <나는 아버지입니다>에는 두 부자가 이 세상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아들을 위해 마라톤 64회, 철인3종 경기 206회, 마라톤 24회 완주의 대기록을 세우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모두들 아버지를 가리켜 '영웅'이라 불렀지만 그는 그 모든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나는 영웅이 아닙니다. 단지 '아버지'일 뿐입니다." 영웅보다 더 뜨거운 가슴과 열정을 가진 아버지. 호이트 부자의 아름다운 레이스를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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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테일러 존스 지음

요즘은 스마트폰의 성능이 좋아지고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어 사진을 편리하게 찍을 수 있게 되었지만 예전에 사진이 주는 것 만큼의 운치는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습니다. 몇 장 남지 않은 어린 시절의 사진을 꺼내어 볼 때의 느낌과 쉽게 찍고 쉽게 지울 수 있는 디지털 사진의 느낌은 확연히 다르죠. 시간의 세월과 추억의 깊이가 묻어난 것 같은 바랜 색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잘 있었니, 사진아>도 우연히 꺼낸 빛 바랜 사진에서 시작된 책입니다. 어느 날 가족 앨범에서 어린 동생의 생일잔치 사진을 발견한 테일러 존스는 사진 속 배경이 바로 지금 그가 앉아 있는 주방에서 찍은 사진임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때와 똑같은 위치에 오래된 사진을 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자 현실 속 과거가 재현되듯 멋진 사진이 탄생했죠. 그렇게 시작된 이 사진 찍기 열풍은 전세계인을 끌어들였습니다. 디어 포토그래프 사이트에는 매일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추억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그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들을 선별해 모은 책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사진을 찍은 이들이 왜 이 사진을 찍었는지 간단한메시지가 적혀 있습니다. 가장 뭉클했던 사연은 아버지는 한번도 내 사진을 찍어준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랜 사진 하나를 발견했고, 그 사진 속에 유리창에 반사된 나를 찍어주는 아버지가 함께 찍혀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그런 각각의 사연들이 담긴 사진들이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의 추억이지만 그걸 보다 보면 잊고 있었던 나의 추억까지 몽글몽글 떠오르며 마음이 포근해지는 책이죠. 잊었던 나의 소중한 가족들과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현재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해 줄 사진 한 장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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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사랑에서 시작된다

강상중 지음

<고민하는 힘>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알려진 이 책의 저자 강상중은 재일 교포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나기는 했지만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후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죠. 사회 문제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고, 비판적 지식인으로 권위에 도전하는 글쓰기를 해왔던 그가 이번에는 이 아저씨의 얼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낯 뜨거운 제목의 책으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사랑할 것>입니다.

그는 몇 년 전 아들을 잃었습니다. 극도의 신경증을 앓고 있었던 아들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세상에는 행복한 자가 있고 불행한 자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다 목숨을 끊었는데요. 그 상실감이 채 치유되지도 못한 채 동일본 대지진을 겪었고, 사상 최대의 원전사고까지 덮쳤습니다. 그 누구보다 죽음 가까이에서 삶에 대해, 삶의 의미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그가 내린 결론이 바로 ‘사랑할 것’이었습니다. 희망이 없어도 사랑은 있을 수 있지만 사랑이 없으면 희망도 없는 것을 눈으로 보았고, 몸으로 겪었기 때문이죠. 치열한 경쟁으로 메말라가는 사회, 무관심으로 인해 점점 대화가 단절되어 가고 있는 가족, 불안과 반복되는 좌절에 무기력화 된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서로의 고통에 귀 기울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바로 사랑이었던 것이죠.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지만 한 챕터를 할애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들인 그의 마음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쓰여져 있습니다. 그의 위로와 당부는 단 한 가지입니다. 어려워진 가족 관계를 회복하는 법은 사랑뿐이라는 것 말입니다.

 

리듬(본명:최지연)

《야밤산책》의 저자이자 2009년부터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선정된 블로거.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오픈캐스트 ‘평범한 직장인의 책 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다(공저)》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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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