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보다 음악이 더 아름다운 음악영화 베스트7

20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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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음악이 더 아름다운 음악영화 베스트7




영화가 끝나고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음악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꾹꾹 눌러 참았던 울음이 터지기도 하고, 가느다랗게 떨리는 호흡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하지만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이 그 무엇보다도 더 편안한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지요. 오늘은 감동적인 음악이 흐르는, 아름다운 음악영화 일곱 편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 영화 순서는 제가 선정한 랭킹입니다.


<감독 : 조나단 레빈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세스 로건>


조셉 고든 레빗이 역할을 맡았던 '아담'은 척추암이라는 희귀한 병에 걸렸습니다. 의사는 수술의 성공할 확률은 50%라 말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슬픈 감정이 폭발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없습니다. 별거 아니라는 듯 행동하는 아담과 그런 아담을 이용해 클럽에서 여자를 꼬시려는 친구 카일의 모습으로 오히려 유쾌한 암투병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쩌면 덤덤할지도 모르는 이 영화가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음악때문입니다. 50/5050%는 눈으로 보고 50%는 귀로 듣는 영화라고 해도 과찬이 아니죠.

  


좀비영화 <웜바디스>의 음악을 혹시 기억하세요? <웜바디스>도 음악을 매우 적재적소에 잘 사용한 영화였죠? 바로 그 영화도, 50/50의 음악감독인 조나단 레빈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나중에 이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음악을 들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거에요.

 

특히, 아담이 병원에서 할아버지가 주는 환각성분이 들어 있는 진통제과자를 먹은 후, 병원복도를 걸어 나올 때 흐르는 'Bee Gees' 'To love somebody'는 기막히게 아름답습니다.

 


Bee Gees 'To Love Somebody'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 리암 니슨, 벤 킹슬리, 레이프 파인즈>


1939 9월 독일은 불가침조약을 맺었던 폴란드를 공격하면서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2차 세계대전은 시작되죠. 이 전쟁에서 독일은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했는데요, 군수사업자인 '쉰들러'는 전 재산을 털어 가스실로 향하는 유대인을 사들이고 자신의 군수공장에서 일을 시켜 목숨을 구해줍니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행동으로 수많은 유대인들은 전쟁에서 살아남게 되었고, 지금도 유대인들은 그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쉰들러 리스트의 OST에는 '이자크 펄만(Itzhak Perlman)'이란 이스라엘 바이올리니스트가 참여했는데요. 펄만은 쉰들러가 살려낸 유대인 중 한 명입니다. 영화 곳곳에는 펄만이 연주한 바이올린 음악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중에서 'Theme From Schindler's List'는 일본의 'Acoustic Cafe'에 의해 한국에서 다시 선보이기도 했었던 곡이죠. 펄만이 전쟁통에서 느꼈을 극도의 공포와 절망, 그리고 슬픔이 음악 속에 그대로 느껴집니다.

 


'Theme From Schindler's List'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감독 : 김태용 / 출연 : 현빈, 탕웨이>

얼마 전 탕웨이와 김태용감독의 결혼소식으로 한중(韓中) 모두가 들썩였죠?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 바로 이 영화는 제가 제48회 대종상영화제 심사할 당시 음악상 부문으로 강력히 추천했던 영화입니다. (참고로 음악상 수상을 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이게 사랑이었을까?"라는 생각을 곰곰이 하게 되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아무리 곱씹어도 "그건 사랑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이 영화. 영화 화면의 진득한 색감과 감미로운 음악의 조화로움이 매우 돋보이는 영화였죠.

 


 


만리타향에서 가질 수 없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갈구하는 두 사람. 사랑을 믿지 않는 염세적인 두 젊은 영혼이 시애틀의 버스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에요. 이들의 사랑을 더욱 애절하고 축 가라앉은 안개만큼 촉촉하게 해주는 것은 바로 음악입니다. 특히 OST중에서 '기다림'이라는 피아노와 베이스의 선율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만추 OST '기다림(클릭하면 이동합니다.)

 

 

<감독 : 로만 폴란스키 / 출연 : 애드리언 브로디, 토머스 크레취만>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폴란드 바르샤바는 완전히 폐허가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유대인이 있는데요, 그가 바로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Wladyslaw Szpilman)'입니다. 폐허에 숨어있던 스필만은 독일군 장교 호젠펠트 대위에게 발각되지만, 음악을 사랑했던 호젠펠트 장교에 의해 음식과 옷을 제공받으며 은닉하며 살아갑니다. 그 대가로 스필만은 장교에게 피아노 연주를 해줍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토대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더 안타깝기만 한 스토리입니다.

 


추억은 멜로디의 옷을 입고 온다는 말이 있죠. 음악을 들으면 번뜩 떠오르는 영화들도 참 많습니다. 피아니스트에서는 쇼팽의 야상곡 20(Nocturne No.20 in C sharp minor)이 떠오르는데요, 서정적인 애틋함이 묻어나는 곡입니다. 이 영화의 엔딩에 조용히 흘러나옵니다. 그렇게 전쟁이 끝나고 스필만은 전범자가 된 호젠펠트 대위를 구명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결국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조그만 선의로 세상이 구원되는 것은 아니지만, 호젠펠트 같은 인물이 없다면 세상의 구원은 요원한 일이겠죠. 대단한 명작입니다.

 

쇼팽의 야상곡 20번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감독 : 커스틴 쉐리단

출연 : 프레디 하이모어,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케리 러셀, 로빈 윌리엄스>


대중이 평가하는 음악영화의 거장이라고 부르는 '짐 쉐리단'이란 영화감독이 있습니다. 그는 1989 <나의 왼발> 1993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연출했던 유명한 감독인데요, 그의 딸인 '커스틴 쉐리단' <어거스트 러쉬>를 연출했습니다.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은 바로 이런 능력을 가지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 훌륭한 음악적 재능을 가진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마치 황홀한 음악 속에서 움직이는 한편의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거스트 러쉬>속에서 음악은 주인공인 어거스트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희망이고, 잃어버린 부모를 찾는 매개체입니다. 음악이란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대단한 힘이 있습니다. 부모 잃은 아이들을 길거리에서 연주시키며 앵벌이로 돈을 버는 위저드(로빈 윌리엄스), 길거리 음악가 루이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성당의 신부, 음악을 듣고 몰려든 행인, 모두가 어거스트의 주변으로 모여듭니다. 오롯이 음악으로만 나지막하게 호흡이 떨리는 경험을 했던 영화였습니다. 특히, 어거스트의 기타 슬래핑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라 하겠습니다.

 

영화 속 어거스트의 기타 슬래핑 장면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감독 : 나가에 이사무 / 출연 : 타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


뜬금없고 이해하기 힘든 이 영화의 제목은 인간의 삶의 현상들을 모두 정의(定義)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사랑, 욕정, 열망, 질투, 연민, 증오 등의 감정들은 가만히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항상 냉정과 열정 사이를 넘나들고 있지요. 10년 전의 약속, 8년만의 만남, 결코 잊을 수 없었던 한 사람, 벌어진 세월의 틈으로 둘은 각자 다른 세상을 살아왔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도 넘게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갑니다.

 

 


이 영화의 OST는 대부분 많이 알려져서 따로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에요. 모든 음악은 작곡가 요시마타 료(Ryo Yoshimata)가 만든 음악인데요, 그 중에서 「냉정과 열정 사이(冷靜情熱のあいだ)」는 첼로 음율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History」는 기타와 바이올린 선율이 천상의 소리이며, The Whole Nine Yards」에서는 피아노 선율이 일품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내가 하고 있는 지금의 사랑이 건조해졌다고 느껴질 때, 이 영화를 본다면 준세이의 나지막한 내레이션에서 꾹꾹 참았던 눈물이 터질 겁니다.

 

Ryo Yoshimata - 冷靜情熱のあいだ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감독 : 버나드 로즈 / 출연 : 게리 올드만, 예로엔 크라베, 이사벨라 로셀리니, 조한나 터 스티지>


1827년 갑작스런 베토벤(게리 올드만)의 사망으로 오스트리아 빈은 온통 슬픔에 잠깁니다. 그의 죽음을 정리하던 절친이자 비서였던 안톤 쉰들러는 그의 유언장에서 "내 모든 유산은 불멸의 연인에게 바친다."라는 글을 발견하고 베토벤의 유언대로 '불멸의 연인'을 찾아 나섭니다. 영화 속에는 총 세 명의 여인이 등장하는데요, 베토벤과 그녀들과의 관계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파란만장했던 그의 인생사는 그가 남긴 음악들과 함께 써내려 갑니다.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는 베토벤이 남긴 월광소나타, 운명, 엘리제를 위하여, 바이올린 협주곡 등 러닝타임 120분 동안 베토벤이 남긴 주옥 같은 음악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마치 베토벤이 주인공인 2시간짜리 뮤직비디오 같은 영화였습니다. 특히, 세 명의 여인 중에 한 여인은 귀가 들리지 않는 베토벤의 피아노 연주실력을 몰래 테스트하기 위해, 벽장 뒤에 숨어서 듣는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연주는 닭살 돋는 전율이 흐릅니다. 귀가 들리지 않는 베토벤이 연주를 어떻게 하는지 아래 링크의 동영상에서 감상해보세요.

 

귀가 들리지 않는 베토벤이 월광소나타 연주하는 장면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마치며

오늘 소개해드린 일곱 편의 음악이 아름다운 영화 어떠셨나요?

영화 속의 OST는 영화의 중요한 파트너이긴 하지만 가끔 주연은 아닌 조연이나 단역쯤으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이는 영화음악에 대해 잘 모르시거나, 관심이 없어 자세히 듣지 않아서 생기는 편견이지 않을까요?

 영화에서는 아무리 극적인 장면이라도 음악이 없다면 밋밋한 그저 그런 장면이 되어버리고, 반대로 그저 그런 장면이지만 멋진 OST가 곁들여지면 둘도 없는 명작이 되기도 한답니다.

'음악' '주연'스토리를 능가하는 오늘 소개해드린 영화들, 주말에 어떠세요?

 

주의 - 이 영화들을 보고 애써 참았던 감성이 폭발할 수도 있음.






언젠간 날고 말거야 (본명장경훈)


2011년~13년 여행 부문 파워블로거로 선정된 트래블로거. 살 맛 나는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 여행/영화 리뷰를 블로그 ‘언젠간 날고 말거야" (http://bezzera.tistory.com/)’에 꾸준히 게재하고 있다. 일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삶의 여가 퀄리티도 필요하다고 하는 경훈씨를 따라 삶의 질을 올려보자!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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