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目) 닿는 곳마다 눈(雪) 그리고 문화유산
겨울 경주여행, Winter Wonderland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수학여행의 메카, 그래서 한국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봤을 곳이 경주일 텐데요.
지난 번 눈이 펑펑 내리던 날, 2박 3일의 일정으로 ‘천년고도’라 불리는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봄, 가을 못지 않게 매력 있는 겨울의 경주를 함께 보실까요? ^^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죠. KTX를 타고 느지막하게 도착한 경주는 그야말로 ‘폭설’의 한 복판, 눈 세상이었습니다.
왠지 경주 여행의 시작은 박물관이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에 우선 국립경주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 박물관 입구에선 인자한 얼굴에 토끼 귀를 한 눈사람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어요.
아쉽게도 본관은 보수 공사 중*이고, 폐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전광석화와 같이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 국립경주박물관 본관 보수 공사는 올해 8월까지 진행된다고 해요. 대신 본관 뒷편의 특별관에서 본관의 주요 전시물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박물관을 뒤로 하고 안압지(임해전지)와 첨성대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눈이 소복하게 쌓인 호수와 나무, 전각이
어둠 속에서 빛나며 어우러진 모습을 본 순간 '명불허전'이란 말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넓은 들판에 고고히 서있는 첨성대와 맞은 편 능도 운치 있었고요. 안압지(임해전지)와 첨성대가 경주 야경의 백미로 꼽힌다는 게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음날 일정은 문무왕과 신문왕의 이야기가 서린 감은사지, 이견대, 문무대왕릉에서 시작했습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감은사지는 문무왕이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세우기 시작했고, 아들 신문왕이 완성한 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감은사지는 멀리 동해를 굽어 보는 듯한 언덕에 자리해 있었습니다. 절은 사라지고 터와
쌍둥이 탑만이 남았지만, 호국의 뜻이 담긴 감은사지탑의 위용은 대단했습니다.
감은사지에서 조금 걸어 도착한 곳은 이견대입니다. 수학여행이다, 가족여행이다 하며 어린 시절 경주를 몇 번 왔었는데요. 이견대는 그동안 한 번도 들르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이견대는 신문왕이 문무대왕릉을 잘 보기 위해 세웠다고 전해집니다. 신문왕이 옥대와 ‘만파식적’을 얻은 곳이라고도 하고요. 이견대에 서서 하늘에 드리운 구름, 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 문무대왕릉, 바다를 한 번에 눈에 담으니 문무대왕릉을 보는 명당이란 이야기가 수긍이 가더군요.
경주의 마스코트이자 우리나라의 대표 불교 유적인 불국사와 석굴암도 빼놓을 수 없죠.
그런데 국립경주박물관 본관과 마찬가지로 석가탑도 보수 공사 중이었습니다. ㅜㅜ 그리고 경주 여행 온 사람들이 여기 다 있구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요. 불국사와 석굴암을 보러 가실 분은 오전에 일찍 방문하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한결 여유롭고 호젓하게 불국사, 석굴암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겨울 경주여행의 마지막 날은 분황사에서 시작했습니다. 벽돌로 만들어진 분황사탑도 독특했지만, 탑과 어우러진 주위 풍경이 참 그림과 같았습니다. 겨울 여행은 꽃도, 푸른 잎도 볼 수 없지만 대신 나뭇가지와 눈밭, 고드름이
있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분황사 다음으로 간 계림, 경주향교에서도 이런 겨울 여행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었고요.
사실 금새 코끝이 빨개질 만큼 추운 날씨에, 쌓인 눈이 다져져 생긴 빙판으로 편한 여행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기억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경주를 만나고, 겨울의 정취를 즐긴 3일이었어요.
겨울이라는 이유로 여행을 망설이시는 분들, 경주에 한번 다녀오시는 건 어떨까요?
색다른 경주를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참, 그리고 그때 숙소는 경주의 핫플레이스! 불국사 근처에 위치한코오롱 호텔을 추천해 드립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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