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K] 풍경을 바라보는 두 개의 엇갈린 시선을 만나다
<풍경의 온도>展 하지훈, 신경철 작가 인터뷰
안녕하세요! 코오롱 대학생 소셜미디어 서포터즈 성유진입니다.
매 순간 우리는 풍경 속에서 살고 있어요. 집에서도, 출근길에서도, 여행을 떠난 길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풍경은 우리 곁에 존재해요. 매일 오가는 출근길일지라도 우리는 하루하루 미묘하게 다른 풍경을 맞이하죠. 이렇게 스쳐 지나간 풍경들을 다시 떠올려 보신 적이 있나요? 우리가 마주한 풍경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됩니다. 오늘은 서로 다른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본 두 명의 작가분을 만나 뵈었어요. 하지훈 작가님의 따뜻한 풍경, 그리고 신경철 작가님의 차가운 풍경. 이 두 분의 작가님이 캔버스 위에서 이야기하시는 풍경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Q : 하지훈 작가님, 안녕하세요! 2017년 채러티 바자에 참여를 결정하시게 된 계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A : 저는 지금 스페이스 K_대구에서 신경철 작가님과 함께 <풍경의 온도>라는 제목으로 2인 전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스페이스 K_과천에서 채러티 바자가 진행된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좋은 취지의 행사라고 생각되어 이번 채러티 바자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 채러티 바자 2017에 전시된 작가님의 ‘Classical Landscape’, 그리고 <풍경의 온도>展을 보면, 작가님께서는 ‘풍경’을 모티프로 두고 작업을 하시는 것 같아요. ‘풍경’이라는 모티프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 제 작품은 무의식중에 남아있는 과거 제가 경험했던 풍경의 반추상적 형태라고 할 수 있어요. ‘Classical Landscape’ 시리즈는 저 스스로 생각하기에 고전적인 느낌을 가진 풍경이나 장소를 생각하면서 그린 작업이예요. 그것들은 야생화가 만발한 꽃밭, 유적지, 밤의 바다, 동네 뒷산 등 다양한 장소입니다.
Q : 그렇다면 ‘풍경’이라는 모티프를 풀어내기 위한 작가님만의 표현 방법이 있나요?
A : 일단 제가 작업하는 방식을 말씀드리자면, 큰 틀의 형상을 염두에 두되, 진행상에서 우연적인 표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제 작품에 그날그날의 저의 감정이 개입되기도 하고요. 고전적인 풍경이라는 것도 제가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고전적인 풍경이 되는 것이고,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저의 느낌과 우연성이 많이 들어가죠. 그때그때의 저의 주관이 강하게 개입된 것이 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테크닉적인 표현 방법을 말씀드리자면, 이 ‘Classical Landscape’라는 작품은 붓의 사용을 거의 배제하고 작업했어요. 작년에 대구미술관에서 <회화를 위한 소조>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는데, 이때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회화를 대함에 있어 입시 때부터 교육받고 훈련된 테크닉의 탈피’,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물감을 올리는 작업’ 등 표현방식의 확장을 원해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손 또는 막대, 나이프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그리게 되었고요.
Q : 작가님의 작품을 감상하시는 분들이 어떠한 느낌을 받으셨으면 하시나요?
A : 제 작품을 처음 봤을 때 ‘풍경’을 떠올리긴 힘들잖아요. 저에게 최적화된 형태의 풍경이고 어떻게 보면 모호한 상을 그렸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모호함이나 불명확함 속에서 작품을 감상하시는 분들께 개개인의 경험에 따른 다른 명확함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제 그림이 해석의 여지가 많았으면 좋겠고, 감상하시는 분들의 개인의 미감에 따라, 경험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하면서 감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Q : 마지막으로 이번 채러티 바자 2017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지금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 작가분들께서 이번 채러티 바자에 많이 참여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오늘 와 보니 소품들이긴 하지만 질적으로도 좋은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아요. 많이 할인된 가격에 다양한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저는 생각해요. 이번 채러티 바자 2017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 신경철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번 채러티 바자 2017에 참여하게 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A : 하지훈 작가님과 <풍경의 온도>展을 하던 중 채러티 바자에 대한 연락을 받게 되었어요. 지금 현재 스페이스 K_대구에서 제 작품이 전시 중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좋은 취지에서 이루어지는 전시라고 판단되어 참여를 결정하게 되었어요. 이번 전시를 위해 대구에서 올라왔는데, 어떤 느낌으로 전시가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이번 행사의 취지에 대한 부분도 조금 더 궁금하네요.(웃음) 많은 작가분들이 참여해 주셨는데, 작가분들과의 소통도 기대됩니다!
Q : 작가님이 그려내시는 ‘풍경’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A : ‘T-HERE’이라는 시리즈는 우리 주변에 있는 풍경들,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을 그려낸 작업이에요. 예를 들어 이 작품도 어떠한 하나의 물결 느낌이죠. 이런 물결적인 것들도 파도일 수도 있지만, 욕조에 담겨 있는 물의 물결일수도 있어요. 제 주변에 있는 풍경을 제가 인지하고 생각하며, 그러한 풍경성을 저만의 회화의 방법론으로 캔버스 위에 담아내는 것이 제가 하고 있는 작업입니다.
Q : 작가님께서 캔버스에 옮긴 풍경은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섬세한 것 같아요. 작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A : 제 작업들은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풍경을 재해석하며 저만의 회화의 방법론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는 ‘풍경’이라 하면 공간적인 것을 생각하게 되고, 이러한 공간성은 원근법을 통해 평면 위에 나타내어질 수 있죠. 그러나 저는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어떠한 풍경성이나 공간성, 그리고 시간성을 배제하거나 비틀고, 그 풍경을 평면화하여 반전 효과를 극대화하고 더욱 강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흰색 또는 은색의 배경 위에 제가 재해석한 풍경을 단색으로 올리는 방법을 택했어요. 특히 저는 파스텔톤의 색감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것은 붓 터치를 감싸는 연필 라인과의 반전 효과를 조금 더 극대화하기 위함이예요.
이렇게 배경 작업을 하고, 그 위에 붓의 흔적을 남기고, 그 테두리에 연필로 다시 드로잉을 하는 작업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해요. 그래서 모든 작업은 체계적인 구상 하에 이루어져요. 예를 들어 전시가 이루어진다면 이 전시장에서는 어떤 크기의 작업을 어느 곳에 어떻게 배치해야 좋을지를 다 계산한 다음 작업을 시작하는 편입니다.
Q : 작가님만의 회화의 방법론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A : 최근에는 팝아트, 미디어 아트, 오브제 설치 등 다양한 미술 장르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속에서 회화 작품들은 지금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미술 장르에 비해 조금 묻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회화라는 것에 대한 고찰을 해 보고, 어떤 형식으로 이 회화성을 좀 더 강조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지금의 저만의 회화의 방법론에 이르렀어요. 캔버스에 붓질을 하고, 연필로 하나하나 드로잉을 하는 과정이 매우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붓에 대한 흔적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고 되새김질하는 작업 인거죠.
Q : 작가님의 작품을 감상할 때,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A : 지금 이 채러티 바자에 전시되어 있는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표현의 방법이 다 다르잖아요. 작품을 감상하시면서 이 작가는 왜 이런 표현 방법을 택했는지 생각을 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작업을 그냥 스쳐 지나가지 마시고 다가가서 한 번 더 자세히 보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비교도 해 보시면서 작품의 표현방식에 대한 부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주시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Q.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이번 채러티 바자 2017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 전시장에 작품이 걸려있는 것을 보면 작업하시는 작가분들이 화려해 보이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작가분들은 내면적으로도 많이 힘들고, 고생도 하면서 작업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림도 그림이지만 고생하면서 작업하시는 작가분들에 대한 관심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좋은 취지로 시작된 행사이니 만큼 채러티 바자 자체에도 많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풍경을 바라보는 두 작가님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저는 지나간 추억 속의 풍경, 일상에서 만나는 풍경을 끊임없이 되새김하고 재구성해 캔버스를 채워나가는 과정이 참 인상 깊었어요. 두 작가님의 풍경을 담은 작품은 스페이스 K_대구의 <풍경의 온도>展, 그리고 스페이스 K_과천의 <채러티 바자 2017>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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