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테라피] 취향따라 입맛따라 읽기 좋은 시집 모음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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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한번 읽어볼까요?

취향따라 입맛따라 읽기 좋은 시집 모음





올해는 특이하게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시집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비밀독서단>에 소개되었던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 며칠을 먹었다>부터 영화 <동주>의 힘을 받아 다시금 사랑을 받고 있는 윤동주 시집까지, 미디어의 힘은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시집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려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가 다시 한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시에 대한 그동안의 고정관념이 많이 깨졌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시는 어렵고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라 여기는 독자가 많았지만, SNS 시인으로 불리는 하상욱의 시집 <서울시>는 그런 관념을 깨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것도 '시'라고 할 수 있구나 할 만큼 그 내용이 신선했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보니 시가 생각보다 재미있게 다가온 것이죠. 그렇게 조금씩 시에 대해 마음을 열기 시작한 독자들이 지금은 시에 열광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읽어보면 좋을 시집을 골랐습니다. 전통 문학에서부터 젊은 시인들과 SNS에서 사랑받는 시인들의 시까지 취향대로, 입맛대로 골라 시집 한 권 읽어보심이 어떨까요?



1. 읽으면 기분 좋아지는 시 : <읽어보시집>, 최대호 지음





우리가 시를 어렵게 여기는 건 시는 이러이러해야한다는 형식과 학교에서 배운 문학성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저 우리네의 감정을 짧은 글 속에 함축하고, 은유로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을 토대로 써내려가면 그만인데 말이죠. <읽어보시집>을 보면 시라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며, 그저 보고 웃고, 울고, 공감하면 그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일상의 소소한 소재를 도구삼아 우리들의 이야기를 시에 담은 저자는 SNS에 그만의 재치있고 위트 넘치는 시로 큰 공감을 얻었고 시집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타이핑 대신 투박한 손글씨로 쓰여져 있는 시는 더욱 정감 넘치며 시와 함께 어우러진 그림은 재미를 더해줍니다.



2. 요즘 뜨는 젊은 시인, 박준 :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지음





제목부터가 낭만적인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 며칠을 먹었다>. 시집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국내 출판 시장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몇 달째 베스트셀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젊은 시인 박준의 시집입니다. '젊은 시의 언어적 감수성과 현실적 환산 능력을 함께 갖췄다'는 평을 받으며 등단한 박준 시인은 이 시집에서 자신만의 참신하고 편안한 색깔을 당당히 드러냈습니다. 83년생 저자 답게 젊은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감성을 담아내 젊은 독자들에게 특히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시집입니다.



3.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시인, 윤동주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지음





올해 2월 영화 <동주>의 개봉으로 다시 한번 재조명된 시인 윤동주, 그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가 썼던 시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습니다. 식민 통치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민족에 대한 사랑과 독립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시로 써내려간 윤동주. 그의 시는 독립에 대한 열정 뿐 아니라 자연에 대한 가치관, 어린 아이의 눈높이로 본 세상 등 다양한 감수성이 버무러져 있어 십수 년이 지나도, 남녀노소 막론하고 공감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을 교과서에서만 접해보셨다면 이번 기회에 시집으로 접해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어른이 되어 읽는 윤동주 시는 분명 색다르게 읽힐 것입니다.



4. 응팔 정봉이 만옥에게 선물한 바로 그 책! :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칼릴 지브란, 메리 해스켈 공저





'응답하라 1998' 열풍에서 주목 받았던 시집이 있습니다. 바로 정봉이가 만옥에게 마음을 보여줬던 시집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입니다. 이 책은 화합과 평화를 노래한 시인이자 철학자인 칼릴 지브란과 연인이자 후원자인 메리 해스켈이 주고 받은 글을 모은 책입니다. 사랑은 넘쳐나지만 진지한 사랑에 대한 고민은 줄어든 요즘, 이 둘이 주고 받은 글을 읽다보면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공감하는 구절이 많을 것입니다. 연인과도 함께 읽어보세요.



5. 시도 읽고, 시도 써보고 싶다면 :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김용택 지음





시를 읽는 행위가 너무 단촐해 보였다면, 직접 시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 읽고나면 잊혀지지만 쓰고 나면 오래도록 기억되며 읽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섬진강 시인'이라 불리는 시인 김용택은 같이 읽고 써보면 좋을 시들을 골라 한 권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이육사, 김소월, 윤동주, 백석 등 유명 시인은 물론 외국 작가들의 시까지 수록해 다양한 시를 읽고 써볼 수 있게 했습니다. 책 안에는 필사 공간까지 있으니 이 책 한 권 들고다니며 시도 읽고 또 써보시기 바랍니다.



6. 한국 대표 시인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정끝별 해설





시를 그다지 즐겨 읽지도, 자주 접하지 않은 사람들도 이 책을 보면 어디선가 들어본 익숙한 구절을 자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에는 한국인이 즐겨 있는 '애송시' 100편이 담겨 있거든요. 방송, 광고, 벽보에서 자주 인용할 만큼 한국인들의 감성을 잘 이해하고 우리들 입에 착착 붙는 그런 시들입니다. 김춘수의 <꽃>에서부터 천상병의 <귀천>, 김종길의 <성탄제>까지 제목만 들으면 가물가물하지만 보고나면 '아'하고 탄성이 절로 나올 시로 가득합니다. 문화평론가 정끝별의 해설도 함께 담겨 있으니 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며, 감각적인 그림이 어우러져 있어 읽기도 편안한 책입니다.



리듬(최지연)

《야밤산책》,《결혼은 아직도 연애 중》의 저자이자 2009년부터 5년 연속 책분야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선정된 블로거.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알라딘 서평단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오픈캐스트 ‘평범한 직장인의 책 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공저)》,《잘나가는 회사는 왜 나를 선택했다(공저)》등을 썼다.

본 칼럼의 내용은 코오롱 그룹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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