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양궁팀] 올림픽을 향해 정주행 중! 코오롱스포츠단 양궁팀을 만나다

201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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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브라질올림픽을 향해 활 시위를 당기는 사람들

코오롱스포츠단 양궁팀, 그들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창단한 지 채 2년이 되지 않는 코오롱스포츠단 양궁팀. 비교적 짧은 팀 역사임에도 제47회 전국 종별남녀양궁선수권대회, 93회 전국체육대회, 30회 대통령기 전국 남녀양궁대회 단체전 우승 등 눈에 띄는 성과들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7 30일부터 8 1일까지 몽골 국립 양궁경기장에서 개최된 2013년 제2차 아시안 그랑프리 양궁대회에서도 국가 대표로 출전한 코오롱 양궁팀의 신영섭 선수와 이창환 선수가 리커브 남자 개인전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했고요.

 

아테네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 시드니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인 명장 서오석 감독의 지도 아래 2016년 브라질올림픽을 향해 부지런히 달리고 있는 코오롱스포츠단 양궁팀. 코오롱 블로그지기가 코오롱 양궁팀의 훈련장을 찾아 서오석 감독, 이창환 선수와 신영섭 선수를 만나고 왔습니다. 양궁에 죽고 사는 세 양궁인과 나눈 이야기를 전해 드릴게요~

 

 

▲ (왼쪽부터) 신재훈 선수, 정성원 선수, 이동욱 선수, 이창환 선수, 신영섭 선수

 

 

블로그지기: 최근 아시아 그랑프리 양궁대회를 포함해 창단 이후 꾸준하게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은 비결이 무엇일까요? 평소 연습량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서오석 감독: 2011 12월 창단 이후 10, 20년 된 팀보다 성과를 많이 낸 게 사실입니다. 이런 좋은 성과에는 훈련양보다도 선수 간의 단합, 지원 및 코칭 스태프와 선수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얼마나 성실히 하는가, 후원 기업과 팀의 관계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요. 코오롱스포츠단은 양궁팀은 태릉 선수촌보다도 조직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행정을 책임지는 총무가 있고, 선수들의 체력 훈련과 물리치료를 전담하는 트레이너도 있어요. 양궁 선수들은 어깨 쪽으로 부상이 많은 편인데 우리 팀에는 전담 트레이너가 있어서 환자가 없습니다. 태릉 선수촌 감독 시절, 저와 함께 생활한 홍성택 박사가 심리를 담당하고 있기도 하고요.

 

 

▲ 코오롱 블로그지기가 훈련장을 찾은 이날은 코오롱스포츠단 양궁팀의 연례 사회공헌활동

'코오롱 꿈나무 양궁교실'이 열리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양궁교실 준비가 한창인 서오석 감독을 붙잡고 사진 한 장 찰칵!

 

 

이렇게 조직력이 좋기 때문에 각자 자기 일에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다른 팀의 경우 감독이 행정도 해야 하고, 어쩔 때는 트레이너 역할도 해야 하는데 저는 지도만 신경 쓰면 되는 것이죠

 

스포츠 팀도 결국 조직으로 움직이는지라 선수들에게도 선후배 관계 측면에서 조직력에 대해서 강조를 많이 하곤 합니다. 이것이 선수 간의 단합이란 결과로 나타납니다. 경험이 많은 고참 선수들은 어린 후배 선수들을 이끌어 주고, 후배들은 선배 선수들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는 구조입니다.

 

이창환 선수 & 신영섭 선수: 평소 연습량은 일반 실업팀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루에 보통 300~400발을, 많으면 500발을 쏴요. 그래서 코오롱 양궁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타 팀보다 연습량이 많아서라기보다 한 번 연습을 하더라도 집중력 있게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따라줬고, 감독님이 주문하는 것도 100퍼센트 받아 들이려고 노력했고요.

 

 

▲ (위) 체계적 훈련을 위한 코오롱스포츠단 양궁팀의 훈련 분석 기록들, (아래) 체력훈련실 모습

 

 

블로그지기: 훈련이나 대회 때의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서오석 감독: 지난해 전국체전 때가 기억이 납니다. 우리 팀이 1인 당 두 발씩을 남겨 두고 7점 정도로 계양구청 팀에 지고 있었어요. 사실 양궁에서 그 정도로 점수 차이가 나면 무조건 진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그걸 역전해서 이겼어요. 그때 , 이게 스포츠구나!” 싶었죠.

 

 

▲ (위)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코오롱 양궁팀의 상장과 상패들,

(중간) 아시안 그랑프리 양궁대회 상장과 상패, 메달들

(아래) 2012년 전국체전 상장과 상패

 

 

이창환 선수: 저는 최근 아시안 그랑프리 대회 결승전 때 11살 차이 나는 후배, 신영섭 선수와 겨룬 게 인상 깊습니다. 결승을 시작하기 전, 감독님이 제게 어떻게 할 거냐, (신영섭 선수한테) 져주는 거 아니냐?” 하고 물어보셨는데요. 전 최선을 다할 거라고 대답을 했었어요. 실제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5 1로 이기고 있었죠. 한 엔드를 비기기만 해도 이기는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신영섭 선수가 그 상황에서 10점 세 개를 쏘고, 두 엔드를 이긴 거예요. 결국 세트 스코어 5 5가 돼 슛오프를 하게 됐죠. 여기서 신영섭 선수가 시작부터 10점을 쏘더라고요. 9점을 쏴서 졌습니다. 경기는 졌지만, 어느 때보다도 진 것이 기분 나쁘지도 않고, 후배가 이렇게 좋아졌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기뻤습니다. 신영섭 선수가 국제 대회에서 처음으로 1등을 한 것이라 진심으로 축하를 해줬어요.

 

신영섭 선수: 아시안 그랑프리 대회 결승은 제가 이기든, 이창환 선수가 이기든 누가 이겨도 팀에 좋은 것이라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이창환 선수가 상대라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상반기, 실내 대회 때가 더 기억에 남아요. 지난해 부진했기 때문에 잘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컸거든요.

 

 

▲ 아시안 그랑프리 양궁대회 현장의 코오롱스포츠단 양궁팀

 

 

블로그지기: 선수들은 건강 및 체력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

 

서오석 감독: 11월부터 3월까지, 동계 기간에는 6 15분에 400미터 트랙을 7바퀴 뛰는 아침 운동이 시작됩니다. 운동을 마치면 7시 반에 식사를 하고, 8시 반에 숙소에서 여기 훈련장으로 이동을 합니다. 9시부터 12시까지, 2시부터 6시 반까지 슈팅을 하고요. 이후에는 체력 훈련을 2시간 정도 합니다. 모든 게 끝나면 8시 반 정도 되는데 그 이후에 식사를 하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합니다.

 

하절기는 시합 시즌이라 모든 일과가 30분 정도 당겨집니다. 아침운동을 생략하고 체력 운동도 동절기 때 훈련양의 반 정도만 하고요. 결국 훈련 강도가 센 겨울에 얼마나 훈련을 잘 했느냐가 하절기 때 성적을 좌우합니다.

 

훈련이나 경기는 날씨가 좋지 않아도 앞에만 보이면 다 진행됩니다. 덥거나 어느 정도 비가 내리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루의 가장 긴 시간을, 일주일의 5일 이상을 훈련장에서 보내는 셈인데 이 정도도 하지 않고는 메달을 목표로 할 수가 없는 것이죠.

 

이창환 선수: 하절기 훈련이 더운 날씨로 힘들긴 하지만, 연말에 중요한 시합들을 생각하면 덥다고 체력 운동 등을 게을리 할 수는 없습니다. 하절기에 체력 훈련을 제대로 해야 동계 때 힘을 쓸 수가 있거든요. 선수들의 체력이 축 나지 않도록 감독님께서 저희들을 항상 잘 먹이시고요.

 

 

 

 

블로그지기: 여러분이 생각하는 양궁의 매력은?

 

서오석 감독: 양궁은 종목 자체가 1등이 꼴찌가 될 수도 있고, 꼴찌가 1등이 될 수도 있는 스포츠입니다. 쏘는 발 수가 적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경기 당일 컨디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죠. 항상 1등을 한다는 것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지지 않기 위해 갖게 되는 승부욕이 양궁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특히 지는 상황을 역전해 이겼을 때의 쾌감은 말도 못하죠.

 

이창환 선수 & 신영섭 선수: 양궁 선수들의 활을 쏘는 순간, 화살이 몇 점 과녁에 맞을지를 아는데요. 화살이 날아서 10점 과녁에 꽂혔을 때의 그 짜릿한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한 발을 쏴서 10점으로 이기는 경우에는 그 짜릿함이 더 하고요. 10점 명중의 매력 때문에 이렇게 계속 선수 생활을 재미있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위) 코오롱 꿈나무 양궁교실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선수단, 안전 수칙 등을 소개 및 설명하고 있는 서오석 감독

(아래) 양궁 시범을 보이는 코오롱 양궁팀 선수들

 

 

블로그지기: 좌우명, 목표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서오석 감독: 좌우명은 최선을 다하자입니다. 최선을 다하면 목표하는 것을 이루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코오롱스포츠단 양궁팀의 목표는 브라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입니다. 이 최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1년에 국제 대회를 한 두 번씩은 꼭 나가려고 합니다. 선수들이 갑자기 대표 선수가 돼 국제 대회에 출전하면 긴장을 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국제 대회에서 이기든 지든 경험을 쌓고 싸움닭으로 거듭나도록 만들어 주려고 합니다. 아시아 그랑프리도 국제 대회 경험 겸, 전지 훈련 겸해서 출전했던 것입니다.

 

코오롱 양궁팀은 아시아 그랑프리 대회뿐만 아니라 더 큰 대회에 나가도 석권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이창환 선수: 제 좌우명은 절대 포기하지 말자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 보면 남들이 상상하지도 못한 게 현실이 되곤 하거든요. 또 끝까지 하고 나면 그 결과에 후회도 없습니다. 4등을 하더라도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것이죠. 포기하면 그 가능성조차 볼 수 없고요. 어렸을 때부터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이 목표입니다. 베이징올림픽 때 단체전 금메달은 차지했지만 개인전 금메달은 놓쳤거든요. 그래서 브라질올림픽에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고 이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지기: 나에게 양궁은 OOO이다!”라고 양궁의 의미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서오석 감독: 양궁은 제 인생의 첫 번째고 인생의 황금입니다. 양궁이 제 삶의 길을 열어줬어요. 가정을 만들어 주고, 팀까지 만들어 줬죠. 영광스러운 순간도 만들어 줬고요. 그래서 이 양궁 훈련장에만 오면 없던 힘이 솟아납니다.

 

이창환 선수: 양궁은 제 삶이고 인생이에요. 양궁을 빼놓곤 제 삶을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휴가 기간에도 양궁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어요. 늘 앞으로 시합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등을 생각하곤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제 삶이기 때문에 평소에 훈련이 부족하다 싶으면 주말에라도 나와서 훈련을 더 합니다. 주어진 시간에 열심히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어요. 주어진 시간 외에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걸 보충도 하고 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진짜 선수죠.

 

신영섭 선수: 양궁은 제 인생의 활력소입니다. 훈련이 힘들어도 양궁을 할 때 가장 즐겁고 기운이 나요.

 

 

▲ 어린이들에게 양궁 화살을 잡는 법, 자세, 쏘는 법 등을 직접 가르쳐 주고 있는 코오롱스포츠단 양궁팀 선수 일동

 

 

팀의 막내인 신영섭 선수부터 팀을 이끄는 백전노장 서오석 감독까지, 코오롱스포츠단 양궁팀은 모두 2016년 브라질올림픽에 시선을 두고 있었습니다. 양궁을 자신의 인생이라 말하고 전력을 다하는 이들이기에 그런 목표가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고요. 이들의 3년 뒤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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