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사람] 용접의 달인, 코오롱제약 공무파트 김기종 과장

201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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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 제조 기계들의 주치의로 거듭난 용접의 달인

코오롱제약 공무파트 김기종 과장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생명을 돌보는 약이 제조되는 기계를 보살피는 달인이 있습니다. 그의 투박한 손은 오늘도 쉴새 없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오늘 소개할 달인은 바로 코오롱제약 19년 터줏대감 김기종 과장입니다. 공무파트에서 설비 및 수선을 맡고 있는 그에게 300여 대의 기계는 살아있는 생명과 다름이 없다고 하는데요. 용접의 달인 김기종 과장,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기종 과장은 군 제대 후 파르란 머리가 제대로 자라기도 전인 1994년 코오롱제약에 입사했습니다. 공장이 1992년 준공되고 2년 후 입사했으니 본격적인 설비 점검이 필요한 원년부터 김기종 과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것이죠.

 

김기종 과장은 다양한 기계가 집약된 항공정비를 전공해 장비를 보는 눈이 넓고, 첫 사회생활을 용접으로 시작해용접의 달인으로서 기본기가 탄탄했습니다. 더구나 다른 산업군에 비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제약 설비를 관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용접의 달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제약 공장은 장비 재질부터 대부분 일반 양철이 아닌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이죠. 이 재질은 열 변형이 쉬워 고난도의 용접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 공장에는 대형 장비보다는 콤팩트한 기계가 많거든요. 작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손을 대야 하고, 틀어지거나 불거지는 일 없이 매끄럽게 용접을 하다 보니 달인이라는 별명이 생긴 것 같네요.”

 

 



특수용접으로 분류되는 아르곤용접기로 두 개의 부품을 순식간에 맞붙이는 달인. 얼핏 간단해 보이지만 아귀를 제대로 맞춰 매끄럽게 용접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한 일입니다. 용접 마스크 뒤의 쑥스러운 미소와 달리 김기종 과장은 코오롱제약 내 장비들을 19년 동안 돌본 전문 주치의나 다름없는데요. 이제는 기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제품의 잘못된 모양만 보고도 어느 정도 진단을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기계가 고장이 나자 현지에 수리를 의뢰하는 통상적인 방법 대신 팀원들과 일일이 분해해 직접 고친 것은 유명한 일화지요.

 

“업계에서 이렇게 분해해본 사례는 처음이라더군요. 분해에만 1주일이 걸렸는데 내부 축이 부러진 게 고장 원인이었습니다. 이를 고치고 다시 조립해 정상 가동하기까지 총 한 달이 걸렸죠. 순서를 헷갈려도 안 되고 나사 하나를 잃어버려도 안 되잖아요. 순번대로 사진 찍고, 라벨을 붙여가며 머리 싸매고 분해하고 조립했죠.”

 

 



김기종 과장의 장비 주치 노하우 세 가지

 

1. 현장 실장들과 소통이 중요하다. 서로 친밀하지 못하면 기계에 대한 소소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또 협조를 얻지 않고 혼자 하려다 보면 노력과 시간, 비용 모두 두 배로 든다. 매일 정기적인 미팅은 물론 사내의 축구, 볼링 동호회를 통해서도 친목을 도모하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 발판을 다진다.

 

2. 기계에 대해 한 부분만 깊게 아는 것보다 두루두루 넓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300여 대의 기계와 장비를 모두 다루기 위해서는 각각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할 줄 아는 경험과 안목이 중요하다. 전반적인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추는 것이 첫걸음이다.

 

3.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고장이나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마음이 불안하고 급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급하게 서두르면 꼭 뭔가를 놓치게 된다. 보통 고장은 어느 한 부분에서만 문제되는 게 아니라 여러 복합적 문제가 원인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하나부터 천천히 되짚어보는 여유와 신중함이 필요하다.

 

 



김기종 과장 혼자만의 공은 아니었지만 그의 섬세함과 노하우는 확실히 빛을 발했습니다. 2008, 식약청이 모든 장비에 대해 항목별 적격성을 평가하고 문서화하는 밸리데이션을 의무화했을 때도 그는 300대의 장비 하나하나를 역으로 조사해가며 모든 이력을 몸으로 또 머리로 익혔습니다. 김기종 과장은 지금도 매일같이 7개 공정실의 현장 실장들과 미팅을 한다고 합니다. 질병도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듯 혹시나 이상 징후는 없는지 미리 살피고 예방하는 과정인 것이죠. 소리를 듣고, 진동을 감지하고, 제품의 모습을 살피는 그의 눈이 유독 날카롭습니다.

 

“저의 바람이라면 무엇보다 공장이 아무 탈 없이 잘 돌아가는 것이고, 또 신참내기 후배를 저를 잇는 달인으로 이끄는 것이죠. 용접부터 수리, 공구를 사용하는 것까지 제가 아는 모든 것을 전해주는 중입니다.”

 

 



어느덧 20년 경력을 앞두고 있는 김기종 과장의 소박한 바람과 열정은 용접기의 타닥거리는 불꽃과 함께 경쾌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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