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독설] 우리가 김미경, 김구라에 환호하는 이유, 독설과 돌직구의 매력

201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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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하는 언니 김미경, 김구라의 썰전’, 호통치는 박명수 등

대한민국, 거침없는 솔직함—독설과 돌직구에 환호하다

 

 

안녕하세요, 코오롱 블로그지기입니다.

 

올해 시작한 새 TV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2월에 처음 전파를 탄 집단 토크쇼 형식의 두 프로그램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SBS화신 JTBC썰전-독한 혀들의 전쟁입니다. 전자는 20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 MC로 나선 배우

김희선의 솔직하고 통통 튀는 입담으로, 후자는 MC 김구라와 강용석 변호사 등 출연진들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인데요.

 

 

 

 

두 프로그램의 인기에는 최근 대중문화의 흐름이 일정 부분 반영돼 있습니다. 바로 가감 없는 직설화법, ‘돌직구독설의 부상입니다.

 

돌직구, 독설이 뭐간디?

 

여러분도 한번 최근 TV, 인터넷 등에서 접했던 소식이나 사람들과 나눴던 대화를 한번 되짚어 보세요. ‘돌직구독설이란 단어의 출현 빈도가 제법 잦았단 게 기억나실 거예요. 특히 근래 들어 돌직구란 표현을 종종 사용하시지 않았을까 합니다(아무래도 독설보단 돌직구가 일상생활 속 입말의 성격에 맞으니까요).

 

 

 

 

▲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네이버, 다음, 구글의 트렌드 검색으로 돌직구를 살펴본 결과입니다.

검색량의 증가 추이가 눈에 보이죠. J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독설남을 해치거나 비방하는 모질고 악독스러운 말을 함. 또는 그런 말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비방보다 강하고 거센 비판을 의미하는 말로 더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돌직구는 다들 아시다시피 원래 돌처럼 묵직하고 강한 직구를 뜻하는 야구 용어인데요. 요즘엔 에두르거나 예의체면을 차리지 않고

솔직하게 하는 말을 가리킬 때 쓰곤 합니다.

 

용례1) 갑돌이는 갑순이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독설을 퍼부었다.

용례2) 새로 머리를 하고 온 나에게 대리님, 예전 스타일이 더 나은 것 같아요. 미용실을 바꾸시는 게 어때요?”라며 돌직구를 날리는 신입사원. 신입아, 난 네가 무섭다.

 

빙빙 돌려 말하지 않는 직설화법의 매력

 

그럼 대체 왜 이렇게 돌직구독설이 조명을 받게 됐을까요? 그건 여러모로 녹록하지 않은 사회 분위기 그리고 지난해를 휩쓸었던 힐링에 대한 반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팍팍한 삶으로 힘들어 하던 사람들은 상처 받은 영혼을 치료해주는 위로, 격려에 열광했습니다.

그 따뜻하게 마음을 보듬는 위로와 격려가 한 단어로 압축된 것이 힐링입니다. 특히 2012년엔 이런 사람들의 호응에 힘입어 힐링의 이름을 단 방송 프로그램, 책 등 문화 콘텐츠와 행사가 봇물처럼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과유불급이라고, 지난 1년 동안 온갖 힐링이 난무하자 처음 힐링이 떠오를 때 사람들이 느꼈던 그런 참신함이 없어진 것입니다. 수많은 힐링속에서 마음을 다독여 줄 진짜 힐링을 찾기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격이

됐단 게 더 결정적인 이유일 테고요.

 

 

 

 

그리고 올해 경제 전망은 암울한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먹고 살기가 좋아질 가능성보다 어려워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죠. 현실은 갈수록 답답해지는데 형식적인 위로나 격려가 도움이 될 리 만무합니다. 차라리 정신을 번쩍 들게 하거나, 핵심을 찌르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 거죠.

 

돌직구독설은 상황을 날 것으로 드러내거나, 직시하게 합니다. 때로는 그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고요. 이를 통해 사람들은 답답함을 해소하거나 통쾌함을 느끼게 됩니다. ‘돌직구독설의 이런 힘은 예의와 체면, 사람들의 눈을 일단 접어두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는 데서 나옵니다. 결국 거침없는 솔직함, 이것이 돌직구독설의 인기 비결인 것입니다.

 

베스트셀러에 방송까지 섭렵한 스타 강사 김미경, 어록이 돌아다니는 개그맨 박명수

 

<언니의 독설>은 스타 강사로 유명한 김미경 원장이 2011년에 내놓은 2권의 책을 개정, 합본해 2012년에 출간한 책입니다. 지난해 10월 출간 이래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언니의 독설>이 이토록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건 제목처럼 30대 여자들의

언니로서 저자가 던지는 독설때문입니다. , , 연애와 결혼, 가족을 주제에 대해 김미경 원장이 19년의 사회생활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독설의 형태로

이야기하고 조언해 주는 것입니다. “흔들리는 30직업 객사하지 마라”,

너는 5000만 원 있으면서 왜 남자는 5억 원 있어야 하는데?” 등 목차만 봐도 내용의 짐작되시죠?

 

책의 인기에 힘입어 김미경 원장은 방송에까지 자리를 잡았습니다. 올해 1, 케이블 채널 tvN에 김미경 원장의 이름을 단 토크쇼 김미경 쇼가 생긴 것이죠. 최근엔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하기도 했고요.

 

개그맨 박명수는 진작에 호통개그로 자신의 독보적인 위치를 굳혔습니다.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박명수는 그야말로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캐릭터입니다. 웃음을 주지 못하는 동료에 대해 드럽게 재미없네라고 일갈할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방통위의 경고를 받을 만큼 거침없는지라 때로는 아슬아슬하기도 하지만,

통쾌함이 더 크기 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거겠죠. ^^

 

박명수의 돌직구 화법의 인기는 인터넷에 무수히 돌아다니는 박명수 어록의 존재가 증명합니다.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성형으로 예뻐진 게 아니라 하기 전이 예뻤던 거다22개의 깨알 같은 내용이 있는데요. 자세한

어록은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1.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은 거다

2.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3.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

4. 고생 끝에 골병 난다

5. 나까지 나설 필요 없다

6. 참을 인이 세 번이면 호구

7. 포기하면 편하다

8. 안되면 말고

9. 잘생긴 놈은 얼굴값하고 못생긴 놈은 꼴값을 한다

10. "내 너 그럴 줄 알았다" - 알았으면 제발 미리 말을 해줘라

11. 대문으로 가난이 찾아오면 사랑은 창문으로 도망간다

12. 부모 욕 하는 건 참아도 내 욕 하는 건 참을 수 없다

13. 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

14. 일찍 일어난 벌레는 잡아 먹힌다

15. 효도는 셀프

16. 어려운 길은 길이 아니다

17. 개천에서 용 난 놈 사귀면 개천으로 빨려 들어감

18. 새벽에 먹는 맥주와 치킨은 0칼로리

19. 성형으로 예뻐진 게 아니라 하기 전이 예뻤던 거다

20. 내일도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오늘 할 필요 없다

21. 남자는 애 아니면 개

22. 성공은 1%재능과 99%의 빽

 

 

돌직구독설은 이처럼 지금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해 대세였던 힐링이 한풀 꺾인 것처럼 돌직구독설의 인기도 한때일지 모릅니다. 김미경 원장의 김미경 쇼’, MC 김구라의 썰전등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 받는지를 이 흐름을 가늠하는 데 활용해도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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