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K] 어둠으로부터 From the Darkness

20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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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K_대구] 어둠으로부터 From the Darkness

어둠으로부터 고조되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코오롱 소셜미디어 대학생 서포터즈 황혜준입니다!


이번 space k 대구의 전시를 끝으로 서포터즈로서의 저의 행보가 드디어 마무리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 코오롱의 지역 문화 예술 공간인 space k에서 진행된 전시를 통해 개성 넘치는 시각예술가들을 직접 만나고 인터뷰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무척 행복했는데요.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구현하는 작가들로부터 실제적인 작가의 삶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고, 또 저의 언어로 작가들과 소통할 수 있어 많은 영감을 교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코오롱! Space k! 사랑해요! )


현재 space k 대구에서는 <어둠으로부터>라는 주제로 이만나 작가와 박경작작가와 함께 전시 중인데요! 2017년 5 월 17일부터 6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두 명의 작가가 평소 마주치는 일상 풍경에서 느끼는 섬세한 감정을 감각적으로 풍경 속에 담아내어 현실을 재해석한 작품 전시입니다. 대구에서 실력파 작가들의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으니, 대구 space k의 전시, 놓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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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28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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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월 26일, 대구 space k 에 방문하여 <어둠으로부터> 전시의 이만나 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만나 작가는 서울대학교 및 동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하고 독일에서 유학하고 몇 년 전에 귀국하였는데요! 지난해엔 제3회 종근당 예술 지상의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기도 하며,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입니다. 직접 만나 뵈니 더더욱 작업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탁월한 실력을 겸비한 분인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들도 이만나 작가만의 작품관과 그의 작업 세계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Q. 그림을 그리실 때, 한 작품이 완성되기 전까지 다른 작품을 시작하지 않으신다고 하시는데, 그러한 작업 방식을 고수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단은 한 작품에 대한 몰입이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고요. 사실은 제가 멀티가 잘 안되는 스타일이라서, 작업이 거의 80-90% 정도 완성이 되었을 시에 다음 작업에 대한 생각이 서서히 떠오르게 되는 것 같아요. 의도하진 않았지만 늘 그런 식으로 작업하게 되더라고요.



Q. 벽을 소재로 한 작업을 많이 하시고 계시는데, 벽을 그리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벽은 독일에서 처음 관심을 끌게 된 소재인데요. 일반적으로 벽이라고 하면 뭔가 막막한 느낌이고, 가로막힌 느낌이잖아요? 제가 독일에 좀 늦은 나이에 가게 돼서 언어의 장벽, 문화의 장벽. 세대 간의 벽 등의 막막함이 있었어요. 그런데 문득 그들의 집과 벽을 바라봤을 때 세월의 흔적 같은 게 갑자기 따스하게 다가온다고 해야 할까요? 독일인들에 대한 처음 인상은 되게 차갑다, 냉정하다, 무뚝뚝하다, 소통이 안 된다고 느꼈는데, 100년이 지난 주택들을 무너뜨리지 않고 계속 새로 칠하며 전통과 옛 모습을 지키고 사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순간 독일인들의 기호라던가, 성품이 고스란히 벽 안에 묻어 있는 걸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누그러지게 되었죠. 그래서 벽에서도 따스하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 거죠. 막혀있지만 세월의 흔적들이 배어있는 벽과 공간 같은 것들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작업을 위해서 찾아가는 공간이 따로 있나요?


A. 저는 늘 장소와 마주치거나 만난다고 생각합니다. 제 일상의 반경 안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것이 저한테 낯설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낯설다는 것은 사실 익숙함에서 비롯된 감정이잖아요? 굉장히 익숙한 반복되는 길인데, 우연히 지나치다 ‘어 여기에 이런 일이 있었나,’라고 발견되는 부분들, 거기에서 더 생소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제 작업은 ‘우연한 마주침’이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사실 한국이란 나라와 독일, 그 사이에서 마주치는 풍경과 공기.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작가님께서 두 국가에서 바라본 일상적 풍경이 어떤 점에서 다른지요?


A. 사실 다 적응하고 나면 사람 사는 곳이라 결국 비슷한데요, 일단 기본적으로 가장 다른 것은 독일은 자연이 도시 곁에 가까이 있고, 자연의 비중이 훨씬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한국이라 해봤자 저는 주로 서울에서 살았었는데, 서울은 항상 변하고 다이나믹한 도시잖아요. 독일은 수도인 베를린에서도 아주 시내 쪽 아니면 옛날 공기가 머무는 느낌? 그런 점이 좀 달랐던 것 같아요. 적응하고 나서는 다른 점 때문에 낯설다기보다는, 그 속에서 여전히 익숙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에 대한 감성이 남아있고, 그런 감정을 토대로 계속 작업이 진행된 것 같습니다.



Q. 작품이 굉장히 섬세하신데, 작품당 실제 작업 소요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시나요?


A. 한 작품당 약 10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 같아요. 어떤 공간을 그릴 때 단순히 공간에 대한 정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 속에 제가 느낀 감정들도 잘 표현되어야 하므로 끊임없이 이미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공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점들까지도 공간을 상상하게 하는 요소들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깊은 숲 같기도 하고요, 표면엔 금이 가있어서 그것이 벽이라는 점을 또 한정 짓기도 하고요. 제가 풍경을 보면서 느끼는 것들과 실제 풍경의 모습을 동시에 잘 표현하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작업합니다. 


Q. 작업 자체가 긴 시간을 요구하는 만큼, 가끔 지칠 때가 올 것 같습니다. 언제 그런 마음을 느끼시나요?


A. 많이 있죠. 포토리얼리즘처럼 완성이 정해져 있는 상태가 아니라 사진의 객관적인 정보를 참고하되, 그 이면의 울림과 시간을 담아야 하는데, 그것은 객관적인 판단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작업에 투자하는 시간만큼, 제가 추구하고, 보여주고자 하는 가치가 어떻게 하면 잘 나올 수 있을까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Q. 마지막으로 작가로서 앞으로는 어떤 작업을 하고 싶으신가요?


A. 유학 후 7년여 시간 동안 한국에서의 삶에 적응하다 보니 이곳의 산하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땅은 여전히 개발 중이죠. 산허리가 잘려나간 자리에 교각이 세워지고, 터널이 뚫리고, 시골 논밭에 아파트가 우뚝 세워지고…. 옛날에는 그 마을의 영산이었을 뒷산보다 큰 아파트의 모습은 기이하다 못해 초현실적이기까지 한다고 느껴져요. 그런 현실의 이면에 곧 사라져버릴지 모를 것과 버려진 것들, 그리고 이질적으로 어울리고 있는 새로이 생겨난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존재하는 공간과 풍경에 대한 사실적인 재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작품 속에 온전하게 표현하는 이만나 작가. 저는 인터뷰 내내 그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회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조용한 전시 공간에서 천천히 작품을 감상하신다면, 회화적 풍경으로부터 많은 감정적 울림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만나 작가의 작품을 가까이서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6월 27일까지 스페이스K_대구에서 진행하는 <어둠으로부터 From the Darkness> 전에 가보시길 제가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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